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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칼럼123

[세상 읽기] 유신의 망령이 되살아나고 있다 / 이도흠 등록 : 2013.06.19 18:59 수정 : 2013.06.19 18:59 이도흠 한양대 교수·민교협 상임의장 유신 시대는 국가 전체가 병영이었다. 말과 생각과 표현은 억압당하고 통제되었다.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하여 군사독재를 비판하고, 건전한 자본주의를 만들고자 정경유착을 비판해도 빨갱이로 몰려 고문당하고 투옥되고 심지어 죽기까지 했다. 지성의 전당인 대학에서 필수과목으로 군사훈련을 하고, 형사나 정보부 요원이 교정에 들어와 학생과 교수를 감시하였다. 신중현의 ‘미인’이나 한대수의 ‘물 좀 주소’처럼 전혀 정치성이 없는 노래도 금지곡이었고, 머리가 길다고 잘리고 짧은 치마를 입었다고 즉결심판에 넘겨지기도 했다. 1987년 이후 누구도 그런 퇴행은 없을 것이라고 자신하였다. 박근혜 대통령의 얼굴과 행.. 2013. 6. 19.
한겨레 [크리틱] 6월 헌법론 / 서해성 등록 : 2013.06.14 19:06 수정 : 2013.06.14 19:06 서해성 소설가 혁명이 나던 해 10월, 최인훈은 잡지 에 발표한 소설 서문에서 ‘저 빛나는 4월이 가져다준 새 공화국에 사는 작가의 보람을 느낀다’고 격정에 찬 4월을 기록했다. 그 봄은 교복 단추를 하나쯤 푼 채 어깨동무를 하고는 운동화를 신고 광장으로 달려 나오곤 했다. 거기 4월이 있었기에. 때로 권력과 자본이 법전을 형편없이 구겨버려도, 87년 이후 헌법 전문은 어김없이 짙푸르렀다. 6월의 손으로 거기 임시정부와 4월을 아로새기었기에. 어떤 심오한 조문도 이 전문의 거룩함을 당할 수는 없다. 명토 박아 넣지는 않았지만 6공화국 헌법 머리에는 5월과 6월이 깊게 스미어 있다. 헌법 전문과 130개조, 부칙 6개조는 남영동.. 2013. 6. 15.
[사설] 남북 회담이 잘되려면 등록 : 2013.06.07 19:13 수정 : 2013.06.07 19:13 한겨레 정부가 오는 12일 서울에서 남북 장관급 회담을 열자고 제의한 다음날인 어제 북쪽이 9일 실무접촉을 하자고 응답했다. 회담 개최를 전제로 의제와 장소, 진정성 등에서 탐색 기회를 갖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일정이 촉박해 현안들에 대한 합의를 깔끔하게 이뤄내기 어려울 수 있지만, 양쪽은 모처럼의 대화 기회를 잘 살리도록 노력을 다해야 한다. 정부가 경계해야 할 것은 북쪽이 굽히고 들어왔으므로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섣부른 판단이다. 이번에 먼저 포괄적 회담을 제의한 것은 북쪽이다. 여기에는 경제에 비중을 두고 대화 국면으로 전환하겠다는 전략적인 고려와 한반도 비핵화를 압박하는 국제 여건 등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2013. 6. 9.
[시론] 민주당은 ‘을’이 될 수 있을까 / 이선근 등록 : 2013.05.27 19:22 수정 : 2013.05.27 19:22 이선근 경제민주화를 위한 민생연대 대표 민주통합당이 전당대회를 통해 민주당이라는 그전 이름으로 바꾸었다. 김한길 당대표의 첫 최고회의 장소는 망원시장이었다. 그곳에서 김 대표는 ‘을에 의한, 을을 위한, 을과 함께하는’ 정당이 되겠다고 선언하였다. 사회경제적 강자인 갑과 사회경제적 약자인 을의 관계가 좀처럼 중립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공자가 중용을 군자의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꼽는 데서 역설적으로 증명된다. 로마 공화정은 혈통귀족과 부유한 평민 세력이 강했다. 그라쿠스 형제는 중산층의 경제기반을 안정화하려 시도했으나 귀족의 지배와 무자비한 사회적 양극화를 돌이키려는 형제의 노력은 물거품이 되었고 로마의 공화정은 결국 제정.. 2013. 5.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