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근 논문] 급변하는 동북아 정세..해군력 증강해야
무역 의존도 70-80%에 이르는 한국, 해로는 국가의 생명선
이 지역 석유 매장량, 600억-1,000억 배럴 추정
- 최종편집 2013.03.02 17:37:15
- 이춘근 한국경제연구원 외교안보연구실장의 다른 기사 보기
한국 해군은 현재 대한민국의 기본적인 국가이익을 지키기에 전혀 충분치 않다. 해군력 증강에 더욱 힘을 기울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으로 동북아 국제질서가 변하고 있다.
이춘근
I. 들어가는 말
제주 남방 해역이 국제정치 혹은 지리학적으로 구체적으로 어디부터 어디 까지라고 정의된 바는 없다.
그러나 대략적으로 제주도를 중심으로 서쪽으로 중국의 동해안인 얀쳉까지 잇는 선, 그리고 얀쳉으로부터 중국의 동쪽 해안을 따라 남쪽으로 복건성(福建省)의 푸조우까지 내려간 후 서쪽으로 방향을 틀어 타이완의 타이베이를 거친 후 다시 동북쪽으로 류큐 열도를 거슬러 올라가 일본 큐슈의 남단 가고시마를 거쳐 규수 남서해안을 지나 후쿠오카에 도달 한 후 다시 서쪽으로 방향을 틀어 제주에 이르는 선을 연결한 바다를 ‘제주 남방해역’이라고 부르면 무리가 없을 것이다.
우리가 제주 남방해역이라 부르는 해역을 중국은 동중국해라고 부르고 있으며 일본이 보기에 이 수역은 큐슈의 서남 해역일 것이다.
일본은 류큐 열도의 섬들을 세이난(西南) 군도라고 부른다. 제주 남방해역은 넓이 약 120만 평방Km의 반 폐쇄 해 (semi closed sea) 이다.
제주 남방 해역은 21세기 국제정치 관점에서 보았을 때 세계에서 제일 중요한 바다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대한민국은 물론 동북아시아 관련국들인 중국, 일본, 미국, 러시아 등에 치명적으로 중요한 바다다.
제주 남방 해역이 이들 나라들 모두에게 치명적으로 중요한 이유는 이 해역이 가지는 경제적, 전략적 중요성으로부터 도출 된다.
우선 이 바다는 일본, 중국, 한국 모두에게 사활적으로 중요한 ‘해로’(Sea Lane of Communication, SLOC) 가 지나는 곳이다.
특히 일본과 한국에 있어서 이 해역은 두 나라 국가의 생존과 직결되는 석유항로가 지나는 곳이다.
만약 제주 남방해역이 적대 세력에게 장악될 경우 한국이나 일본은 국가 생존조차 보장 받을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다.
세계 20대 무역항 중 물동량 순위로 14대 항구가 중국, 일본, 한국에 위치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 지역을 지나는 상선 및 화물선, 유조선의 규모가 가히 세계 제1임을 말해주는 데 무리가 없다.
영국의 유명한 탐험가이며 대영제국의 경영자였던 월터 랠리히(Walter Raleigh) 경은 “바다를 장악하는 자, 무역을 장악 한다. 세계의 무역을 장악하는 자, 세계의 부를 장악할 것이며 결과적으로 세계 그 자체를 제패할 것이다.”라고 말 한 바 있었다.
우리나라처럼 국가경제의 대외 의존도 가 100%가 넘는 나라, 중국처럼 대국임에도 불구하고 무역 의존도가 70-80% 에 이르는 나라에게 해로는 국가의 생명선이다.
한국과 중국에게 특히 중요한 해로는 모두 제주 남방해로 (동중국해 해로)를 지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제주남방해역은 한국과 중국 두 국가의 운명에 사활적이다.
제주 남방 해역이 작금 또다시 결정적으로 그 중요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는 이유는 바로 이 해역에서 세계 강대국들의 해군력이 각축 및 충돌하는 국면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 때문이다.
이미 오래전부터 잠재해 왔던 문제이기는 하지만 중국과 일본은 2012년 9월 이후 본격적으로 센카쿠/댜오위다오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으며 분쟁의 수위는 지속적으로 고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중일 양국 간의 해상영토 분쟁은 무력 충돌 가능성마저 배제할 수 없는 심각한 요인들을 내포하고 있다.
이미 무역국가로 국가의 성격이 바뀐 중국은 서태평양 전역을 중국 국가안보에 결정적으로 중요한 전략 지역이라고 선포하고 이 지역에서 미국과 일본의 해양 제패에 도전하고 있다.물론 미국은 중국의 이 같은 서태평양 도전을 과감하게 정면에서 되받아치는 전략을 전개하고 있다.
본 논문은 이처럼 안보상황이 지극히 불투명해지고 있는 제주 남방해역에 대한 지정학적, 국제정치학적, 전략학적 분석을 시도하려는 것이다.
본 논문은 우선 제 2 장에서 제주 남방 해역의 경제적 중요성을 분석하고 제 3장에서는 이 해역의 지 전략적 특성과 관련국들의 제주남방해역에 관한 인식을 분석하고자 한다.
제4장에서는 현재 이 해역에서 야기되고 있는 국제 갈등상황과 각국의 전략을 분석하고, 제5장은 한국이 이 해역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구상하고 있는 제주 해군지지의 중요성과 해군기지를 조속히 건설해야 할 필요성에 대해 논하고자 한다.
II. 제주 남방해역의 경제적 중요성: 해로와 해저자원
서론에서 정의한 제주 남방 해역은 두 가지 측면에서 경제적으로 관련국들 모두에 사활적으로 중요하다.
첫 번째 중요성은 제주 남방 해역은 한국, 중국, 일본 3국이 생명선이라고 여기는 해로가 지나가는 바다라는 사실이다.
두 번째 중요성은 제주 남방해역이 그 자체로서 가지고 있는 자원의 보고(寶庫) 라는 사실에서 유래하는 중요성이다.
이처럼 제주 남방 해역이 경제적으로 사활적으로 중요하다는 사실은 관련국들 모두가 이 지역을 군사력을 사용해서라도 지켜야만 할 지역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경제적 중요성과 지리적 중요성은 상호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두 가지 개념은 상호 보완적으로 그 중요성을 더욱 증대시키고 있다.
1. 제주남방 해역은 사활적 해로의 종점이며 출발점
바다의 안전과 해군력에 관해 연구하는 국제정치학자들, 해군 전략이론가들, 해상 교통 및 해운을 연구하는 경제학자 등 모든 전문가들은 해상교통로의 확보가 자기 나라의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가를 공부하는 사람들이다.
근대 해양 전략 사상의 비조, 알프레드 마한 (Alfred T. Mahan)이 저술한 「해양력이 역사에서 미친 영향」 이라는 고전은 그 제목을 ‘해상 교통로의 안전과 불안전이 국가들의 경제적 흥망성쇠(興亡盛衰)에 미친 영향’이라고 풀어써도 될 정도로 ‘해로’ 의 전략적 중요성을 밝힌 책이다.
해상 교통로를 안정적으로 확보한 나라는 경제력을 발전시킬 수 있으며 경제 발전은 그 나라를 강대국으로 만드는 원천이라고 주장한 마한의 책은 당연히 해군력 건설을 고려하는 모든 나라들이 바이블처럼 모시는 책이 되었다.
마한의 이론을 충실히 따랐던 영국과 미국은 세계를 제패한 강대국이 되었었고 지금 현재 세계의 패권을 향해 무서운 속도로 돌진하고 있는 중국의 전략가들은 예외 없이 모두 마한주의자 (Mahanist) 가 되었다.
이처럼 중요하기 때문에 학자들은 해로를 생명선이라고 부르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그러나 해로 중에서도 특히 중요한 곳이 있는데 이 같은 중요한 해로들을 학자들은 choke point 라고 표현한다.
초크 포인트란 문자 그대로 목을 조르는 지점을 의미한다.대양을 지나는 해로는 위험이 발생 할 경우 약간 방향을 틀어서 이동할 수 있는 여유가 있다. 그러나 다른 곳으로 돌아갈 수 없고 반드시 그 지역을 통과 할 수밖에 없는 해로가 있을 터인데 그런 곳을 초크 포인트라고 부를 수 있다.
세계 해로 중 초크 포인트에 해당하는 곳이 수에즈 운하, 파나마 운하 등 중요한 운하와 대한해협, 말라카 해협, 도버해협 등 좁은 해협 등이다.
이들 지역은 대양과 달리 우회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초크 포인트가 적대세력에게 장악당할 경우 해로의 안전은 파탄 나고 마는 것이다.그래서 마한은 특히 세계 해로중 주요 초크 포인트의 안전 항행을 확보하는 것이 미국에게 사활적으로 중요한 일이라고 주장했던 것이다.
제주남방해역은 한국은 물론 중국, 일본 등 3국 모두에 있어서 사활적인 해로들이 집결 혹은 출발하는 지점이라는 점에서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한국의 해로:
한국의 수출 해로는 크게 동쪽으로 미국과 일본을 향하는 태평양 해로, 서쪽으로 중동과 유럽으로 이어지는 해로, 그리고 남쪽으로는 인도네시아와 호주로 이어지는 해로로 나눠진다.
이 3대 해로는 그 차지하는 경제적인 비중은 약간 씩 다르지만 한국의 생존에 사활적이라는 점에서는 그 중요성의 우열을 구분하기 어렵다.
제주 남방 해역은 한국의 3 대 해로 모두가 지나는 곳이다.
중동을 거쳐 유럽으로 가는 해로, 미주대륙을 향하는 해로, 그리고 호주등으로 가는 해로등 대한민국의 모든 해로는 제주남방해역을 통과하지 않을 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주 대륙 북부, 혹은 러시아의 극동지역과 연결하는 상대적으로 미미한 물동량만이 제주 남방 해역을 거치지 않고 한국을 출발, 다른 나라에 도달 할 수 있을 뿐이다.
한국의 수입해로 역시 마찬가지다.
우선 한국이 수입하는 가장 중요한 자원인 석유와 천연가스를 운반하는 유조선, LNG 선등의 가히 100% 가 제주남방해역을 통과하지 않을 수 없다.
중동에서 한국까지 문자 그대로 줄을 서서 달려오는 우리나라의 유조선들은 제주 남방해역까지 함께 오다가 제주 남쪽 해역에서 방향을 틀어 일부는 부산, 울산, 광양, 여수로 또 다른 일부는 서해 바다를 거쳐 군산, 평택, 인천이라는 종점을 향해 달려간다.
한국은 그 수출입 물동량의 99.7 % 가 바다를 통해서 이루어지고 있는 나라다.
한국은 석유가 한 방울도 나지 않는 나라이지만 매일매일 1,900만대나 되는 자동차들이 쉴 새 없이 분주하게 다니고 있는 나라다.
이 자동차들은 모두 수입되는 연료로서 움직이는 것이다.이 자동차를 움직이기 위해서라도 수 십 만 톤 짜리 유조선이 쉴 새 없이 페르시아 만의 석유를 한국으로 퍼 날라야 한다.
한국의 해로는 길고 험악하다.
일단 거리가 멀며 오는 길이 복잡다단하다. 중동으로부터 석유를 수입해야 하는데 중동에서 한국까지 오는 석유 수송로는 가히 세계 최장의 석유 수송로라고 말 할 수 있을 것이다.
제주 남방해역은 이처럼 길고 험악한 석유수송로는 물론 대한민국을 먹여 살리는 화물 물동량의 종점이자 출발점이다.
중국의 해로:
중국의 급속한 경제발전은 주로 중국이 세계와 거래하게 됨을 통해 가능하게 된 일이다.중국은 과거와 같은 고립, 폐쇄, 대륙국가가 아니라 개혁, 개방을 이룩한 무역국가, 산업국가, 해양국가로 변신하고 있다.
중국의 발전은 중국 대륙과 태평양이 만나는 중국의 동부해안지대에서 주로 이루어진 일이다.
태평양과 접하는 중국의 동부 해안 지대는 요동반도, 산동 반도에서 홍콩에 이르는 수천 Km 이상의 띠(帶) 모양의 지역이다.
중국의 동부 해안 지역의 활력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가히 그 물동량의 규모를 측정하기조차 어려운 무진장 양의 해운 물동량이 바다로부터 중국 대륙에 쏟아 부어져야 만 한다.
우선 중국의 북부 공업지역인 당산, 대련, 칭다오, 베이징, 그리고 만주의 산업사설이 지속적으로 가동되기 위해서는 거의 100% 제주남방해역을 통과한 해운 물동량이 서해(황해)를 거슬러 올라가야만 한다.
중국의 북부 해안지역 공업지대의 사활은 제주 남방 해역이 중국에 적대저인 세력에 의해 장악되는 경우에는 도무지 보장될 수 없는 일이다.
중국 동해안의 중앙지역의 항구들인 항조우, 푸조우, 닝보, 상하이 등은 바로 제주 남방해역과과 맞닿은 곳에 위치한 중국 최대의 무역항 들이다.
이들은 모두 세계 20대 무역항에 속하는 대규모 항구들이며 현대중국 경제발전과 번영의 상징이다.
일본의 해로:
일본의 경우 일본 제주 남방 해역이 가지는 사활적 중요성은 한국이나 중국 보다는 약하다고 말 할 수 있다.
우선 지리적으로 일본의 동부 해안 지역이 태평양과 접하고 있기 때문에 일본은 중국. 한국에 비해 우회 항로의 옵션이 다양한 편이다.
일본 동부해안에서 제주남방해역을 거치지 않은 채로 도달 할 수 있는 세계의 다른 나라들이 훨씬 많다는 의미다.
특히 미주지역 혹은 오세아니아에 도달하기 위해 일본은 태평양을 직접 활용할 수 있다. 석유를 수송하는 경우에도 일본은 반드시 제주남방해역을 통과해야 할 필요가 없다.
이처럼 일본이 제주 남방해역에 대해서 자유롭다는 사실은 일본에게는 대단한 전략적 이점이 아닐 수 없다.
일본은 중국, 한국 등과 서태평양 지역의 여러 수역에서 영토분쟁을 전개하는 경우라도 일본의 무역 로가 직접 차단당하는 위험에 처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주 남방 해역은 일본의 서부 해안 지대 및 큐슈의 공업지대와 세계를 연결하는데 필수적인 해로가 아닐 수 없다.
2. 제주 남방 해역은 자원의 보고
미국의 에너지정보기구(US Energy Information Administration, EIA)는 동중국해, 즉 제주남방해역에는 엄청난 양의 석유와 천연가스가 매장 되어 있을지 모른다고 예상한다.
아직 제주 남방 해역의 정확한 석유 매장량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EIA는 600억-1,000억 배럴 정도가 매장 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중국은 동중국해 전역에 700억- 1,600억 배럴의 석유가 매장 되어 있을 것이라고 그 대부분이 오키나와 부근에 매장되어 있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현재 석유를 생산하는 유정은 1989년 발견된 후 1998년부터 석유 생산이 시작된 핑후 유전으로 1990년대는 일일 평균 8,000-10,000 배럴 정도 생산하고 있었지만 최근에는 일일 400배럴로 생산이 급격히 감소했다.
2010년 기준, 중국은 일일 약 940만 배럴, 일본은 일일 445.2 만 배럴 한국은 219,5만 배럴의 석유를 소비했다.이지역의 석유매장 추정치는 중국, 일본, 한국 등이 수 십 년 이상 사용할 수 있는 양이라고 말할 수 있다.
제주남방해역에 더욱 풍부한 에너지는 천연가스다.EIA는 이 지역에 1-2조 입방 피트의 천연가스가 매장되어 잇는 것으로 추정한다.중국은 이 지역에 최대 250조 입방피트의 천연가스가 있을 것이라 추정한다.
지하자원 뿐 만 아니라 제주남방해역에는 수산자원도 풍부하다.센카쿠/댜오위다오 수역에서 발발하는 분쟁의 상당 부분이 이 지역에 조업하는 중국 어선들과 중국어선의 조업을 중단 시키려는 일본 경비정 사이에서 야기되고 있다는 사실은 이 지역의 어업 자원 자원이 풍부하다는 사실의 반증이다.
지금 이순간도 중국의 불법 조업 어선들과 이들을 막기 위한 한국 해양경찰의 힘겨운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III. 제주남방 해역의 지 전략적(地戰略的, Geostrategic) 평가
제주 남방해약은 본 논문 서론에서 지리학적으로 정의한 바처럼 중국, 한국, 일본이 영토로 서로 마주 보고 있는, 즉 3국이 바다를 통해 국경을 접하고 있는 전략지역이다.
21세기 세계정치가 결정되는 곳이 아시아 일 것이라는 사실은 클린턴 국무장관의 선언으로 말미암아 더욱 확실한 것이 되었지만 21세기 국제정치의 흐름을 이해하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라도 알 수 있는 일 이었다.
우선 21세기는 20세기가 대서양을 중심으로 하는 유럽과 서양의 시대였던 것과는 달리 아시아 태평양의 세기가 될 것이 분명하다.
아시아 국가들의 유럽 국가들보다 경제력에서 앞서기 시작했고 이는 곧 군사적, 정치적인 우위와 연결 될 것이기 때문이다.
대서양과 태평양이라는 두 대양을 모두 연하고 있는 미국이 21세기를 미국의 태평양 세기 (America’s Pacific Century) 라고 규정한 이유가 바로 여기 있는 것이다.
물론 21세기가 갈등의 세기기 될지 협력과 평화의 세기가 될 지는 아직 단정적으로 알 수 있는 일은 아니지만 21세기가 미국과 중국이 ‘경쟁’하는 세기기 될 것임은 불문가지의 현실이다.
막강한 두 제국적(帝國的) 강대국 미국과 중국은 운명적으로 충돌 할 수밖에 없다고 예측하고 대응하는 것이 현명한 전략일 것이다.
그렇다면 제주 남방해역은 전략적으로 중국, 미국, 일본에게 어떻게 인식되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이곳을 어떻게 전략적으로 인식하고 중국, 미국, 일본의 행동 혹은 입장에 대처해야 할 것인가?
1. 중국이 인식하는 제주 남방 해역
중국은 지난 30년 동안 9% 대의 경이로운 경제 성장을 이룩한 나라지만 지난 20여 년 동안 중국의 군사력 성장은 경제성장보다 그 증강 비율이 거의 두 배에 이르는 더욱 놀라운 것이었다.
중국은 미국 등 서방 제국들이 군사력을 급속히 감축 시키는 1990년대 초반 이래 약 10년 동안 동안 년 평균 17% 에 이르는 군사비 증액을 이룩하고 있었으며 2000년대 초반 10년 동안에도 중국의 군사비 증강비율은 매년 두 자리 숫자 이상을 기록, 세계 제일의 군사력 증강 국가로 기록 되고 있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중국의 군사력 증강은 대단히 불투명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이 공식으로 발표하는 군사비의 증강은 그 자체도 대단한 것이지만 서방측 전문가들은 중국이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놀라운 군사비 증강마저 아예 믿지 않는다.
미국 국방정보국(Defense Intelligence Agency, DIA) 은 실제 중국의 국방비는 중국이 발표하는 국방비의 3배 이상 될 것이라 추정 한다.
예로서 2001년 중국 정부는 중국 국방비를 174억 8,000만 달러라고 발표 했는데 미국 DIA는 중국 국방비는 최하 470억 달러, 최대 670억 달러라고 추정 했다.
2005년 중국은 국방비가 302억 7,000만 달러라고 발표했고 미국은 최소 660억, 최대 940억이라고 추정했다.
2012년 중국은 국방비를 1,060억 달러라고 발표 했다.이는 전년도보다 11.2 %나 증액 된 것이다.물론 미국은 2012년의 중국 국방비도 최소 1,200억 달러, 최대 1,800억 달러로 추정 하고 있다.
중국의 국방비는 그 실제적인 액수와 관계없이, 중국이 발표하는 자료에 의거해도 매년 10-20% 정도씩 급속한 속도로 증액되어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면 중국의 군사비는 왜 이렇게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것인가?중국은 냉전이후 군사력을 양적인 측면에서 거의 절반으로 감축 시켰다. 500만에 육박했던 중국의 대군은 이제 총 250만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군사비의 급격한 증강과 군사력의 급격한 양적 축소는 결국 중국 군사력의 현대화, 과학 기술군화라는 현상으로 귀결 되었다.
무엇보다도 중국은 급속히 해군을 증강 시키고 있는데, 물론 중국은 자기 나름의 해군력 증강 논리를 가지고 있다.
우선 중국은 지리적으로 태평양에 노출 되어 있는 나라다.중국이 상당 수준의 해군을 가지고 있지 못할 경우, 중국의 동부 해안 지역은 무방비 상태가 된다.
제주 남방 해역은 중국 동해안의 중심부와 맞닿아 있는 곳인데 중국 최대의 항구도시, 중국 발전의 상징인 상하이가 포함되어 있다. 이 지역은 마치 중국의 배꼽이나 마찬가지로 인식 될 수 있는 지역이다.
장연충(張連忠) 제독은 “지난 100년 동안 중국은 외국으로부터 7차례 침략을 받았는데 7차례의 침략 모두가 바다를 통해서 이루어진 것” 이라고 말한다.
역사적으로 사실인 이 언급은 경제발전을 이룩한 중국이 바다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기 시작 했는지를 말 해 준다.
특히 1978년 이후 중국의 산업화는 주로 중국의 동해안 지대에서 집중적으로 이루어 졌고, 그 결과 바다를 지키지 못할 경우 중국의 산업지대가 그대로 적에게 노출 되는 지정학적으로 취약한 상황에 당면하게 되었다.
무역국가, 산업국가로 변한 중국, 그리고 중국의 공업지대가 해안가에 집결되어 있다는 사실은 중국으로 하여금 해군력 건설에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을 강요한 것이다.
중국은 해양방위를 위해 일단 중국에 적대적인 세력이 중국의 해안가에 접근하는 것을 방해해야 할 필요가 생겼다.
물론 중국의 이 같은 시도는 해양 자유의 원칙을 신봉하는 패권국이요 세계 최대의 해군국인 미국의 이익과 정면충돌하는 것이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육군 장군출신으로 중국해군 사령관을 역임했고, 현대 중국 해군의 아버지라고도 불리는 유화청(劉華淸) 장군은 중국의 해안 방위를 위해 소위 제1 도련선, 제2 도련선등의 방위개념을 설정했다.
중국이 설정한 두 개의 도련선(도련선, island chain)은 중국의 입장에서는 방어적 조치일지 모르지만 중국이 아닌 인접국들과 미국이 볼 때 그토록 공격적인 포석과 전략은 없을 것이다, 인류 역사가 시작 된 이래 이처럼 영토 개념으로 바다에 선을 그은 경우란 별로 없었다.
중국은 제1 도련선 서쪽의 모든 바다에 대해 미국 전략가들이 A2/AD -즉 접근 금지(Anti Access), 지역 거부(Area Denial)- 라고 표현하는 놀라운 전략개념을 설정했다.
서 태평양의 거의 전 지역에 해당하는 제1도련선 이내의 지역을 중국에 적대적인 국가의선박이나 군함들의 통행이 불편한 곳으로 만들겠다는 것이 중국의 의도다.
중국이 주장하는 제1 도련선 해역 중에서도 가장 핵심적인 지역은 제주남방해역이다.
제주남방해역은 중국이 설정한 제 1 도련선의 중앙 핵(中央 核)에 해당하는 지역이다.
중국이 제주남방 해역에서 제해권을 장악하는 날, 중국의 북부 해안지역과 중부 해안 지역은 안전을 보장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중국이 제주남방해역에서 제해권을 확보할 경우 중국은 서해(黃海)의 안전을 자동적으로 보장 받게 될 뿐 만 아니라, 서해에서의 제해권도 확보하게 될 것이다. 제주남방해역의 제해권을 중국이 차지하는 경우 서해는 완전히 중국의 내해(內海)가 될 수밖에 없고 미국함대가 서해바다에 진출하는 것은 지극히 어려운 일이 될 것이다.
중국이 제주 남방해역의 제해권을 장악하는 경우, 서해의 장악은 자동적으로 이루어질 일이다. 그리고 서해를 장악하는 나라, 아시아의 패자(覇者)가 될 것이다.
중국은 1998년 6월 제주남방해역인 동지나 해는 물론 남지나해 의 모든 해역이 중국의 영토와 마찬가지임을 선언하는 ‘배타적 경제수역 및 대륙붕 법’을 발표했고, 2000년대 이르러서부터 중국 선박과 항공기의 제주남방해역. 특히 센카쿠 영해 진입은 다반사가 되었다.
2010년 9월 7일 센카쿠 해역에서 중국 어선과 일본 해상 순시전이 충돌 한 이후 2012년 9월 일본 정부가 센카쿠를 국유화 하고 그 이후부터 현재 까지 분쟁의 강도가 점차 심각해지고 있는 중이다.
2. 일본이 인식하는 제주남방 해역
제주 남방해역은 해로라는 측면에서 일본이 가지는 중요성은 한국이나 중국의 그것보다는 정도가 약하다고 설명했었다.
일본은 우회할 수 있는 항로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략적 해역으로써 제주남방해역이 일본에 대해 가지는 중요성은 결코 과소평가 될 수 없다.
우선 제주 남방해역에는 일본이 자신의 영토라고 생각하는 섬들이 많이 있다는 점에서 일본은, 특히 국토방위를 위해 절대 소홀히 할 수 없는 지역이다.
우선 센카쿠와 류큐열도가 제주남방해역내의 일본영토 들이다.중국의 궁극적 목표가 류큐 열도를 일본으로부터 다시 빼앗아 오는데 있듯이 일본은 역시 이 영토들을 결코 중국에게 내 줄 수 없다는 것이 국가전략목표다.
일본은 섬나라로써 바다의 영역 확대에 특별히 관심을 두는 나라다.중국이 동중국해라 부르고 한국은 제주남방해역이라고 부르는 이 수역은 일본에게는 ‘큐슈 서남해역’이 될 것이며 더구나 류큐 열도가 일본 영토라는 사실은 일본으로 하여금 제주남방해역에 대해 마치 자국의 영해와 같은 기분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일본 역시 국제사회의 비판을 무시하고 1996년 ‘배타적 경제수역 및 대륙붕 법’을 제정하여 류큐군도 해역과 오키노토리 해역, 심지어 태평양 망망대해상의 미나미 토리시미(南鳥島) 해역 43만 평방 Km 등 총 447만 평방 Km 의 관할 해역을 선포했다.
일본이 주장하는 관할 해역의 넓이는 일본 본토 육지 넓이의 12배나 되는 것이다.
일본은 제주남방해역을 마치 일본의 영토의 일부라고 생각할 것이다.
일본의 입장에서 보기에 일본의 국력이 부상하는 중국의 국력, 특히 해군력과 직접적으로 맞닥뜨리는 지역이 제주 남방해역이다. 일본내 미군 최대의 기지인 사세보(佐世保) 기지는 바로 제주남방해역을 다루기 위한 목적의 군사기지라고 말 할 수 있다.
3. 미국이 인식하는 제주남방해역의 전략적 가치
미국은 지리적으로는 동아시아 국가가 아니지만, 미국은 21세기 세계정치가 결정될 아시아 한 복판에 있는 나라가 될 것임을 천명했다.
미국은 이미 경제, 외교, 군사, 전략적인 측면에서 아시아로 지향방향을 바꾸고 있는 나라다.
오바마 제2 기 행정부는 미국의 아시아 중시 정책을 더욱 강화 시킬 것이며, 미국이 그렇게 하는 이유는 중국의 부상이라는 국제정치의 구조변동이 초래한 당연한 귀결이다.
미국은 중국의 부상이 초래하는 전략적 위협을 방치하지 않을 것이며 중국과 경쟁을 벌이지 않을 수 없는 운명에 놓여 있다.
그리고 미국이 중국의 부상을 저지하기 위한 구체적 행동이 야기되는 지리적인 지역은 여순, 대련, 청도로부터 해남도에 이르는 중국의 동해안 지역일 수밖에 없다.
미국은 이상과 같은 주장의 근거가 되는 국방 전략을 이미 공개적으로 천명했고 실질적으로도 그렇게 행동하고 있다.2012년 1월 5일 미국 국방성은 신 국방 전략 보고서라는 짧은 문건을 간행했다.
미국 국방부는 이미 미국의 군사력에 가장 큰 위협이 되는 중국의 군사력 및 국제 핵무기 현황 등에 관한 평가 보고서를 지속적으로 발간해 왔는데 2012년 1월 5일 간행된 보고서는 그 이름이 Sustaining US Global Leadership (미국의 세계리더십 유지)로 되어 있으며 부제(副題)는 Priorities for 21st Century Defense (21세기 국방의 우선순위) 로 되어 있다.
동 보고서는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의 언급을 군사적으로 지원하는 입장에서 작성된 것으로서 미국 국방성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의 전쟁을 마감하는 동시에 아시아를 초점으로 하는 새로운 군사 전략을 수립’ 하겠다고 선언하고 있다.
미국의 군사력이 날렵하고(agile), 탄력적(flexible)이며 온갖 종류의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것 이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신 국방지침은 미국 군사력의 대상이 “중국이라는 사실”을 전혀 숨기지 않는다.
오바마 대통령은 동 보고서의 서문에서 “미국 군사력은 접근이 거부된 상황(anti-access environments) 에서도 훌륭하게 작전 할 수 있어야 한다.” 고 말한다.접근이 거부된 상황이란 바로 중국의 제1 도련선 전략을 의미하는 것이다.
중국이 고심 끝에 내놓은 전략인 반 접근 전략을 미국은 신 국방전략 지침 서문에서 그대로 되받아치고 있다.
미국은 서태평양, 동아시아, 인도양, 남아시아지역에 미국의 경제와 안보이익이 심각하게 연계 되었다고 본다. 그래서 “미국은 전 세계 방방곡곡의 안보에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아시아 태평양지역을 더욱 강조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단언한다.
미국은 동 보고서에서 인도를 중요한 전략 동맹으로 간주하는 반면, 특히 중국의 군사력 증강에 대해서는 그 투명성이 없다고 비난하고 있다.
신 국방전략 지침이 미국의 국가안보 및 세계의 안보에 대해 부정적인 대상으로 지목하고 있는 나라는 북한, 중국, 이란 등 단 세 나라 뿐이다. 세 나라 중 두 나라가 동아시아에 있다.
미국이 특히 강조하는 것은 ‘지구의 공유지’ (Global Commons) 를 누구라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어야만 한다는 점이다.
‘지구의 공유지’ 를 다른 말로 한다면 ‘지구의 바다’ 다. 중국은 서태평양의 지구 공유지의 자유사용을 거부하겠다고 말하고 있으며 미국은 중국의 거부전략을 ‘거부’ 하겠다고 천명한 형국이다.
미국은 자국 해군이 동 중국해는 물론 황해, 동해에서 자유롭게 활동할 것임을 선언한 것이다.
미국의 신 국방 전략 보고서는 미국 군사력의 사명을 10가지로 나누어 정리하고 있는데 이중에서 중국과 직접 관련 되는 사명은 세 번째로 지적된 것이다.
즉 미국은 접근금지 및 지역거부라는 도전에 당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지역에 군사력을 투사할 것(Project Power Despite Anti-Access/Area Denial Challenges) 이라고 말함으로써 노골적으로 중국의 전략에 대응하고 있다.
현재 세계에서 미국의 군사력이 자국 가까이 접근하는 것을 거부한다는 전략을 공개적으로 문서화 시켜 수립해 두고 있는 나라는 중국뿐일 것이다.
미국은 이미 미국 해군력을 아시아에 60% 나머지 지역에 40% 배분하는 전략을 시행하고 있다.
미국은 이라크, 아프가니스탄에서의 전쟁을 종식 시키고 있는 중이며 군사력의 초점을 아시아로 이동하고 있는 중이다.
경제적인 이유가 물론 있지만 미국 국방전략의 변화의 보다 큰 요인은 역사적, 정치적인 것이다.미국은 비전통적인 도전인 테러와의 전쟁을 약 10년 만에 종결하고, 보다 전통적인 국제정치적 도전인 급부상하는 신흥 강대국 중국의 도전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을 세우고 있는 것이다.
4. 한국과 제주남방해역: 생명선들이 합쳐지는 곳
한국의 경우 세계 어느 나라보다 바다에 국가 경제 발전의 운명을 걸고 있는 나라다.해양교통로의 안전이 확보 되지 않을 경우 한국은 거의 즉각적인 국가 멸망의 위기에 빠질지도 모를 나라다.
2010년 현재 세계의 해양 물동량 총량은 83억 7300만 톤 이었다.같은 해 해상을 통한 한국이 차지하고 있는 물동량은 수입 물동량 6억 4700만 톤, 수출 물동량 3억 1900만 톤으로 총 물동량은 9억 6619만 3342 톤 이었다. 우리나라의 항구를 오가는 화물 물동량은 세계 전체의 11.54 % 에 이른다.
대한민국의 인구가 세계의 0.69% 정도인데 세계 화물 물동량의 11.5 %를 차지하고 있다니 가히 한국 국민들은 물 건너 온 물건을 세계적으로 많이 쓰는 나라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세계 평균의 약 16.7 배나 된다.
수입 물동량 무게 기준으로 치면 그 비중은 더욱 올라갈 것이다.우리나라의 수입 물동량의 무게는 세계 수입 물동량의 15.45% 에 이르고 있다.우리나라 사람들은 다른 나라 사람들 평균보다 무게 기준으로 무려 22.4 배에 해당되는 바다 건너온 물건을 쓰고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한국에 있어서 제주 남방 해역이란 한국 해운 물동량의 거의 전부가 지나갈 수밖에 없는 바다다.
중국이나 일본은 제주 남방해역이 차단 될 경우 우회할 수 있는 항로가 있다.
한국은 우회할 방법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제주 남방 해역은 한국에 치명적으로 중요하다.
특히 석유해로는 제주남방해역을 거치지 않고 한국과 이어질 수 없다는 문제가 있다.제주남방해역은 하나하나가 모두 중요한 생명선들(다양한 해로들)이 집결하는 곳이다.
멀고 험한 해로를 달려와 한국에 근접한 수많은 선박들의 일부는 제주 남방해역에서 계속 북상하여 서해바다의 군산, 평택, 인천을 향하며 나머지는 동북쪽으로 방향을 바꾸어 광양, 여수, 부산, 울산으로 향하게 된다.
앞으로 지구 온난화의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로 인해 북극해로가 개통 될 것이며 북극해로의 개통은 동해 바다를 세계의 주요 해로로 만들 것이다.중국을 비롯한 동남아시아 제국들의 유럽 및 미주를 향한 해로가 동해를 거칠 것이며 동해를 거치기 위해서는 반드시 제주남방해역을 거치지 않을 수 없다.앞으로 제주 남방 해역은 물론 한국의 모든 바다가 전략적으로 대단히 중요한 지역이 될 수 밖에 없는 운명이다.
제주남방해역은 무엇보다도 대한민국의 영토인 이어도가 있는 지역이며 앞으로 석유자원이 개발 될 수 있는 제 7광구가 있는 곳이다.
이 해역은 북한의 해군 및 해상운송(海運)을 완전히 차단 할 수 있는 전략적 요충이 된다.
제주남방 해역을 잘 지킬 수 있다면 우리나라는 중국과 일본, 러시아가 100여 년 전 벌였던 한반도 점령 및 아시아 패권 장악을 위한 수차례의 해전 들을 원천적으로 차단,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가 제주에 해군기지를 만들려고 하는 이유는 역사적, 전략적으로 심오한 통찰의 결과다.그런데 이 나라의 일부 세력들이 제주 해군기지를 막무가내로 반대하고 있는 바람에 난감한 상황에 처해 있다.
IV. 제주남방해역에서의 국제분쟁의 본질:
센카쿠/댜오위다오 분쟁을 중심으로
2012년 9월 이후 급격하게 악화된 중일 간 센카쿠/댜오위다오를 둘러싼 분쟁은 4개월여가 넘은 현재도 해결되지 않고 있으며 그 분쟁의 열도(intensity) 는 점차 높아지고 있다.
중국과 일본 사이에 센카쿠를 둘러 싼 영토분쟁의 역사는 짧지 않지만 2012년 이라는 특정 시점에서 보다 노골화 된 중일간 영토 분쟁은 단순히 중국과 일본 두 나라가 작은 무인도를 둘러싸고 오랫동안 벌여온 분쟁을 다시 반복하는 것 뿐 이라고 볼 수 없는 보다 심오한 국제정치적 배경이 존재한다.
또한 현재 영토분쟁을 벌이고 있는 일본과 중국이 과거의 일본과 중국이 아니라는 점에서 양국간의 영토분쟁 문제가 과거에 해결 되지 못한 문제가 다시 야기 된 것일 뿐 이라고 치부하기도 어렵다.
작금 야기되고 있는 센카쿠/댜오위다오 분쟁은 21세기 세계 및 동아시아 패권 경쟁과 직결되어 있는 문제라는 점에서 미국 역시 잠재적인 분쟁 당사국이 되고 있다.
이 사건은 경제력에서 일본을 제체고 세계 2위의 지위를 차지한 중국이 아시아의 패권국, 더 나아가서 미국에 도전하는 세계 패권국을 향해 나가는 길목에서 야기된 사건이며, 일본에게는 소위 20년 동안의 잃어버린 세월로 상징되는 일본 경제의 끊임없는 쇠락, 국가의 급속한 노령화, 2011년의 처참한 대지진 등 마치 일본을 침몰중인 국가처럼 보이는 하는 제반 요인들을 멈추려는 노력의 와중에서 발생한 사건이다.
센카쿠/댜오위다오 분쟁은 미국이 이미 더 이상 방치할 수 없을 정도로 성장한 중국의 국력을 제어하지 않을 수 없다고 인식하고 서서히 대전략의 촛점을 아시아로 맞추고 있는 시점에서 일어난 사건이다.
결국 센타쿠/댜오위다오 영토 분쟁은 아시아의 패권을 차지하려는 중국과, 더 이상 몰락을 지속할 수 없다는 절박한 심정의 일본과, 중국의 부상에 대처해야만 한다고 결심한 미국의 대전략이 얽히고 셜켜 충돌하는 현장이다.
중-일 관계는 아시아의 맥락을 넘지 않을지 모르지만, 이번 영토분쟁의 상부구조를 형성하는 것은 세계적인 차원에서 진행 되는 미중 패권 경쟁인 것이다.
1. 동아시아 국제정치 구조 변화와 중일 영토분쟁
중일 영토 분쟁이 단순한 양국간 영토분쟁 이상으로 보이는데 이는 동아시아 국제정치 구조의 전반적인 변화라는 거시적인 맥락에서 설명 될 수 있다.
냉전시대가 종식 된 이후 전 지구적 차원에서는 평화가 도래한 것으로 인식 되었다.미국과 소련이 벌였던 전 지구적 차원(global level) 에서의 경쟁이 종식 되었고 지구전체 국방비는 1990년부터 2000년 에 이르는 10년 동안 약 30% 정도 감축 되는 현상을 보였다.세계 전체의 국방비가 줄어들었다는 사실은 세계에 평화의 시대가 도래했음을 의미하는 징후(symptom) 였다.
이 시기는 소련이 붕괴되고 미국의 패권이 확립되기 시작한 시점이었지만 미국은 세계를 이끌어 가기위한 구체적인 계획이 없던 시점이었다.
소련을 붕괴시키고 냉전에 승리한 미국은 쉬고 싶었다.조지 윌(George Will) 같은 전문가들은 이 시기를 '역사로부터 휴일' (Holidays from History) 라고 부를 정도였다.
냉전 당시 연평균 약 3,500억 달러의 국방비를 지출했던 미국은 냉전 종식 후 10년 동안은 년 평균 약 2,500억 달러 정도만을 국방비로 사용했다.
냉전 종식후 10년 동안 미국은 국방비만도 약 1조 달러를 절감할 수 있었다.
미국의 국방비는 2001년 9월 11일 테러 공격을 받은 후부터 다시 본격적으로 증액되기 시작, 2012년에는 8,000억 달러에 육박하는 엄청난 국방비를 지출하게 되었다.
그러나 미국이 냉전승리의 이익(dividends)을 향유하고 있던 바로 그 순간 아시아지역에는 대단히 역설적인 현상이 일어나고 있었다.
세계 주요 국가들이 군사력을 대폭 감축한 기간 동안 동북아시아 5개국은 군사비를 대폭 증액 시키는 기이한 현상이 발생 했던 것이다.
세계가 군사비를 35 % 줄이는 동안 아시아 국가들은 군사비를 36% 더 증액 시켰다.
그럼으로써 아시아 구가들이 차지하던 국방비 비중은 1985년 세계의 6.9% 로부터 2000년에는 세계의 14.5%로 대폭 그 비중이 상승되었다.
표.1. 세계 각국 군사비 변동 현황 Million USD, 1999 price
|
1985년 |
1999년 |
2000년 |
변화(%) |
미국 |
382,548 |
283,096 |
294,695 |
23% - |
나토/유럽 |
226,397 |
174,375 |
62,053 |
28% - |
소련/러시아 |
364,715 |
56,800 |
58,810 |
84% - |
아시아 6개국 |
86,283 |
109,424 |
117,377 |
36% + |
World Total |
1,253,517 |
812,043 |
811,452 |
35% - |
Source, The Military Balance 1997-1998 (London: Oxford University Press,
2000) p. 299. IISS, The Military Balance 2000-2001, and 2001-2002 edition.
아시아 5개국: 중국, 일본, 한국, 대만, 북한.
이처럼 역설적인 현상이 발생 한 이유는 단적으로 말하자면 '냉전이 종식 된 직후 아시아 국가들은 냉전시대 보다 오히려 더욱 불안한 상황에 처하게 되었기 때문.' 이라고 말 할 수 있을 것이다.
냉전체제가 와해된 이후, 아시아 국가들은 어떤 나라가 진짜 적국인지 어떤 나라가 진짜 친구인지에 대해 혼란스러운 상황이 되었고 미국과 소련이 적극 개입 하지 않게 된 상황에서 저마다 스스로 자신의 안전을 보장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고 느꼈다.
냉전시대 동안 미국의 군사적인 보호막 아래에서 급속한 경제 발전을 이룩한 아시아 국가들은 미국이 과거와 같은 수준의 안전보장을 제공하지 않을 지도 모른다는 사실에 우려했고, 자신의 국가이익을 스스로 확보할 수 밖에 없는 세월이 도래한 것이라고 우려했다.
냉전이 끝난 후 군사력을 급격히 증강하는 이유에 대해 질문을 받았던 일본의 가이후 수상은 ‘일본의 군사력은 애초 냉전체제와 관계없던 군사력이었기 때문에, 냉전이 종식 되었다고 줄어들 수 있는 군사력이 아니다.’ 라고 말했다.중국도 마찬가지였다.역시 급속한 경제발전 및 국부 증강의 당연한 귀결인 군사비 확충에 박차를 가했다.
특히 냉전체제가 지속되는 동안 급속한 경제발전을 이룩한 동아시아 국가들은 바다의 안전에 유념하지 않을 수 없었다.안정적으로 에너지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해로의 안전이 중요했고, 동시에 바다 그 자체는 석유, 천연가스 등 에너지 자원이 충분히 저장되었는 보고라고 생각되었다.
그 결과 아시아 국가들의 군사력 증강은 해군력 증강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였다.아시아가 불안정 해졌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아시아의 바다가 불안정 해 진 것이다.자원을 나르는 이동 통로로서, 자원을 포함 하고 있는 자원의 원천 그 자체로서 아시아 국가들은 바다에 서 경쟁을 벌이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아시아 국가들의 해군력 증강 결과 그 분쟁은 아시아 3대국인 한국, 중국, 일본이 바다를 통해 국경을 맞대고 있는 지역 즉 제주남방해역, 동중국해, 큐슈서남해역에서 첨예하게 나타날 수밖에 없게 되었다.
같은 지역이지만 다른 이름으로 불리는 이 해역에는 역시 같은 곳을 의미하지만 다른 이름으로 불리는 이어도, 센카쿠도, 댜오위다오 섬들이 존재한다.
영토를 둘러싼 갈등은 다른 어떤 종류의 국제 갈등보다 전쟁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냉전 종식 이후 잠재해 있던 갈등 원인들이 보다 노골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이유는 2010년 이후 중국의 해군이 동아시아의 바다를 향해 진출할 만한 수준으로 강해졌기 때문이다.
중국은 아시아 각국과 동시 다발적으로 아시아의 바다에서 분쟁을 일으킬 수 있는 수준의 군사력을 보유하게 되었으며 중국의 지도층은 중국의 민족주의를 자극하고 있고 강대국으로의 길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2. 센카쿠/댜오위다오 분쟁의 거시분석
현재 진행 중인 중일 해양도서 영토분쟁은 미중 패권 경쟁이라는 맥락에서 보아야 한다.
중국과 일본의 분쟁에 미국이 개입하지 않는다는 것은 현재로서 상상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일본은 물론 중국도 미국이라는 변수를 제외하고 일본과 영토분쟁을 벌일 수 없는 일이다.센카쿠 섬 부근에서 석유 및 기타 에너지 자원이 매장 되어 있을 가능성이 보도 되었지만 센카쿠가 일본의 영토가 되느냐 중국의 영토가 되느냐의 문제는 경제적 요인을 훨씬 넘어서는 문제다.
센카쿠/댜오위다오 문제는 일본과 중국이 '주권' (sovereign right) 을 놓고 벌이는 경쟁으로, 중일 양국이 각각 국가의 “미래” 를 걸고 벌이는 분쟁이라는 맥락에서 보아야 한다.
일본의 입장
일본은 1990년대 이후 약 20년 동안 '무너지는 나라' 의 이미지로 대표되는 나라다.일본의 각종 산업들이 침체하고 있으며 일본의 인구는 세계에서 제일 빠른 속도로 노화하고 있다.
일본은 곧 한국에게도 추월 당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쌓여 있는 나라다.일본은 이 같은 현상을 그대로 받아들여야 할 것인가 혹은 현재와 같은 국가의 진행 방향에 제동을 걸고, 중흥을 도모해야 할 것인가를 결정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
바로 이 시점에서 야기된 사건이 센카쿠/댜오위다오 영토분쟁인 것이다.
한때 일본은 미국과의 관계를 소원히 했다.수 십 년 자민당 독주의 역사를 깨고 집권한 일본의 민주당은 중국과의 관계를 중시하는 정당이었지만 결국 중국과 일본이 본질적인 우호관계가 되는 것은 불가능 하다는 지정학적 현실을 깨달았다.
중국에 대해 우호적인 일본의 민주당은 중국과의 경쟁에서 사사건건 모독을 당했다.
나포된 중국 선원을 풀어주지 않을 경우 일본의 전자산업이 목숨을 걸고 있는 희토류 수출을 제한하겠다는 압박까지 당했다.일본 민주당의 태도에 대해 불만인 미국은 일본이 중국에게 당하는 꼴을 즐기며 보고 있었을 것이다.
중국의 강압적 태도에 놀란 일본 민주당은 센카쿠/댜오위다오 부근에서 미국해군과 합동훈련을 탄원하기도 했는데 (2010년 여름), 미국은 '센카쿠섬 탈환 훈련' 이라는 무지막지한 이름을 제시하며 함께 훈련 할 수 있다고 동의해 주었다.
미국은 2010년 11월 30일-12월 3일 간,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을 응징하기 위한 한미 해군 연합 훈련을 서해상에서 전개한 후, 곧바로 남진, 일본 해상 자위대와 함께 한미연합 훈련보다 약 6배 큰 규모의 훈련을 동중국해 즉 제주 남방 해역에서 전개한 바 있었다.
중국과 본격적인 경쟁 혹은 갈등 모드로 들어간 일본은 2012년 12월 의회를 해산하고 새내각을 형성 자민당의 우파 아베신조가 압도적인 표차로 수상에 당선 시켰다.
한국의 일부 언론이 아베 같은 우파가 일본의 집권 세력이 된다면 향후 아시아의 미래가 캄캄할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독립변수와 종속변수가 뒤바뀐 분석이다.일본은 다가올 앞날이 캄캄하다고 생각해서 아베 신조 같은 우파 인물을 다시 수상으로 뽑게 되었다고 말하는 편이 더 나을 것이다.
중국의 입장
중국은 일본과 반대되는 입장에서 센카쿠/댜오위다오 분쟁에 임하고 있다.중국은 1842년 아편전쟁에 패배한 이후 100년을 치욕의 세기 (Century of Humiliation) 라고 인식하고 있으며 국력의 증강과 더불어 이를 만회해야 한다는 민족주의적 열망에 가득 찬 불만스런 강대국이다.
우리들이 중국을 보면서 간과하고 있는 사실은 중국의 경제발전은 2차 대전 이후 일본, 독일의 경제발전과는 현격하게 다른 모습을 수반하고 있다는 점이다.바로 군사력의 급속한 증강이다.
특히 중국의 군사력 증강이 집중되고 있는 분야가 해군력이라는 사실에 유념하지 않을 수 없다.
중국은 1990년대부터 2000년대를 지나는 동안 문자 그대로, 2년마다 3척의 군함을 마치 찍어내듯이 만들어서 실전 배치했다.
만약 중국이 센카쿠/댜오위다오 분쟁에서 일본을 제압할 수 있다면, 중국은 다른 동아시아 국가들과의 영토분쟁을 쉽게 승리로 이끌 수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일본을 제압한 중국이 주변의 소국들을 제압한다는 로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만약 중국이 센카쿠/댜오위다오 분쟁에서 자신이 원하는 바를 얻지 못하고 물러나거나 양보하게 된다면 중국은 동지나해, 남지나해에서 벌이는 모든 영토분쟁에서 힘겨운 싸움을 해야 할 것을 각오해야 할 것이다.
미국의 입장:
미국은 지리적으로 센카쿠/댜오위다오 문제와 직결되지는 않지만 역시 중일 영토갈등에 초미의 관심사를 가진 나라가 아닐 수 없다.
일본과 중국 양국은 미국의 입장에 대해 대단히 궁금해 해며 미국의 입장은 센카구/댜오위다오 분쟁의 경과와 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 분명하다.
일본과 중국의 영토분쟁이 시작된 직후 미국의 파네타 국방장관은 각각 일본과 중국을 방문했다.일본 방문 당시 일본의 각료들은 미국의 입장을 지지해 줄 것을 강력하게 요청했다.
당시 파네타 장관의 언급은 '미국은 중일 간 영토 분쟁에 개입하지 않는다.' 라는 것과 '중국이 센카쿠/댜오위다오를 공격할 경우 미국은 동맹으로서의 의무를 다 할것' 이라는 두 가지로 요약된다.
파네타 장관의 언급은 결국 미국은 현상유지를 바라고 있다는 의미라고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센카쿠는 일본의 관할 아래 있는데, 만약 중국이 공격을 해서 점령할 경우 미국은 이를 용인하지 않겠다는 의미와 마찬가지 언급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일본과 중국 모두와 전쟁을 벌인 적이 있고 또한 사실상의 동맹인 적도 있었다.
미국은 그러나 일본과 중국 두 나라와 동시에 우호적이거나 두 나라 모두를 동시에 적국으로 삼은 적은 없었으며 앞으로도 그럴 일은 없을 것이다.
미국은 전통적으로 아시아에서 (그리고 유럽에서) 패권국의 출현을 막는다는 것을 대전략의 기초로 삼아 왔다.
미국은 중국이 아시아의 패권국으로 부상하는 것을 결코 허용할 수 없는 처지다.
중국이 아시아의 패권국으로 부상한다면 미국은 아시아에서 후퇴할 것인데 그 경우 미국은 세계적 차원에서의 패권적 지위마저 잃어버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미 미국은 21세기의 세계정치가 아시아에서 결정될 것임을 선언하고 미국 국무장관은 21세기를 미국의 태평양 세기 (America's Pacific Century) 가 될 것이라고 선언했음은 앞에서 설명한 바와 같다.
2013년 1월 미국의 국무장관 힐러리는 보다 분명한 어조로 중국은 센카쿠에서 일본의관할권을 침해하지 말라고 경고, 확실하게 일본의 편을 들고 있다. 전략적으로 당연한 일이다.
V. 제주 남방해역과 제주해군기지
1. 대한민국 영토 이어도가 있는 제주 남방해역
중일간 영토분쟁은 남의 집 일이 아니다.왜냐하면 한국도 사실상 중국, 일본과 각각 영토 분쟁을 벌리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독도 문제는 이미 오래된 영토분쟁이며 점차 노골화 하는 이어도 문제 역시 독도 이상으로 우리에게는 심각한 문제가 될 것이다.
독도 문제가 한민족의 자존심 혹은 독립의 상징이라는 의미에서 중요하듯이 이어도 역시 향후 한중 관계를 규정할 시금석이 되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중국이 2006년부터 갑자기 중국이 이어도에 대해 깊은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는 사실은 중국의 힘이 급속하게 성장했음을 의미하는 일이다.
중국은 사실 서해바다(황해)와 동해바다 전부를 자신이 규정한 제1 도련선 안쪽에 있는, 자국의 영토에 준하는 바다라고 인식하고 있다.
중국이 한국에 대해서 강대국적, 고압적 자세를 취하기 시작한지는 이미 오랜 일이다.
동북공정이라는 고구려사 중국 편입 운동은 제외하고라도, 중국은 과거의 영광을 되찾는다는 차원에서 자국 주변의 작은 나라들에 대해 과거와 같은 종주권을 행사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기 시작했다.
최근 중국 사람들이 입버릇처럼 말하는 '중국은 대국 이고 한국은 소국이라는 말' 은 중국이 원하는 향후 한중관계를 상징하는 말이다.
한국이 중일 영토분쟁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의 문제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전략적이기보다는 감성적이기 때문에 더욱 어려운 문제가 된다.
국제정치의 상식적 전제인 “국제정치에는 영원한 친구도 적도 없다. 다만 영원한 국가이익이 있을 뿐이다.” 는 언급이 우리에게는 잘 적용 되지 않는 것 같다.
한국인들은 일본을 '영원한 적'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대단히 높다.
이번 중일 영토분쟁에서 우리나라 일부 신문이 분쟁중인 섬을 지칭하기 위해 센카쿠 대신 댜오위다오 라는 중국 명칭을 사용하기도 하고, 병기할 경우 중국명칭을 앞에 쓰기도 하는데 대단히 잘못된 일이다.
지금 중국과 일본 두 나라가 갈등을 벌이고 있는 섬은 현재 관할권이 일본에게 있기 때문에 '센카쿠/댜오위다오' 라고 칭해야 맞다.
그것이 중립적인 언급이다.
어느 나라가 '독도/타케시마' 라고 쓰는 것과 '타케시마/독도'라고 쓰는 것은 우리에게 완전히 다른 의미가 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2. 대한민국의 사활이 걸린 제주남방 해로
한국의 해로 중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있을 수 없겠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제주도 남방을 지나는 항로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제주 남방 항로는 매일 수백 척의 상선과 어선, 그리고 유조선이 통항하는 항로다.이 항로는 수출입 총액 1조 달러를 돌파한 무역대국 대한민국의 수출입 물동량 중 99.8 % 가 통과하는 곳이다.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이 제주 남방 해로는 대한민국의 핏방울과 같은 석유수송로라는 점이다.
울산에서 페르시아 만까지의 평균 항해 기간은 17-18일 정도가 걸린다.매일 약 40 만톤 의 석유가 부어져야만 움직일 수 있는 공업국가 대한민국은 제주 남방 항로를 반드시 거쳐야만 하는 유조선의 안전에 국가의 운명을 걸고 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2차 대전 해전의 영웅 니미츠 제독은 “수도를 뺏기고도 전쟁에 승리한 나라는 있지만 석유 수송로를 뺏기고 전쟁에 이긴 나라는 없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전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석유, 다음이 무기, 다음이 식량이라고 말했을 정도다.오늘날 이 언급은 더욱 타당하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의 해로는 그 길이가 길다는 특징 이외에 해로의 통과 수역이 불안정한 지역이 많다는 특징을 가진다.
그 중에서도 가장 취약하고 위험한 것이 중동-극동을 잇는 한국의 석유해로인 것이다.
중동-극동을 잇는 해로는 한국 行이 한국 發보다 훨씬 더 중요한 노선이다.
이 노선을 통해 한국 국가존망에 사활적이며 한국 공업은 원동력인 석유가 수입되기 때문이다.일본 역시 이 석유 수송로에 국가의 사활이 걸려있기는 마찬가지다.
국가안보를 진정 완전히 확보하기위해서는 페르시아 만으로부터, 인도양, 말래카 해협, 남지나해, 제주해협에 이르는 온 항로의 안전을 보장 할 있는 해군력을 가져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 같은 해군력을 갖는다는 것은 우리의 현재 능력으로 불가능한 일이며 그래서 한국은 미국과의 동맹을 지속 강화함으로서 미국 해군의 지원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독립 국가인 대한민국은 최소한 스스로의 능력으로 사활적인 해로를 지킬 수 있어야 한다.
먼 곳의 해로는 우회할 수도 있고 적(敵)이 있으면 비켜갈 수도 있다.그러나 도저히 피할 수 없는 해로가 있다.바로 세계 각지로부터 한국 본토에 이르는 마지막 부분이 그러한 곳이다.세계 방방곡곡으로부터 한국을 향하는 항로의 마지막 부분이 바로 제주 앞바다를 지나는 곳이라는 사실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다.
3. 제주 해군기지와 한국 해군
국가들의 관계가 항상 갈등 관계는 아니지만 인접국은 언제라도 영토(육지는 물론 해양 영토까지) 분쟁을 개연성을 가지고 있는 나라들이다.
중국은 이미 제주남방해역, 남지나해의 영토 분쟁에 가장 공격적으로 개입하고 있는 서태평양의 모든 도서가 다 중국령 이라고 주장하는 나라다.
중국의 해군력 증강을 미국 해군력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상쇄해 줄 수 있을지 미지수이다. 제주도 기지 건설을 우려하는 사람들은 제주기지가 미군기지로 쓰일지도 모른다고 말하지만 사실은 그 역이 맞는 것이다.
중국해군이 이처럼 강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과거처럼 우리의 해로 안보를 확실하게 미국이 확실하게 보장 해 줄지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제주 해군기지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미국이 제주기지를 사용할 것이기 때문에 반대한다고 말하는데 이를 설득하는 사람들이 미국해군은 제주 해군기지를 쓰지 않을 터이니 걱정하지 말라고 말한다.
미국 입장에서 보면 황당한 일일 것이다.한미 양국이 동맹국인 한 기지는 공유할 수 있는 것이다.
제주남방해역처럼 대한민국 국가안보에 사활적으로 중요한 수역을 지키기 위해 제주해군기지를 건설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 힘으로 국가안보를 보장 받을 수 없을 때 당연히 동맹국 미국의 힘을 빌릴 수 있는 것이다.우리는 보다 더 솔직해 져야 하고 더욱 전략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제주해군기지 논쟁에서 간과하기 쉬운 점은 제주해군기지와 북한의 위협과 관계가 없는 것처럼 오해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점이다.제주해군기지는 제주남방해역을 장악하기 위한 기지이며 제주남방해역을 장악한다는 것은 서해바다를 장악하는 것과 직결되는 일이다.
결국 북한 해군의 활동을 적당하게 견제, 차단하기 위한 최적의기지가 제주해군기지라는 사실도 간과하면 안 될 일이다.
말하기 부끄럽지만 한국 해군은 동아시아에서 북한 해군을 제외하면 아직도 가장 약한 해군이다.중국 해군과 일본해군은 각각 양적, 질적인 측면에서 한국 해군을 상대도 안 될 정도로 압도하고 있다.한국 해군은 대만해군보다도 오히려 약체 해군이라고 말해도 될 정도다.
다만 다행스러운 것은 우리의 동맹국 미국 해군이 아직도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막강하나든 사실이다.아래 표는 한국해군과 주변국 해군을 톤수로 비교한 표이다.
동아시아 해군력 비교
국 가 |
톤 수 |
미국 태평양함대 |
1,028,000톤 |
일본 해상 자위대 |
451,000톤 |
중국해군 |
1,352,000톤 |
대만해군 |
208,000톤 |
한국해군 |
192,000톤 |
VI. 결론
본론에서 주장한 바들을 요약함으로써 결론에 대하고자 한다.
* 제주 남방 해역은 21세기 국제정치 관점에서 보았을 때 세계에서 제일 중요한 바다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대한민국은 물론 동북아시아 관련국들인 중국, 일본, 미국, 러시아 등에 치명적으로 중요한 바다다.제주 남방 해역이 이들 나라들 모두에게 치명적으로 중요한 이유는 이 해역이 가지는 경제적, 전략적 중요성 때문이다.
* 제주 남방 해역은 두 가지 측면에서 경제적으로 관련국들 모두에 사활적으로 중요하다.첫 번째 중요성은 제주 남방 해역은 한국, 중국, 일본 3국이 생명선이라고 여기는 해로가 지나가는 바다라는 사실이다.두 번째 중요성은 제주 남방해역이 그 자체로서 가지고 있는 자원의 보고(寶庫) 라는 사실에서 유래하는 중요성이다.이처럼 제주 남방 해역이 경제적으로 사활적으로 중요하다는 사실은 관련국들 모두가 이 지역을 군사력을 사용해서라도 지켜야만 할 지역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 제주 남방해역은 중국, 한국, 일본이 영토로 서로 마주 보고 있는, 즉 3국이 바다를 통해 국경을 접하고 있는 전략지역이다.21세기 세계정치가 결정되는 곳이 아시아 일 것이라는 사실은 클린턴 국무장관의 선언으로 말미암아 더욱 확실한 것이 되었지만 21세기는 20세기가 대서양을 중심으로 하는 유럽과 서양의 시대였던 것과는 달리 아시아 태평양의 세기가 될 것이 분명하다.
* 제주남방해역은 중국이 설정한 제1 도련선의 중앙 핵(中央 核)에 해당하는 지역이다.중국이 제주남방 해역에서 제해권을 장악하는 날, 중국의 북부 해안지역과 중부 해안 지역은 안전을 보장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중국이 제주남방해역에서 제해권을 확보할 경우 중국은 서해(黃海)의 안전을 자동적으로 보장 받게 될 뿐 만 아니라, 서해에서의 제해권도 확보하게 될 것이다.제주남방해역의 제해권을 중국이 차지하는 경우 서해는 완전히 중국의 내해(內海)가 될 수밖에 없고 미국 함대가 서해바다에 진출하는 것은 지극히 어려운 일이 될 것이다.중국이 제주 남방해역의 제해권을 장악하는 경우, 서해의 장악은 자동적으로 이루어질 일이다. 그리고 서해를 장악하는 나라, 아시아의 패자(覇者)가 될 것이다
* 제주 남방해역에는 일본이 자신의 영토라고 생각하는 섬들이 많이 있다는 점에서 일본은 특히 국토방위를 위해 절대 소홀히 할 수 없는 지역이다.우선 센카쿠와 류큐열도가 제주남방해역내의 일본 영토 들이다. 중국의 궁극적 목표가 류큐 열도를 일본으로부터 다시 빼앗아 오는데 있듯이 일본은 역시 이 영토들을 결코 중국에게 내 줄 수 없다는 것이 국가전략목표다.
*중국이 고심 끝에 내놓은 전략인 반 접근 전략을 미국은 신 국방전략 지침 서문에서 그대로 되받아치고 있는 것이다.미국은 서태평양, 동아시아, 인도양, 남아시아지역에 미국의 경제와 안보이익이 심각하게 연계 되었다고 본다.그래서 “미국은 전 세계 방방 공곡의 안보에 기여해야 하지만, 아시아 태평양지역을 더욱 강조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단언한다.
* 미국은 접근금지 및 지역거부라는 도전에 당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지역에 군군사력을 투사할 것(Project Power Despite Anti-Access/Area Denial Challenges) 이라고 노골적으로 중국의 전략에 반응하고 있다.현재 세계에서 미국의 군사력이 자국 가까이 접근하는 것을 거부한다는 전략을 공개적으로 문서화 시켜 수립해 두고 있는 나라는 중국뿐일 것이다.
* 현재 영토분쟁을 벌이고 있는 일본 과 중국이 과거의 일본과 중국이 아니라는 점에서 양국간의 영토분쟁 문제가 과거에 해결 되지 못한 문제가 다시 야기 된 것일 뿐 이라고 치부하기도 어렵다.작금 야기되고 있는 센카쿠/댜오위다오 분쟁은 21세기 세계 및 동아시아 패권 경쟁과 직결되어 있는 문제라는 점에서 미국 역시 잠재적인 분재 당사국이 되고 있다는 특징을 갖는다.
* 센타쿠/댜오위다오 영토 분쟁은 아시아의 패권을 차지하려는 중국과, 더 이상 몰락을 지속할 수 없다는 절박한 심정의 일본과, 중국의 부상에 대처해야만 한다고 결심한 미국의 대전략이 얽히고 셜켜 충돌하는 현장이다.중-일 관계는 아시아의 맥락을 넘지 않을지 모르지만, 이번 영토분쟁의 상부구조를 형성하는 것은 세계적인 차원에서 진행 되는 미중 패권 경쟁인 것이다.
*제주해군기지 논쟁에서 간과하기 쉬운 점은 제주해군기지와 북한의 위협과 관계가 없는 것처럼 오해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점이다.제주해군기지는 제주남방해역을 장악하기 위한 기지이며 제주남방해역을 장악한다는 것은 서해바다를 장악하는 것과 직결되는 일이다.결국 북한 해군의 활동을 적당하게 견제, 차단하기 위한 최적의기지가 제주해군기지라는 사실도 간과하면 안 될 일이다.
* 말하기 부끄럽지만 한국 해군은 동아시아에서 북한 해군을 제외하면 아직도 가장 약한 해군이다.중국 해군과 일본해군은 각각 양적, 질적인 측면에서 한국 해군을 상대도 않될 정도로 압도하고 있다.한국 해군은 대만해군보다도 오히려 약체 해군이다.
*제주 남방해역에서 대한민국 해군이 안보를 확보 할 수 있다면, 이는 북한으로부터의 위협을 경감하는 중대한 진전이 될 수 있으며 북한 급변사태에도 능동적으로 대처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 한국 해군은 현재 대한민국의 기본적인 국가이익을 지키기에 전혀 충분치 않다.해군력 증강에 더욱 힘을 기울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으로 동북아 국제질서가 변하고 있다.
2013년 2월 7일 해양안보학술회의 발표
[출처] 해양안보 측면에서 평가한 제주 남방해역의 중요성|작성자 이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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