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3.02.17 22:32
- 조용헌
왜 주역에서는 음이 위에 있는 형상을 좋다고 보았을까? 우선 예를 들면 수승화강(水昇火降)의 이치가 있다. 물 기운이 머리로 올라가고 불기운이 아랫배로 내려가면 건강한 사람이다. 신경 써서 먹고사는 사람들은 대부분 불이 머리로 올라가서 뒷골이 땅기고 호흡이 아랫배로 내려가지 못하는 상태이다. 물이 위로 올라가야지 불이 위로 솟으면 공황장애가 오기도 한다. 심장병이나 화병도 불이 위로 올라가서 생긴 병이다. 건강은 불이 아니라, 물과 음의 기운이 위로 올라가야 유지되는 것이다.
요가에서는 음(물)을 위로 올리기 위하여 머리서기(倒立) 자세를 취한다. 직립(直立)으로 쌓인 피로를 도립(倒立)으로 푸는 셈이다. 수많은 요가 자세(아사나) 중에서 '머리서기 자세'를 '아사나의 왕'이라고 부르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덕담을 하자면 박근혜 대통령의 등장은 한국 사회가 머리서기 자세를 취하는 것과 같다. 위로 쏠렸던 열기를 아래로 내리면서 머리의 두통을 해소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고 보면 어떨까. 냉기가 들어온 아랫배를 따뜻하게 덥히면서 열 받은 머리를 식혀주는 역할이 지천태가 아닌가 싶다. 양극화 문제와 지역 감정 문제라는 한국 사회의 두통을 해소하는 데 있어서 가장 적임자라고 생각된다. 부모의 비극적인 죽음을 겪으면서 생사(生死)에 어느 정도 초연해졌고, 자식, 남편도 없으니까 뒤로 챙겨놓을 필요도 없는 대통령이다.
여자는 청와대 터와도 궁합이 맞다. 청와대 뒷산을 멀리서 보면 고릴라 눈이 툭 튀어나온 것처럼 생겼다. 아주 센 화강암의 암기(岩氣)에 둘러싸인 터가 청와대이다. 그래서 그런지 역대 청와대 주인으로 들어갔다가 몸 성히 나온 사람이 별로 없다. 청와대 터는 남자보다는 여자와 궁합이 맞다. 강한 양 기운의 터에 여자 대통령이 들어가서 우리나라가 '지천태'의 화평함을 이룰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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