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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광역시

부산 물류·교통 '동맥경화' <중> '교통지옥' 현장 둘러보니

by 부산중구마중물 2013. 1. 22.

출퇴근 시간 곳곳 가다서다 반복 "기름을 길에 뿌리고 다녀요"

 

   
21일 오후 부산 북구 만덕1·2터널 부근에서 교통 체증이 빚어지고 있다. 이 일대의 차량 속도는 출퇴근 시간대 더욱 떨어진다. 김성효 기자 kimsh@kookje.co.kr

 

 

- 만덕2터널 ·동서고가도로 등
- 평상시에도 교통 혼잡 극심
- 거북운행 일상화된 지 오래

- 비가 오거나 눈 내리는 날엔
- 아수라장 방불, 운행 포기도

 


부산 북구 화명동에 사는 김모(여·30) 씨는 아침마다 출근길 '지옥터널'을 건널 생각에 머리가 지끈거린다. 지난해 9월 이곳으로 이사한 김 씨는 해운대구에 있는 회사로 출근하기 위해 매일 오전 8시 전에 집을 나선다. 그러나 만덕2터널을 통과하기가 만만치 않다. 교차로에서 적어도 세 번은 신호를 기다려야 만덕2터널로 진입할 수 있다. 터널을 나와 미남교차로서 도시철도 1호선 동래역까지 가는 길도 막히긴 마찬가지. 편도 3차로에 1차로는 좌회전, 3차로는 골목에서 끼어드는 차량으로 붐비고 시내버스와 마을버스가 엉켜 거북이 걸음이다. 안락교차로에서 원동 IC 방향도 늘 교통정체가 일어나는 구간이다. 회사까지 가는 데 평일에는 평균 1시간, 주말에는 1시간30분까지 걸린다. 기름을 도로에 뿌리고 다닌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얼마 전 부산에 예상치 못한 눈이 펑펑 내렸던 날은 아예 자가용 출근을 포기했다. 만덕터널과 꽤 거리가 있는 집 앞 도로에서부터 차량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뉴스에서는 만덕2터널이 극심한 정체를 겪고 있다는 보도가 내내 흘러나왔다.

김 씨는 "이사오기 전에는 금정구 구서동에 살았다. 번영로를 타면 해운대나 서면, 남포동까지 정체 시간만 피하면 큰 어려움 없이 갈 수 있었다. 화명동은 만덕2터널을 통과해야만 동래구나 해운대구로 갈 수 있는데 평일에도 정체가 심해 운전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하루빨리 도심으로 접근할 수 있는 다른 터널이나 도로가 생겨야 한다"고 호소했다.

김 씨의 출퇴근 모습은 부산에서 특별하지 않다. 전국에서 '교통 지옥'으로 유명한 부산은 출퇴근 시간뿐만 아니라 평상시도 차량 혼잡으로 운전자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

21일 출근길 상황을 보자. 월요일 아침인 데다 비까지 내려 평소보다 차량 정체는 더욱 심했다. 남구 대연동 황령터널 전포동 방향은 터널 진입 전에 긴 줄이 늘어섰다. 차량들은 시속 20㎞ 미만으로 움직였다.

번영로 동구 방면 도로는 해운대 지점부터 정체가 시작돼 수영터널까지 이어져 차량들이 가다 서다를 반복했다. 해운대에서 올라온 차량들이 합류하는 구간에는 조금 더 빨리 가려는 차량들이 노선 변경을 시도하는 탓에 서로 뒤엉켜 혼잡을 초래하기도 했다.

북구 도시철도 2·3호선 환승역 덕천역부터 만덕2터널로 이어지는 5.1㎞ 구간도 비슷하다. 덕천역 근처 구포시장 입구는 불법 주정차 차량과 버스, 택시가 뒤엉켜 있어 도로라고 부르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부산 동서 교통의 축인 동서고가도로도 비슷하다. 출퇴근 시간대에 극심한 정체가 이어지고 특히 지난해 11월 1일부터 새 낙동대교 확장공사로 인해 출근시간대 가변차로제가 폐지되고 차로가 일부 변경되면서 평소보다 30분~1시간 정도 시간이 더 걸려 운전자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 동서고가도로는 오후 6시 이후에는 시속 30㎞ 전후의 거북이 운행이 일상적이다.


# 승용차가 수송분담률 1위

- 1인당 연간 교통혼잡 비용, 전국 7대 대도시 중 최다

부산은 승용차가 수송분담률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1인당 연간 교통혼잡 비용이 전국 7대 대도시 중 가장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21일 부산시에 따르면 2011년 12월 지역의 도로율은 20.83%이다. 해마다 조금씩 높아지고 있지만 엄청난 차량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다. 2012년 9월 부산의 등록된 자동차 수는 117만486대에 달하고, 이 가운데 승용차가 91만5630대로 압도적이다.

이처럼 승용차가 절대적으로 많아 해마다 부산의 교통수단별 수송분담률에서 승용차가 차지하는 비율은 2009년 29.9%에서 2010년 30.5%, 2011년 30.9%로 증가하고 있다. 승용차가 도시철도, 버스, 택시를 제치고 수송분담률 1위다.

특히 한국교통연구원의 조사를 살펴보면 부산의 교통혼잡 비용은 1인당 연간 104만 원으로 전국 7대 대도시 중 1위다. 교통혼잡비용은 차량운행비용과 시간가치비용 등을 따지는데 인천이 89만 원, 서울이 72만 원이었다.


# 차량 하루 평균 30㎞ 이하 서행 구간 수두룩

- 동서지역 구분없이 정체 심각
- 진행방향·특정시간대 고려 땐 평균시속 20㎞ 밑도는 곳들도

부산에는 하루 평균 차량 운행 속도가 시속 30㎞ 미만인 구간이 수두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부산교통정보센터가 2012년 11월 부산지역 각 도로의 차량 평균 속도를 조사하면서 밝혀졌다.

차량 운행 속도는 교통정보센터가 각 도로를 달리는 차량의 속도를 실시간으로 받아서 평균 속도를 계산한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200여 개에 달하는 부산의 주요 교차로 사이의 평균 속도다.

그렇다면 시속 30㎞가 무슨 의미를 지니고 있을까. 이는 원활한 차량 소통의 기준이다. 도로 여건에 따라 지자체마다 기준이 다르다. 교통 상황이 열악한 서울은 평균 차량 속도 시속 10㎞ 미만은 정체, 10~20㎞는 서행, 20㎞ 이상은 소통 원활로 분류하고 있다. 부산은 시내 주요 간선 도로의 경우 시속 10㎞ 미만이 정체, 10~30㎞가 서행, 30㎞ 이상은 소통 원활로 본다. 하루 평균 속도가 시속 30㎞ 미만이라는 것은 하루 종일 서행한다는 의미로 교통 정체가 심하다는 뜻이다.

부산의 대표적인 정체지역인 서면교차로→삼전교차로(813m)는 시속 28.6㎞에 불과했고 동래교차로→내성교차로(616m)는 27.4㎞, 망미교차로→수영교차로(686m)는 26.7㎞, 광안2동사거리→KBS삼거리(730m) 26.3㎞ 등이다. 또 덕천교차로→대리삼거리(532m) 27.0㎞, 송정터널어귀사거리→장산역사거리(1141m) 29.4㎞, 해운대온천사거리→해운대해수욕장삼거리(527m) 27.5㎞ 등 지역적으로 동서 구분 없이 부산 전역에 정체 구간이 분포하고 있다.

교통 정체를 더욱 세밀하게 파악하려면 도로 방향과 시간까지 고려해야 한다. 같은 도로라도 방향에 따라 시간대별로 차량 속도가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부산의 대표적인 상습 정체구간인 동서고가도로의 경우 출근시간대에는 부산에서 낙동대교를 거쳐 경남으로 나가는 차량이 절대적으로 많다. 그래서 주례램프→학장램프(1085m)의 오전 7~9시 평균속도는 시속 19.3㎞에 불과하다. 같은 시간대 반대 방향은 시속 63.8㎞로 질주할 수 있다. 반대 방향은 퇴근 시간대인 오후 6~8시의 평균 속도가 27.2㎞에 불과하다.

진행 방향과 특정 시간대별로 파악할 때 평균 시속이 20㎞도 되지 못하는 구간이 많다. 하마정교차로→양정교차로(385m)는 오후에 평균 시속 20㎞도 되지 못하는 때가 부지기수고 사상구청→학장사거리(442m) 구간은 아예 출근시간부터 퇴근시간까지 종일 시속 20㎞ 미만으로 운행해야 한다.

이와 함께 부산진시장사거리→자성교차로(308m), 광안2동사거리→KBS 삼거리(730m)도 하루의 대부분이 시속 20㎞ 미만이기 때문에 이 지역을 통과하려면 정체를 각오해야 한다.

부산교통정보센터 관계자는 "같은 도로라도 출퇴근 시간에 시속 20㎞ 미만으로 운행하다가 한산한 때는 50㎞ 이상으로 달리는 등 차이가 큰데 하루 평균 속도가 30㎞ 미만은 정체가 심한 지역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하루 평균 운행 속도 시속 30㎞ 미만 구간

도로

길이

속도

서면교차로→삼전교차로

813m

28.6㎞

모덕역앞→
서부터미널교차로

2213m

29.5㎞

서부터미널교차로→
사상구청

1170m

28.9㎞

사상구청→학장사거리

442m

28㎞

영락교회앞사거리→
자갈치사거리

848m

26.8㎞

부산진시장사거리→
자성교차로

308m

29.5㎞

동산삼거리→하단교차로

1125m

26.6㎞

동래교차로→내성교차로

616m

27.4㎞

내성교차로→미남교차로

848m

28.9㎞

덕천교차로→대리삼거리

532m

27.0㎞

하마정교차로→
양정교차로

385m

25.9㎞

망미교차로→수영교차로

686m

26.7㎞

송정터널어귀사거리→장산역사거리

1141m

29.4㎞

해운대온천사거리→
해운대해수욕장삼거리

527m

27.5㎞

광안2동사거리→
KBS삼거리

730m

26.3㎞

하단교차로→
당리동교차로

925m

28.9㎞

※자료 : 부산교통정보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