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인프라 부족 부산, 밀물 요우커(중국인 관광객)는 '그림의 떡'

춘절에 6만여명 방한하지만 인프라 좋은 서울·제주 선호

 

              국제신문

• 윤정길 기자 yjkes@kookje.co.kr
• 2013-02-05 20:47:25
• / 본지 15면

- 지역엔 9000명만 방문 예상
- 유통가 경품행사 등 안간힘

'하늘을 봐야 별을 따지'라는 옛 속담이 딱 어울린다.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을 앞둔 부산지역 유통·호텔업계의 속내다.

5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춘절 연휴인 9~15일 한국을 찾는 '요우커(遊客·중국인 관광객)'는 지난해보다 25% 증가한 약 6만3000명에 달할 전망이다. 서울의 백화점과 면세점, 호텔 등은 요우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다양한 사은 행사와 문화 공연 등을 준비하며 이미 들뜬 분위기다. 그도 그럴 것이 최근 엔화 약세로 한국을 찾는 일본인 관광객이 급감함에 따라 요우커는 유통업계의 손실을 만회할 수 있는 매력적인 손님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춘절 기간 서울의 워커힐면세점과 롯데면세점 등은 중국인을 상대로 한 매출이 전년도보다 100% 이상 늘었다.

하지만 부산지역 유통업계와 호텔업계는 서울과 달리 춘절 특수에 심드렁한 기색이 역력하다. 이 기간 부산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적은 데다, 그마저도 체류형 보다는 하루 만에 둘러보고 가는 경유형 상품이 많기 때문이다.

부산지역의 춘절 특수가 '그림의 떡'이 된 원인은 구조적인 측면이 있다. 서울에 비해 쇼핑과 숙박, 음식 등 관광 인프라에서 뒤처지고, 자연경관과 볼거리에서는 제주도에 밀린다. 제주도가 무비자 입국이 가능하다는 점도 부산으로서는 불리한 요인이다.

또 여행사 입장에서는 부산지역에 관광객을 데리고 갈 곳이 마땅치 않다 보니 손님 유치에 따른 인센티브를 받을 곳도 없다. 이 때문에 부산을 내세운 여행 상품이 없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지역 관광 유통업계가 손을 놓고 있을 수도 없다. 엔저로 일본 관광객이 줄어든 데다 지갑마저 닫으면서 어려움에 처한 업계가 요우커를 통해 활로를 모색해야 할 상황이기 때문이다.

부산롯데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은 춘절 기간 중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건강식품 이벤트와 경품 행사 등으로 요우커 유치전에 나섰다. 부산시도 관광공사 관광협회와 공동으로 상황반을 구성하는 한편 크루즈와 숙박시설 등 관광객 수용태세를 점검하며 애를 쓰고 있다. 시는 이번 춘절 기간 국내에 입국하는 6만3000명의 중국인 관광객 가운데 8000~9000명이 부산을 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역 유통업계 관계자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서울과 제주를 선호하지만 부산이 내세울 만한 장점으로 한 명이라도 더 유치하고 관광 만족도를 높이는 데 안간힘을 쏟고 있다"면서 "부산시와 부산관광공사도 중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