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123 [유레카] 무등산 / 김종구 [한겨레] 등록 : 2012.12.30 19:24 다산 정약용은 열일곱살 때 화순현감인 아버지를 따라 이 지역에 머무는 동안 무등산을 등반한 적이 있다. 무등산에 가게 된 연유가 재미있다. 화순 적벽을 다녀온 지 얼마 안 돼 조익현이라는 사람을 만났는데 그가 “적벽의 뛰어난 경치는 여자가 화장을 한 것과 같다. 붉고 푸르게 분을 바른 모습은 비록 눈을 즐겁게 할 수는 있으나 가슴속의 회포를 열고 기지(氣志)를 펼 수는 없는 법”이라며 무등산 등반을 권유한다. 그래서 무등산을 다녀와 남긴 글이 기행문 ‘유서석산기’(遊瑞石山記)와 시 ‘등서석산’(登瑞石山)이다. 다산의 글 제목에서도 나타나듯이 무등산은 예전에는 주로 ‘서석산’으로 불렸다. 무등산의 어원을 놓고 수많은 설이 있지만 ‘무돌’ 즉 ‘무지개를 뿜는 돌’에서 .. 2012. 12. 31. [크리틱] 정의 없는 힘, 힘없는 정의 / 오길영 [한겨레] 등록 : 2012.12.28 19:07 절반의 시민들에게 깊은 허탈감을 안겨준 대선 결과를 보면서 뜬금없이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이 생각났다. 은 인간은 이성적이지 않으며 욕망과 이해관계에 휘둘리는 존재이고, ‘진실’이 각 등장인물이 처한 이해관계의 함수에 따라 어떻게 굴절되는지를 보여준다. 각 세대와 계급의 이익과 욕망에 따라 투표하였고, 더 강하게 결집한 쪽의 욕망이 그렇지 못한 쪽을 누른 이번 선거에서 보듯이 ‘진실’의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우리’가 옳다는 도덕적 우월감은 현실정치에서는 별 쓸모가 없다. 관건은 힘이다. “힘없는 정의는 무기력하다. 정의 없는 힘은 전제적이다. 힘없는 정의는 반격을 받는데, 왜냐하면 항상 사악한 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정의 없는 힘은 비난을 받는다. 따라서 정의.. 2012. 12. 29. [유레카] 국민신문, 국민방송 / 김이택 등록 : 2012.12.26 19:18 13대 대통령 선거에서 김대중·김영삼의 단일화 실패로 신군부 출신의 노태우가 당선된 지 8일 뒤인 1987년 12월24일 아침. 9면에 역사적인 광고가 실렸다. ‘민주화는 한판의 승부가 아닙니다’라는 큰 제목 아래 ‘허탈과 좌절을 떨쳐버리고 한겨레신문 창간에 힘을 모아 주십시오’라는 작은 제목이 붙었다. 동아·조선·중앙일보에 잇따라 실린 이 광고는 국민이 주주인 창간 모금운동 확산에 기폭제 구실을 했다. 그 전까지 2개월여 동안 16억원에 불과하던 모금이 이후 하루 1억원 가까이 모이기 시작했다. 대선 패배 뒤 실의에 빠졌던 시민들은 새 신문 창간에 발벗고 나섰고 이듬해 2월까지 2만7000여명이 참가해 50억원의 목표액을 너끈히 채웠다. 동아일보 해직 뒤 광고회사.. 2012. 12. 29. ‘택시법’ 졸속 처리 말고 정부에 맡겨야 [한겨레] 등록 : 2012.12.28 19:04 여야가 택시의 대중교통 지위를 인정해 지원과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대중교통 육성·이용 촉진법’ 개정안(일명 택시법)을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고 한다. ‘택시법’은 정치권이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택시업계의 표를 의식해 정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여야 합의로 밀어붙이고 있다. 법안의 내용은 물론 공론을 거치지 않은 처리과정에도 문제가 많은 만큼 철회해야 한다. 버스업계 종사자가 10만명인데 택시업계는 그 3배인 30만명에 이른다고 한다. 그래서 더 많은 근로자가 일하고 처우는 상대적으로 열악한 만큼 법적 보호장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택시의 수송분담률이 높아 준대중교통이라는 논리도 펴지만, 택시업계의 구전을 통한 여론 전파 효과가 높아 대선을 앞두고 거부하기.. 2012. 12. 29. 이전 1 ··· 23 24 25 26 27 28 29 ··· 3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