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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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01-01 20:57:39
- / 본지 2면
기능이 쇠퇴하던 도시가 전과 다른 이유에 의해 경제·문화적 활력이 발생하는 현상을 '도시재생'이라 부른다. 이의 성공 이유는 다양하지만, 대부분 강과 바다(항구)와 관련된다. 수질 개선과 친환경적 복원을 통해 강의 생태계를 회복하고, 보행교를 놓아 단절되었던 양안(兩岸)의 네트워킹을 통한 생물과 시민의 공존은 강을 낀 도시들의 기본적인 재생 패턴이다. 오염과 난개발로 죽어 있던 도심의 강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도심의 강만큼 도시재생의 씨앗으로 또 재생의 거점체로 활용하기 좋은 아이템은 없다.
부산 동천으로 시선을 돌려 보자. 서면을 관통하여 북항으로 흘러드는 동천은 부산의 강들 중 도시재생을 논하고 기대할 수 있는 최적의 강이다. 동천 복원은 바로 도심의 재생이고 부산의 부활을 의미한다. 미적거릴 필요가 무엇이 있는가. 도전해야 한다. 후대는 물론 지금 당장의 현실 문제들을 타개하기 위해서라도 미래 부산의 10년을 동천 복원에 집중하고 또 집중해야 한다.
동천이 복원된다면 우리에게 돌아올 혜택은 무엇일까? 첫째는 생태환경의 제공으로 인한 변화다. 고밀의 도심에 꽃향기와 신선한 강바람이 불어 들고, 나비를 따라 도심 한복판으로 아이들이 몰려든다면…. 서면에는 상상할 수 없는 놀라운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둘째는 동천을 따라 연결되어 있는 대형 공간들(시민회관, 문현금융단지, 송상현광장, 부산시민공원 등)의 융합 효과다. 동천의 시·종점은 부산시민공원과 북항재개발 부지다. 시작과 끝이 명확하기에 동천만 회복된다면 도심의 재생은 따 놓은 당상이다.
세 번째 혜택은 동천 주변 지역의 활력 증진이다. 동천(당감천)은 호계천, 전포천, 부전천을 지류로 한다. 동천이 생태적으로 튼튼하게 자리 잡게 되면 이들 지류들도 덩달아 변할 것이다. 강을 따라 움직일 사람들의 보행 활력은 강과 실핏줄처럼 연결된 뒷골목의 지역 상권을 부활시켜 줄 것이다.
넷째는 동천에 대한 우리 마음의 변화다. 동천은 근대기 이후 1970년대까지 대한민국을 먹여 살렸던 (경)공업지대였다. 이로 인해 모든 오염 물질을 동천은 떠안을 수밖에 없었고 결국 '똥천'으로 전락했다. 조금 과장한다면 동천이 있었기에 지금의 우리가 있는 것이다. 돌려주어야 한다. 동천이 우리에게 선사했던 희생의 정신을 우리도 보여주어야 한다. 동천에 대한 보은은 에코와 환경시대를 열망하는 이 시대가 가져야 할 최소한의 예의다.
동천 복원의 가장 큰 난제는 복개된 도로를 깨는 일이다. 그 어려움은 이미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동천 복원에는 창의적인 역발상, 혁신적인 공공행정, 재원 확보를 위한 공공의 진취적인 행보, 진실된 시민 교감과 참여가 절대적으로 요청된다. 난제를 멋지게 극복하는 쾌감을 부산시민들도 느끼고 싶다. 국제도시로 나아가는 도시의 시민이라면, 그러한 기회를 한 번쯤은 제대로 맛볼 수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경성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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