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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칼럼123

[크리틱] 그리하여 셰에라자드는 / 서해성 등록 : 2013.03.22 19:21 수정 : 2013.03.22 20:37 서해성 소설가 이야기를 들려줄게, 셰에라자드. 살아서도 죽어서도 이야기만 들려주는 셰에라자드야. 사막 같은 날 얼음 이야기. 꽃 없는 날 꽃 이야기. 셰에라자드. 얼음이 불로 타오르는 그 밤과 낮의 이야기. 280개 이야기보다 더 높고 또 짧고 미끄러운 얼음 이야기. 그가 붉은 옷을 입고 얼음 위에 내려섰을 때 이라크에서는 여전히 포탄이 날고 있었다. 셰에라자드 고향 근처. 만년을 살고도 버텨낸 문명의 기억 우르가 무너져 내릴 때, 길가메시와 미트라가 박물관 구석에서 죽어가고 있을 때, 얼음은 셰에라자드 이름을 부르면서 춤을 추었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지만 춤은 천일 밤과 또 하룻밤에 하루를 더하고 있었다. 포연 가득한 티.. 2013. 3. 23.
[세계의 창] 시퀘스터의 어리석음 / 딘 베이커 등록 : 2013.03.05 19:16 수정 : 2013.03.05 19:16 딘 베이커 미국 경제정책연구센터 공동소장 독설이 난무했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공화당 의원 간의 예산전쟁은 3월1일 시퀘스터(정부의 자동 예산삭감) 발효로 이어졌다. 시작은 정부와 공화당이 국가채무 한도를 증액하는 문제를 놓고 대치했던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공화당은 앞으로 10년 동안 부채 상한액이 늘어나면 그만큼 재정지출을 줄여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채무 한도를 늘리지 않으면 정부는 채무 원리금을 상환할 수도, 정부 본연의 업무를 처리할 수도 없었기 때문에 공화당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이로 인해 전세계 금융시장을 뒤흔들 새로운 위기가 배태됐다. 닥쳐온 위기는 이른바 ‘재정절벽’이었다. 2013년.. 2013. 3. 6.
[한겨레사설] ‘정치’ 없는 대통령의 위험한 질주 등록 : 2013.03.04 19:16 수정 : 2013.03.05 10:06 박근혜 대통령이 정부조직 개편안 처리를 둘러싼 여야 대치 와중에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다. 최대 쟁점인 방송진흥 핵심 기능을 방송통신위원회에서 미래창조과학부로 이관해야 한다는 입장을 천명하는 담화였다. 박 대통령은 “이 문제만큼은 물러설 수 없다는 절박한 심정”이라는 말로 강력한 원안 고수 의지를 내비쳤다. 박 대통령의 어제 담화는 취임 일주일 만의 첫 대국민 발표치고는 너무도 어색하고 생경해서 민망할 지경이다. 굳은 표정으로 손을 흔들어 가며 야당의 국정 발목 잡기를 비판하는 대목에선 비장하다 못해 섬뜩함마저 느껴졌다. 국정 최고 책임자의 숨길 수 없는 ‘화’가 화면을 타고 고스란히 국민에게 전해지는 듯해 안타깝기까지 했다. .. 2013. 3. 5.
[한겨레 사설] 불법파견 해결, 정부 의지에 달렸다 등록 : 2013.03.04 19:16 수정 : 2013.03.04 19:16 이마트가 전국 146개 매장의 하도급 직원 1만여명을 다음달 1일부터 정규직으로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하도급 업체에 소속돼 있으면서 이마트 매장에서 상품 진열을 전담해온 직원들이다. 이들은 앞으로 정년이 보장되며, 기존에는 받지 못했던 상여금과 성과급을 정규직과 똑같이 받게 돼 소득도 지금보다 27%가량 늘어난다고 한다. 이마트 간접고용 노동자들이 노동차별의 굴레를 벗게 된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이마트의 결정은 고용노동부가 최근 24곳의 매장을 상대로 특별근로감독을 벌여 1978명의 판매도급사원을 불법파견으로 적발한 뒤 직접고용을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그동안의 위법 상태를 정상으로 돌리는 너무나 당연한 조처이다. 그런데도.. 2013. 3.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