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문재인 측 미래 대통령 요구설에 “내가 바보냐”

심혜리 기자 grace@kyunghyang.com

 

ㆍ문재인 측에 불편한 심기
ㆍ노원병 후보 등록 마쳐

4·24 서울 노원병 보궐선거에 나선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는 13일 지난해 대선 당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지원 조건으로 ‘미래 대통령’ 발언을 요청했다는 문 전 후보 측 인사들 주장에 “실익도 없는 요구를 하는 그런 바보 같은 사람이 있겠나”라고 부인했다.

안 전 교수는 이날 노원병 보선 예비후보 등록을 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이같이 밝혔다. 평소보다 훨씬 강한 톤으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으로, 지난 대선 당시 야권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있었던 일에 대한 민주당 내 문 전 후보 측 인사들의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향후 ‘미래 대통령’ 언급의 진위를 둘러싸고 양측 간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안철수는 거리 인사 4·24 서울 노원병 보궐선거에 출마한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오른쪽)가 13일 노원구 당고개역 인근 한 노점상에서 뻥튀기 과자 한 봉지를 사며 상인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 김기남 기자

 

앞서 민주당 홍영표 의원은 지난 11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안 전 교수가 자신을) 미래 대통령이라고 표현해달라고 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안 전 교수는 노원병 출마가 ‘가시밭길’이냐는 야권 일부 지적에 대해서도 “선거가 쉽고 어렵다는 말은 주민들께 예의가 아니다”라며 “쉬운 선거구란 없다”고 반박했다.

이날 예비후보 등록과 함께 노원구 주민들을 상대로 지지 호소에 들어간 안 전 교수는 환영과 쓴소리를 동시에 들었다. 한 주민은 안 전 교수에게 “정부조직법 때문에 박근혜 정부가 표류하고 있다”며 “이에 대해 애매한 표현보다는 본인 의견을 확실하게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상계5구역 뉴타운 취소대책위원회 소속 주민들은 안 전 교수에게 “뉴타운이 되면 우리들은 갈 데가 없이 쫓겨난다”며 “뉴타운을 꼭 취소시켜달라”고도 했다.

김지선은 복지관 방문 4·24 서울 노원병 보궐선거에 나선 진보정의당 김지선 예비후보(왼쪽)가 13일 오후 남편인 노회찬 전 의원(가운데)과 함께 서울 상계사회복지관을 찾아 노인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 김기남 기자

이날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노회찬 진보정의당 공동대표 부인 김지선 후보도 선거활동에 들어갔다. 김 후보는 노원구 상계 사회종합복지관과 마들역 인근 상가를 찾아 주민들과 인사를 나눴다. 민주당 노원 지역위원장을 10년간 맡아온 이동섭 후보도 예비후보 등록 후 표몰이에 나섰다.

여당에서는 지난달 일찌감치 예비후보 등록을 한 허준영 전 경찰청장이 국회에서 노원병 보선 출마 기자회견을 열었다. 허 후보는 “안 전 교수가 서울시장에 출마하려다 그만두고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다가 이제 국회의원이 되고 싶어 한다”고 안 전 교수를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