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부동산

집값내려 싸게 파느니 증여로 세금 줄여볼만

by 부산중구마중물 2013. 4. 23.

집값내려 싸게 파느니 증여로 세금 줄여볼만
시세로 부과하는 증여세 집값 떨어질땐 부담적어…집값 올라도 상속보다 유리

기사입력 2013.02.15 07:01:10

 

 기사의 0번째 이미지

 

 

 

 

강남에 전용면적 84㎡ 아파트를 가지고 있는 강 모씨(59). 최근 그는 세금을 고려해 집을 파는 대신 아들에게 증여하기로 생각을 굳혔다. 지금 집값이 고점에 비해 너무 떨어진 데다가 집 보유기간이 오래 돼 양도차익이 커 양도세가 꽤 많이 나올 것 같기 때문이다. 그래서 곰곰이 따져보니 집을 팔아 양도세를 내는 것보다 아들에게 증여하는 편이 더 낫다는 판단이다.

계산법은 이렇다. 강씨가 이 아파트를 산 것은 지난 1999년. 당시 금액은 1억원 정도였다. 이 집을 시세인 8억원에 양도할 경우 장기보유 특별공제와 기본 공제 등을 감안해도 다주택자인 강씨는 양도세는 1억7700만원이 넘는 세금을 내야 한다.

반면 증여세는 1억5390만원 정도여서 2000만원 넘게 세금이 차이난다.

부동산경기 침체로 집값 하락세가 계속되자 다주택자들이 집을 파는 대신 증여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과거 집을 팔아 다른 집을 사주거나, 현금으로 증여하던 세태에 변화가 온 것이다.

대치동에서 사무실을 운영 중인 김종필 세무사는 "증여할 경우 세금이 얼마나 나오는지 문의하는 다주택자들이 점차 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증여 열풍의 근본원인을 떨어지는 집값과 ’거래절벽’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증여세는 시세를 기준으로 매겨지기 때문에 가격이 떨어진 지금 증여하는 편이 세금 측면에서 볼 때는 유리하다.

부동산경기 침체로 집 팔기가 어려워진 것도 이유다. 가격을 크게 낮추지 않는 한 매도가 쉽지 않은 데다 연말까지는 적용되지 않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규정이 부활할지 몰라 이번 기회에 증여를 고려하고 있는 것이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과거에는 집을 팔아서 현금 형태로 증여하거나 금융자산으로 주는 등 여러가지 선택이 많았는데 지금 상황에선 거래가 안되는 데다 가격도 싸지고 있어 차라리 증여를 택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후 부동산 가격이 다시 오른다면 상속보다 증여가 유리하다는 점도 증여에 눈길이 가는 이유다.

우리나라 상속세의 경우 상속재산가액에 따라 구간별로 세율이 올라가는 누진세 구조를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상속재산 과세표준액이 5억원 초과~10억원 이하일 경우 그 구간에서는 30% 세율이 적용되지만 30억원을 초과할 경우 50%가 적용된다. 이 때문에 세금만 고려한다면 가능한 한 재산을 분할해서 조금씩 증여하는 편이 유리하다.

만약 이후 부동산 경기가 회복돼 값이 오른다면 쌀 때 증여해 증여세를 내는 편이 자녀가 상속받아 상속세를 내는 것보다 부담이 줄어든다.

다만 소유자가 증여 시점으로부터 10년 안에 사망해서 상속이 시작될 경우엔 이미 증여한 재산도 상속 자산에 합산된다. 사망 직전 쪼개기 증여를 통한 편법을 막기 위해서다.

이 때문에 특히 강남에 아파트를 가진 이들은 증여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부동산 경기가 회복될 경우 가장 먼저 집값이 오를 지역이 강남이기 때문이다.

최진관 우리은행 세무사는 "강남에 중소형 아파트를 가진 사람들이 결혼을 앞둔 자녀들에게 증여를 하는 경우가 많다"며 "중소형 아파트의 경우 수요도 많은 데다 집값 상승 시 가장 먼저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파트 대신 상가주택이나 단독주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증여에 더 적극적이다.

아파트와 달리 시세가 정확하게 나오지 않기 때문에 공시되는 개별주택 가격을 이용하는데 이 가격이 통상 시세의 60~70% 수준이라 세금을 아낄 수 있기 때문이다. 최 세무사는 "단독주택 보유자가 상담해 올 경우 증여를 많이 권하는 편"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전세가 낀 집의 경우 부담부 증여로 세금을 아낄 수도 있다. 전세자금을 부채로 보면 나머지 금액만 증여하게 되는 것이다. 사례로 든 강씨의 경우 4억원 전세가 들어와 있다면 증여세는 5760만원으로 줄어든다. 하지만 자신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채 무조건 증여만 고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