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전천 복개 열어 '부산시민공원~북항 갈맷길' 등 문화·경제 황금라인 만든다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2013-05-07 19:54:18
부산 도심의 젖줄인 동천을 살리자는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3일 동천 하류에서 시민단체 등이 동천 재생을 위한 흙공 던지기 행사를 갖고 있다. 국제신문 DB |
- 성지곡~북항 웨어하우스 공원
- 연중 문화공연·전시회 이어져
- 북항~서면 유람선 통합 관광
- 동천~문현금융단지엔 '덱 제방'
국제신문과 경성대 강동진(도시공학) 교수팀이 만든 '2030 동천 시민창의 상상지도'는 시민에 의한, 시민을 위한 '동천 재생과 혁신 선언'이라 할 수 있다. 지금까지 한번도 꿈꾸지 않았던 동천 복원과 도심 재생의 꿈을 담아 미래 비전으로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관산학 각 주체가 뜻을 모으면 이루지 못할 꿈이 아니다.
■동천 생태축의 회복
상상지도는 기본적으로 부산시민공원~서면~광무교까지 부전천(동천의 핵심 지류)의 복개를 걷어낸다는 전제 하에 물줄기를 따라 걷는 산책로와 자전거길을 열고, 주요 명소와 거점은 친환경 교통시설인 철도를 놓는 것으로 제안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복개된 부전천이 열린 자리에 조성된 산책로다. 부산시도 추진하겠다고 밝힌 이른바 '동천 갈맷길'이다. 이 산책로는 서면을 거쳐 북항재개발 지역까지 이어진다. 거리는 약 9㎞, 걸으면 2시간 반 정도가 소요된다.
성지곡 더파크 동물원에서 북항 웨어하우스 파크까지 10㎞는 '문화를 따라 걷는 길'이다. 걸으면서 다양한 문화를 느끼게끔 공간과 이벤트가 펼쳐지도록 했다. 도보로는 약 2시간 30분, 자전거로는 약 40분이 소요될 전망.
동천과 연결되는 북항재개발 부지에는 항만 물류장비를 활용한 '컨테이너 & 크레인 파크'(물류기술공원)와 웨어하우스 파크(warehouse park, 항만 창고문화공원) 등 신개념 친수공간을 설치토록 제안하고 있다. 항만도시의 정체성을 살리면서 관광과 교육 기능을 겸하게 하는 공간 연출이다.
동천 끄트머리에 있는 현재의 미군 55보급창 자리에는 테마 파크가, 그 반대편에는 리버사이드 파크가 각각 들어서게끔 했다. 이 역시 부산의 특징을 살리는 친수공간이다. 흉물로 여겨졌던 동천 하류의 교각에는 그래피티 또는 벽화를 입혀 시각적 변화를 유도한다.
■세 구역으로 특화개발
이번 상상지도는 서면 일원과 북항을 아우르는 전체 동천 지역을 A B C 세 구역으로 나눠 특화개발이 될 수 있도록 했다. 중장기 로드맵을 세워 진행해야 할 부분이다.
A구역은 북항재개발 부지와의 통합 연계를 제시한다. 동천과 북항은 강과 바다, 문류(文流)와 물류(物流), 육상생태계와 해양 생태계를 잇는다는 점에서 한 몸이다. 부전천의 복개 부분이 걷히면 북항에서 출발한 유람선이 서면 도심까지 오르내릴 수도 있다. 서면과 북항의 통합 관광이 실현되는 그림이다.
미 55보급창과 자성대공원 사이에는 입체보행로가 놓여 섬처럼 갇힌 자성대 공원이 바다와 소통된다. 부산시민회관 주변의 동천에는 야외음악당이 들어서고, 주변은 문화골목으로 개발된다.
B구역의 포인트는 문현금융단지와 서면 도심이다. 동천과 문현금융단지 사이에 슈퍼뱅크(덱 형태의 대형 인공 제방)가 설치되고, 주변은 금융거리로 조성된다. 서면에는 카페골목과 먹자 골목이 특화되고, 직할시 승격 기념으로 세워졌던 옛 부산탑이 이전 복원된다. 물길을 따라 형성될 서면의 '문화창의지구'에는 연중 문화공연과 전시회가 이어지고 교량과 덱은 만남의 공간으로 활용된다. 서면 동천로는 대중교통 우선지구로 변하고, 철도차량정비창은 입체 복합도시로 탈바꿈 한다. 범내골~서면교차로 사이엔 옛 전차길이 복원된다.
C구역은 동천의 중 상류로, 부산시민공원과 송상현 광장의 연계, 주변 특화개발 및 마을만들기로 특징지워진다. 성지곡과 부산시민공원 사이엔 파크웨이가 놓이고, 부산시민공원과 국립국악원을 연결하는 입체보행로가 만들어져 두 곳이 공간적으로 소통·통합된다. 부전역 일대는 광장과 함께 부전시장 활성화 사업이 진행되고, 송상현광장과 연결되는 우암선 폐선 부지에는 언덕골목길이 형성된다.
전문가들은 "최근 통과된 도심재생특별법 등을 활용해 정책과 비전을 만들어가면 2030년쯤에는 우리가 꿈꾸는 '동천 문화·경제의 황금라인'이 현실화 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 "동천 때문에 웃음 피어나고 일자리 생길 것"
■ '상상지도' 그린 강동진 교수
- 문화 토대로 경제 활성화에 중점
- 시민공감대·정책 양날개로 실현
- 물길 복원 전략·점진적 접근 필요
동천 재생 상상지도를 그린 경성대 강동진 교수. 그는 "동천이야말로 창조경제가 실현될 수 있는 공간이다"고 말했다. |
약 2개월 간의 작업 끝에 '2030 동천 시민창의 상상지도'를 완성한 경성대 강동진 (사진) 교수. 그는 요즘 동천을 베고 잔다고 할 정도로 동천과 다부지게 씨름하고 있다. 동천에 부산을 바꿀 혁신적 키워드가 숨쉬고 있다고 보기에 그는 '샅바'를 놓을 수 없다고 했다. 7일 동천 상상지도 원안을 넘겨받으며 간단히 인터뷰를 했다.
-상상지도는 상상력의 산물 같다. 어느 정도 실현 가능하다고 보는가?
"실현가능한 것을 전제로 만들었다. 시민적 공감대가 형성되고 예산을 포함한 정책적 뒷받침이 되면 대부분 실현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떤 부분에 포인트를 뒀나?
"땅과 물에 녹아든 동천 주변의 자산들을 찾아내고, 힘 잃고 소외된 곳에 생명력을 공급하는 부분에 초점을 두었다. 문화를 토대로 경제를 활성화하는 그림이다. 동천은 그러한 자산과 공간을 가지고 있다."
-관건은 역시 물길 복원일 것 같다.
"당연하다. 물길은 도시를 풍요롭게 하고 삶에 활기를 준다. 동천의 옛 모습을 찾는 전략적이고 점진적인 접근이 있어야 한다. 당장은 서면로~영광도서~부산시민공원에 이르는 부전천을 복원하고, 중장기적으로는 호계천과 전포천, 그리고 부전천의 상류를 복원해야 한다. 뜻을 모으면 가능한 일이다."
-동천 재생에 왜 그렇게 매달리나.
"동천 재생 사업은 도심에 생기를 불어 넣는 일이다. 그 생기는 피폐해진 서면 일대를 문화적 경제적으로 재작동시킬 것이다. 생기를 일으키는 중심은 사람이다. 그 사람은 나와 가족, 우리 이웃, 부산시민 모두이며, 모든 방문자들이다. 동천 때문에 웃음이 피어나고, 일자리가 생기며, 함께 할 공유가치가 커지면 모두에게 좋은 일 아닌가."
박창희 선임기자, 민건태 김영록 수습기자
후원: (주)협성종합건업
※이 기사는 부산시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부산 중구영도구 > 동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동천 재생 4.0 부산의 미래를 흐르게 하자 <4-2> 동천의 기억- 동천과 부산 북항은 한몸 (0) | 2013.07.06 |
---|---|
동천 재생 4.0 부산의 미래를 흐르게 하자 <4-1> 동천의 기억- 서면에 포로수용소가 있었다 (0) | 2013.07.06 |
동천 재생 4.0 부산의 미래를 흐르게 하자 <3-4> 신 문화창조의 거점- 동천을 보는 눈이 달라졌다 (0) | 2013.07.06 |
동천 재생 4.0 부산의 미래를 흐르게 하자 <3-3> 신 문화창조의 거점- 동천 지류와 우암선 철로 (0) | 2013.07.06 |
민속품·귀금속 구경하고 출출하면 맛집 순례 (0) | 2013.04.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