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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천 재생 4.0 부산의 미래를 흐르게 하자 <2-8> 물길 되찾기- 다시 주목 받는 부전천 복원

by 부산중구마중물 2013. 3. 21.

롯데백화점~광무교 700m 복개만 걷어내도 서면의 랜드마크 가능

  • 국제신문
  • 하송이 기자 songya@kookje.co.kr
  • 2013-03-19 19:25:57
  • / 본지 6면
   
부전천의 현재와 미래- 19일 부산 영광도서 앞 실개천 공사현장. 부산진구는 복개한 부전천 위로 실개천을 만들어 수돗물을 흐르게 할 계획이다. 오른쪽 사진은 부전천 복원을 가상한 조감도. 아스팔트를 걷어낸 자리 위로 시냇물이 흐른다.곽재훈 기자 kwakjh@kookje.co.kr
- 1976년 영광도서 앞 구간 시작
- 80년대까지 4.19㎞ 물길 덮어
- 이젠 흔적조차도 찾기 어려워

- 유동인구 많은 롯데백화점 인근
- 청계천 바람타고 복원 논의되다
- 구체적 진척없이 흐지부지 소멸

- 매설된 박스형 콘크리트 없애고
- 교통량 분산·유지용수 해결 땐
- 도심 속 하천 효과 가장 큰 구간

어느 하천이듯 지류는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때로는 본류보다 지류가 더 주목을 받을 때가 있다. 수영강의 지류 온천천이 대표적 사례다. 회동수원지 인근에서 시작하는 수영강은 시의 외곽을 흐르지만 온천천은 도시철도 1호선을 따라 흘러 도심을 관통하는 데다 하천 폭도 넓지 않아 접근하는 데 따른 부담도 덜하다. 동천에도 온천천처럼 여러모로 인기스타의 자질을 갖춘 지류가 있다. 서면을 가로지르는 부전천이 그 주인공이다.

■부전천의 과거

부산진구 당감동에서 발원해 동구 범일동까지 흐르는 동천의 본류에 합류하는 지류는 총 3개다. 어린이대공원 내 성지곡수원지에서 발원해 범일동에서 동천과 만나는 부전천이 그 하나요, 동구 범일6동 안창마을에서 시작해 현대백화점, 평화시장 방면으로 흘러드는 호계천이 다른 하나이고 부산진구 연지동에서 출발해 범내골에서 동천과 만나는 전포천이 나머지 하나다. 이 중에서도 그동안 가장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하천이 바로 부전천이다.

지방 2급 하천인 부전천의 길이는 총 4.19㎞로 초읍동에서 연지동~범전동~부전동을 거쳐 현재 포스코 더샵 센트럴스타 옆에서 동천과 만난다. 197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부전천의 대부분 구간은 원래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었지만 1976년 현재 부산진경찰서~영광도서에 이르는 약 500m에 대해 복개가 되기 시작해 1980년대까지 대부분 구간이 덮여 현재 겉에서는 하천의 흔적을 찾기 어렵다.

하지만 2000년대 중반에 접어들어 동천을 살리자는 의견이 모이고 방법론이 제시될 때마다 부전천은 빠지지 않는 단골손님이었다. 특히 부산진경찰서~영광도서 구간과 롯데백화점 부산본점~광무교 사이 구간은 '동천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를 논의할 때마다 핵심 지역으로 늘 거론되었다. 그도 그럴 것이 하천을 다시 복원했을 때 그만큼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사람의 왕래가 잦아야 하는데 부전천의 해당 구간은 동천 본류와 지류를 통틀어 유동인구가 가장 많아 그만큼 파급력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 1월 부산발전연구원의 BDI 포커스에 발표된 '도심하천 복원을 통한 지역재생'에서 양진우 부산발전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동천은 지금까지의 논의와 상징성, 파급효과 등을 고려했을 때 부전천 복개구간을 우선 시범사업구간으로 선정해 복원계획과 전략을 모색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실제 청계천 바람이 휘몰아치던 2006년 수행된 '동천 수질개선 및 종합정비계획 수립 용역'에선 동천의 수계 16개 복개구간 중 부전천 3구간(부산진경찰서 옆 동해남부선~영광도서 앞)과 부전천 4구간(롯데백화점 옆~광무교)을 우선 복원하는 방안이 구체적으로 제시됐다. 이 중 3구간은 왕복 4차로를 2차로로 줄이고 도로 양편 주차장을 없애 너비 2m의 조망덱을 설치, 보도 너비도 8m에서 6m로 줄이는 것이 골자였다. 4구간 역시 너비 12m의 왕복 4차선을 2차선으로 줄이고 보도 너비를 9m에서 6m로 줄이는 한편 길가 노상주차장을 없애 조망덱을 설치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이러면 복원된 하천의 상단 너비는 8m 정도이며 공사비는 1406억 원이 들 것으로 추산됐다. 하지만 이후 복원으로 사라지는 도로에 대한 통행량 분산에 대해 논의되지 않고 분류식 관거 작업도 늦어지면서 복원 안은 흐지부지 사라졌다.

현재 시는 시민공원이 조성되는 옛 하야리아부대 담장을 따라 흐르는 약 670m 구간에 대해 물길을 바꿔 공원 안으로 끌어들이는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부전천을 걷어내자

동천을 살려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7년 만에 부전천에 대한 관심이 다시금 일고 있다. 그때나 지금이나 복원했을 때 효과와 파급력이 가장 큰 지역이 바로 부전천 끝 구간이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이미 실개천 조성 등 복개구간 위로 시설 조성 예산이 투입된 영광도서 앞 구간보다는 롯데백화점~광무교 구간이 주목을 받고 있다. 부산발전연구원 신성교 선임연구위원은 "이 구간을 걷어내 서면의 랜드마크로 만드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말했다.

신 위원의 조사로는 해당 700m 구간에는 현재 콘크리트 박스 형태로 매설돼 있는데 콘크리트를 걷어냈을 때 하천 폭은 현재의 왕복 4차선과 노상 주차장을 합해 18m 내외다. 이 구간 복원에서 걸림돌은 교통량 분산과 보행로 확보.

신 위원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물길 빌려 쓰기'를 제안했다. 하천 폭을 제외한 보행로 폭은 9m밖에 되지 않지만 하천 위에 길이가 100m가량인 다리 형태의 구조물을 여러 개 만들어 공간 부족을 해결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전체적인 차량 통행은 제한하되 상가 운영을 위한 자재 승하차 차량은 물길 위에 별도의 주차장을 만들면 된다는 것. 또 해당 구간에 부족한 녹지 역시 구조물 위에 소규모 녹지지대를 조성해 보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강 위 구조물은 젊은 연주자를 위한 공연장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는 게 신 위원의 구상이다.

또 다른 변수는 유지용수다. 현재 부전천은 하야리아 부대 인근 중류까지만 해도 깊이가 5㎝가량으로 흐르지만 부산진경찰서 구간까지 내려오면 물이 흐르지 않고 고여 있는 수준으로 줄어든다.

이에 대해 신 위원은 "물이 흘러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야 한다"고 말했다. 해당 구간은 경사가 거의 없는 완만한 곳인 데다 구간도 길지 않아 턱을 만들어 물을 고이게 하면 물이 많이 필요 없어 필요한 유량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곳에 필요한 물은 인근의 도시철도나 KTX에서 나오는 지하수를 끌어와 해결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신 위원은 "구간이 길지 않아 낮은 턱으로 어느 정도의 수질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 부산진구청 ~영광도서 실개천 조성사업 한창

- 눈가림식 처방에 불과, 제대로된 복원 모색을

부전천의 변신은 과거형이나 미래형이 아닌 현재진행형이다. 그 중 하나가 부산시민공원이 들어서는 옛 하야리아 부대 인근의 물길을 바꾸는 사업으로, 부대 담장에서 10m 밖을 따라 흐르는 부전천을 공원 안으로 끌어들여 호수형 하천으로 활용하기 위한 작업이다.

하지만 여러 사업 중에서도 현재 가장 논란이 되는 구간은 부산진구청 인근부터영광도서에 이르는 550m.

부산시와 부산진구에 따르면 이 구간에는 부산진구가 지난해 3월부터 '문화으뜸로 관광테마거리'가 조성되고 있다. 이는 '부전천 복개도로 가로환경정비'의 하나로 보행자 중심의 가로를 조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에 따라 편도 2차로와 가변 주차장을 편도 1차로로 줄이고 대신 그 공간에는 실개천과 벤치가 들어설 예정이다. 실개천에 흐를 물은 상수도를 사용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국비 30억 원과 시비 37억 원 등 총 67억 원이 투입됐다. 부산진구는 8월 말이면 완공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해당 구간은 부전천 중에서도 복원했을 때 가장 성공할 것으로 꼽히던 구간이다. 따라서 수십억 원을 부어 구조물을 만들 것이 아니라 동천 재생이라는 큰 틀에서 복원까지 염두에 두고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복개도로 아래를 지나는 하천은 그대로 두고 그 위에 수돗물이 흐르는 실개천을 만드는 것은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경성대 환경공학과 김해창 교수는 "큰 그림을 그리지 못한 채 사업을 진행한 것이 아쉽다"며 "이미 완공된 만큼 우선 물을 접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하되 지금부터라도 제대로 된 방안을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후원: (주)협성종합건업

※이 기사는 부산시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