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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광역시

부산 물류·교통 '동맥경화' <상> 부산항 배후도로 현황

by 부산중구마중물 2013. 1. 22.

金·土 만성 교통체증, 뚫리면 무법천지…몸살앓는 산업 대동맥

  • 국제신문
  • 오광수 기자 inmin@kookje.co.kr
  • 2013-01-20 21:21:53
  • / 본지 3면
   

부산항 신항 제1배후도로의 세산교차로 일대가 화물차량 등으로 붐비고 있다. 신항 제1배후도로 구간 중 이 교차로와 부산경남경마공원 삼거리 일대는 매주 금요일 오후만 되면 차량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김성효 기자 kimsh@kookje.co.kr

 

 

# 주말 꽉 막힐 땐

- 화물차,일반차들과 뒤엉켜
- 평소 20분거리 가락IC~신항
- 지·정체로 1시간 넘게 걸려

# 원활한 평일에도

- 시간 내 화물 수송 맞추려
- 정지 신호등 무시 통과 예사
- 고속질주로 사고 위험 잠복

# 이대로 방치하면

- 수출입 물동량 증가세 비해
- 도로·물류 여건 제자리걸음
- 신항 전체 경쟁력 저하 자초

 

 



2011년 12월 완전 개통된 부산항 신항 제1배후도로(가덕~초정 23㎞). 지난해 7월 착공에 들어가 오는 2017년 완공될 신항 제2배후도로(신항~진례 15㎞)와 함께 부산항 신항 일대 물류의 대동맥이다.

이러한 신항 제1배후도로에 '탈'이 많다. 평소 주중에는 소통이 원활하다 항만 반출·입 차량이 많은 금요일 오후부터 북새통을 이룬다. 일부 구간에서는 옴쭉달싹도 못 할 정도다. 더욱이 막힘없이 뚫리기라도 하면 배차시간을 맞추려는 화물차량들이 신호를 무시하고 질주하는 경우도 많아 아찔한 장면이 곳곳에서 연출되고 있다.

주말 북새통…뚫려도 "무섭다"

부산항만공사(BPA) 신항사업소 박호철 소장은 최근 부산시와 경남도에 공문을 보내 부산항 신항으로 향하는 도로에 신호 위반 단속 카메라를 설치해달라고 요청했다. 각 터미널 구획 도로와 항만배후부지 사잇길, 견마교로 연결되는 신항 주변 도로를 비롯해 신항 제1배후도로에서 화물차량의 신호 위반 행위가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박 소장은 "주말을 제외하고 평소에는 신항 제1배후도로 일대의 소통이 괜찮은 편이지만, 문제는 도로를 무법천지로 만드는 과속운전 행위다. 사고 위험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화물차량 운전사 중 일부가 교통신호를 제대로 지키지 않는 것은 정해진 시간에 맞춰 화물을 보내야 한다는 부담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전국화물자동차운송사업연합회 김옥상 회장은 "신항 제1배후도로가 자주 막히는 탓에 정해진 시간에 맞춰 화물을 못 보내는 사례도 많다"며 "이 때문에 제1배후도로 미음산단 조성지 인근에서는 과속 주행과 정지신호 무시 등으로 아찔한 순간을 자주 경험한다"고 털어놨다.

신항 제1배후도로 중 상습 차량 정체 구간은 가락IC 일대와 부산경남경마공원 삼거리, 세산교차로 등지. 매주 금요일 오후부터 항만을 오가는 화물차량이 크게 늘어나는 데다 경마공원에서 일반 차량이 신항 제1배후도로로 쏟아지기 때문이다. 이 여파로 가락IC에서 신항까지 가는 데 1시간 넘게 걸린다. 이 구간은 평소 차량으로 20분이면 충분한 거리다. 부산항 신항 부두운영사인 부산신항만(PNC)의 강동성 전략기획팀 이사는 "금요일 저녁만 되면 신항 제1배후도로가 전쟁통이나 다름없다"고 전했다.

부산항 물류업계 관계자들은 "신항의 첨단 하역시스템과 물동량 증가세에 비해 배후도로 등 물류 여건은 제자리걸음"이라면서 "이 문제를 빨리 매듭짓지 못하면 신항 전체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게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 교차로, 서비스 수준 미달

신항 제1배후도로 일대의 소통 현황과 문제점은 2011년 7월 BPA와 부산시의 공동 발주로 진행된 '부산 신항 제1배후도로 교통량 분석 및 교통 정체 해소를 위한 개선 대책 수립 연구용역' 보고서(이하 보고서)에 잘 나타나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24시간 교통량 조사 결과 평일에는 금요일 오후 6~7시대(2만3728대)가, 주말에는 토요일 오후 5~6시대(2만7856대)가 가장 붐비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신항 제1배후도로 주요 교차로의 서비스 수준 분석 결과 평일에는 'B~F', 주말에는 'A~F'로 나타났고, 세산교차로의 경우 평일과 주말 모두 'F'로 나타나 용량이 포화 상태임을 드러냈다. 조사 대상 교차로는 가락IC 진입로, 가락해포마을, 세산교차로, 송정사거리, 녹산10번 신호대,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 등지였다.

신항 제2배후도로가 건설되면 이러한 문제점이 해소될까. 하지만 보고서는 제2배후도로가 건설되더라도 제1배후도로가 받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는 제2배후도로의 경우 주이용 교통량이 신항 북컨테이너부두 한진해운신항만(HJNC) 한 곳과 앞으로 개발 예정인 신항 서쪽 컨테이너부두, 웅동배후단지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대상 지역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 신항 제1배후도로 문제점

- 교통량 늘면서 산업도로 고유 기능 퇴색
- 제2배후도로 건설 상관없이 교차로·가로 용량 크게 부족
- 통행량 대비 지체율 증가세
- 늘어나는 물동량 처리 위해 대체도로 확보 필요성 고조

   
2011년 7월 부산항만공사와 부산시의 공동 발주로 진행된 '부산 신항 제1배후도로 교통량 분석 및 교통정체 해소를 위한 개선 대책 수립 연구용역' 보고서(이하 보고서)는 '항만 도로'라는 제1배후도로의 고유 기능 상실 우려, 교차로와 가로구간의 용량 부족 등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더욱이 부산항 신항은 지난해 부산항 전체 컨테이너 물동량의 55%에 달하는 960만 개(6m짜리 컨테이너 기준)를 처리했고 올해는 전체의 60%를 웃도는 1130만 개를 처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남컨테이너부두 BNCT의 활성화, 서컨테이너부두 개발 등 앞으로 신항이 2000만 개의 물동량을 처리하는 시대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를 위해 현 제1배후도로의 문제점과 건설 중인 제2배후도로와의 상관관계 분석이 필요하다.

보고서는 신항 제2배후도로의 건설 여부와 관계없이 앞으로 교차로와 가로의 용량 부족으로 혼잡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교통상황에 대처할 능력이 떨어지는 화물 트레일러 등 중차량의 비율이 높은 점도 문제다. 부산항 신항의 물동량 처리를 위해 건설한 제1배후도로의 특성이기도 하지만, 중차량 비율은 평일 12~33%, 주말 3~11%로 나타나 다른 도로와 비교할 때 통행량 대비 지체율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또 보고서는 거가대교 접속부를 평면 교차로(경제자유구역청 교차로)와 바로 연결해 신항 진입도로와 명지, 녹산산단 교통 흐름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점을 꼬집었다. 여기에다 명지, 녹산산단 내 교차로 간 거리가 짧고 신호 연동화 역시 불합리해 차량 소통을 방해하고 있는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제1배후도로의 고유 기능 상실 우려다. 미음·명지·생곡지구 개발사업 등 주변의 각종 개발사업에 따라 신항을 이용하는 차량보다 주변 지역 개발에 따른 교통량이 더 많아져, 신항 물동량 처리라는 원래의 기능이 뒷전으로 밀리고 대신 주변 지역 개발에 따른 교통량 위주의 도로로 뒤바뀔 우려가 많다. 제1배후도로의 대체도로 확보 필요성도 바로 이 때문에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