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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칼럼123

[한겨레 프리즘] 고척돔과 진해구장 / 김양희 등록 : 2013.02.05 19:25 수정 : 2013.02.05 19:25 김양희 스포츠부 기자 부천에서 서울로 출근할 때마다 고척돔 야구장과 마주한다. 하얀 지붕을 씌우는 공사가 한창이다. 고척돔을 볼 때마다 떠오르는 생각은 ‘저기에서 프로야구를 하면 보러 가야지’가 아니라 ‘프로야구 하면 어디로 우회해서 지나갈까’다. 지금도 고척교 인근 교통 체증이 심한데 프로야구까지 하게 되면 더 심해질 것이다. 고척돔은 올해 12월 완공되는데, 아직까지 주인을 찾지 못했다. 서울에 연고를 둔 두산, 엘지(LG), 히어로즈가 난색을 표하고 있다. 애초 야구계는 시장성, 접근성 등을 이유로 기존 잠실야구장 옆에 4만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돔구장을 원했다. 그러나 서울시는 동대문야구장 철거에 따른 민심을 달래고.. 2013. 2. 6.
[분수대] 김탁구가 만든 빵을 먹고 싶다 [중앙일보] 입력 2013.02.06 00:15 / 수정 2013.02.06 00:50 [일러스트=강일구] 신선한 빵에서 나는 향기가 있다. 옛날 우리 동네 허름한 빵집 주인 아저씨는 매일 부풀어오른 반죽이 담긴 큰 통에서 반죽을 뚝뚝 떼어서 도너츠를 튀기고, 단팥빵과 소보루빵을 구워냈다. 그 고소한 냄새가 풍기면 군침이 먼저 돌았다. 얼마 전, 서울 롯데백화점 팝업스토어 행사에서 동네빵집의 대명사로 통하는 대전 성심당이 대박을 쳤다고 했다. 한 주 동안 1만7000여 명이 다녀갔단다. 빵맛이 궁금하던 차에 동반성장위가 빵집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하느냐를 놓고 시끄럽다기에 핑계 김에 대전 성심당에 다녀왔다. 소비자 입장에서 동네빵집과 프랜차이즈 빵집이 어떻게 다른지 보겠다며. 빵집 문을 여는 순간,.. 2013. 2. 6.
[세상읽기] 중국 지도부는 왜 프랑스혁명을 연구하나 [중앙일보] 입력 2013.02.06 00:20 / 수정 2013.02.06 13:55 [일러스트=박용석 기자] 유상철 중국전문기자 지난해 연말의 일이다. 중국 공산당의 군기(軍紀)반장 역할을 맡게 된 왕치산(王岐山) 정치국 기율검사위원회 서기가 전문가 좌담회를 소집했다. 주제는 반부패(反腐敗). 무겁고 엄숙한 분위기였다고 한다. 한데 왕치산이 갑자기 책 한 권씩을 돌리기 시작했다. "지금 많은 이들이 포스트 자본주의 시대 책을 보는데 그 이전 시기의 것도 봐야 한다”는 말과 함께. 책을 받은 전문가들은 다소 놀랐다. 이제까지 중국에서 잘나가는 책은 대부분 중화(中華)의 영광을 다룬 것들로 대당제국(大唐帝國)이나 대청제국(大淸帝國) 등을 소재로 한 게 많았다. 그러나 이번 책은 부상이 아닌 쇠망(衰亡)에.. 2013. 2. 6.
[삶의 창] 552111152! / 하성란 등록 : 2013.02.01 19:21 수정 : 2013.02.01 19:21 하성란 소설가 모임이 끝나갈 무렵이었다. 술잔이 오가고 노래를 부르는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한 남자가 다가와 배시시 웃었다. 누구신지? 한눈에 그를 알아보지 못했다. 반백에 주름진 얼굴, 몇 학번 위의 선배인 듯싶어 엉거주춤 일어섰다. 그가 다시 소리 없이 웃었다. “와, 이제 시간문제다!” 박수를 치며 환호하던 우리를 조용히 둘러보던 한 사람의 얼굴이 앞에 선 중년 남자의 얼굴과 겹쳐졌다. “어? 어!” 너무 반가우면 아무 말도 나오지 않는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 그 책이 나온 것이 1994년이었으니 그를 마지막으로 본 것도 그해였을 것이다. 그가 탁자 위에 슬그머니 밀어놓은 ‘삐삐약어집’이란 책을 돌려보면서 우리는 .. 2013. 2.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