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난 지자체, 임대주택 매입 '산 넘어 산'
- 국제신문
- 최현진기자 namu@kookje.co.kr
- 2013-01-27 20:46:16
- / 본지 2면
- 국비 요청·LH 대행 등 건의
서민층 주거 문제 해결책의 하나인 재개발 매입 임대주택사업이 자치단체의 재정난으로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부산시는 올해 매입해야 할 재개발 지역 임대주택은 8개 구역 849가구로, 833억 원의 재원이 필요하다고 27일 밝혔다. 이는 부산시가 현재 적립한 도시·주거환경정비기금 1627억 원의 절반을 웃도는 액수이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많은 임대주택을 매입해야 하기 때문에 기금이 바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시가 앞으로 매입해야 할 재개발 임대주택은 총 1만3000여 가구로 1조3000억 원의 재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 같은 문제의 발단은 시가 매입해야 할 임대주택은 증가하고 있지만 관련 예산은 뒷받침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도시정비기금은 그동안 재원의 대부분을 차지한 도시계획세의 10%를 적립해 운영에 큰 어려움이 없었다. 하지만 2011년부터 도시계획세가 폐지되고 재산세로 통합되면서 기금 확보가 어려워졌다. 지자체가 그동안 정부에 제도 개선을 꾸준히 요구했으나 정부 대책이 미흡해 이 같은 문제가 현실화한 셈이다.
시는 지난해부터 재개발 임대주택을 매입해 서민에게 임대하고 있다.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 등 관련 법령에는 지역 여건에 따라 재개발 구역 내 신규 주택의 5~20%를 임대주택으로 건립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시는 현재 전체 재개발 주택의 5%를 임대주택으로 의무 건립하도록 조례로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해당 조합이 건립한 임대주택의 인수를 요청하면 지자체장은 이를 우선 인수해야 한다. 다만 예산과 인력 부족 등 부득이한 사정으로 인수하기 어려우면 국토해양부 장관에게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을 인수자로 지정하도록 요청할 수 있다.
시는 국비 지원을 요청하고 이마저 어렵다면 LH가 올해 임대주택을 인수하도록 국토부에 건의해 현재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국토부는 지자체가 우선 인수하는 관련 규정과 예산난 등을 들어 국비 지원은 어렵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시 조승호 건축정책관은 "LH는 어차피 임대주택사업을 하기 때문에 관련 재원을 재개발 임대주택 매입에 쓰면 된다"고 말했다.
전국의 주요 광역시는 부산시처럼 국비 지원이나 LH 인수 외에 임대주택 건립 의무 비율을 낮춰달라고 정부에 건의하는 등 다양한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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