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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칼럼

[사설] 창조적 도시재생의 실마리 동천에서 찾자

by 부산중구마중물 2013. 1. 8.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2013-01-02 21:15:11
  • / 본지 31면
본지가 신년 대기획으로 '동천 재생 4.0'을 시작했다. 그동안 하천 정비와 땜질식 처방에서 벗어나 부산 도심을 가로지르는 동천을 창조적 도시재생의 출발점으로 삼자는 게 취지다. 동천이 살아나지 않고서는 부산의 도약을 기대할 수 없기에 이번 기획이 매우 시의적절하다고 본다. 동천은 부산의 경제와 역사, 문화가 오롯이 배어있는 독특한 장소성을 지녔다. 또한 시민공원과 송상현 광장, 문현금융단지, 그리고 북항재개발 사업지 등 부산의 명운을 건 메가프로젝트들과 직접적으로 연결된 주동맥이기도 하다.

동천은 지역 개발기 때 썩은 하천으로 전락했었다. 시커멓게 오염된 물과 코를 찌르는 악취로 인해 시민들은 동천을 외면했다. 한때 우리 경제의 산실로 그 역할을 톡톡히 했던 동천은 그 부작용을 온통 뒤집어 쓰면서 죽음의 길로 내몰렸다. 수려했던 하천은 콘크리트로 뒤덮였고, 전포동까지 드나들던 배들도 자취를 감췄다.

다행히 자연과 생태계 복원 개념이 등장하면서 동천은 회복기에 들어섰다. 하수관거 설치로 하천 오염을 대폭 줄였고, 바닷물을 하천 유지수로 끌어들여 수량도 상대적으로 풍부해졌다. 해수로 인한 가로수 고사 등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지하수를 사용하고 준설도 하는 등 노력을 기울였지만 '시민이 즐겨 찾는 도심 속의 쉼터'로 만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동천 되살리기는 원도심 재생에 못지 않는 중요성을 지닌다. 과거 한국 경제를 주물렀던 락희화학이나 제일제당 등의 애환이 서린 젖줄이어서 스토리텔링 요소도 충분히 갖추고 있다. 시민들이 동천 친수공간에서 피크닉을 즐기고, 북항과 서면을 잇는 뱃길이 생긴다는 상상만 해도 가슴이 벅차다. 동천 재생은 창조도시를 향한 부산의 첫 걸음이요, 생태도시 부산을 가꿔나가는 데 있어 중심축이 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복개구간 철거를 비롯해 각종 민원과 재원 등 난제가 많을 것이나, 부산시와 시민 모두가 똘똘 뭉친다면 결코 넘어서지 못할 벽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