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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4대강 사업은 ‘F학점’? 찬반 맞장토론

by 부산중구마중물 2013. 1. 25.

등록 : 2013.01.25 20:05 수정 : 2013.01.25 22:21

 

박창근 관동대 교수(오른쪽 사진)는 지난 24일 4대강 사업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 결과를 주제로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회의실에서 열린 토론에서 “경남 합천창녕보에서 파이핑 현상이 관찰되고 있다”며 보의 안전성 문제를 거듭 주장한 반면, 심명필 인하대 교수는 “감사원의 감사 결과는 과장된 표현과 부풀려진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토요판] 커버스토리
“사업수출 앞두고 NGO가 찬물” “점수 주기 어렵지만 F학점”
박창근-심명필, 4대강 맞장토론

‘진실의 물꼬’
4대강 끝장토론

 


심명필 전 4대강본부장-박창근 교수 한판 대결

 

두 사람은 대학 선후배 사이다. 한 명은 환경단체인 ‘환경정의’의 생명의 물 살리기 운동본부장을, 다른 한 명은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를 지냈다. 둘 다 토목공학계에서 인정받는 학자로 꼽혔다.

평생 같은 곳을 바라볼 것 같던 선후배는 이번 정부 5년 동안 극적으로 갈라졌다. 앞의 학자는 지난달까지 4대강 사업 주무부서인 4대강살리기추진본부장으로 이 사업을 진두지휘했던 심명필 인하대 교수(토목공학)다. 뒤의 학자는 ‘총체적 부실’이라는 취지의 감사원 감사 결과를 훨씬 앞서 주장했던 반대운동 진영의 최고 전문가 박창근 관동대 교수(토목공학)다.

심명필·박창근 두 전문가가 24일 저녁 국회 의원회관 회의실에서 사실상 환경단체의 손을 들어준 감사원의 감사 결과를 두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특히 현실적으로 공급 가능한 수량보다 3.6배나 부풀린 수량을 전제로 4대강 사업 이후 수질이 좋아질 것이라고 정부가 예측한 데 대해 심 교수는 “당시는 보를 어떻게 운영할지 기준도 안 만든 상태였다. 주어진 조건이 충분치 않았다”며 사실상 수질 예측의 오류를 인정했다.

 

 

심명필(왼쪽) 인하대 교수와 박창근 관동대 교수가 감사원의 4대강 사업 감사결과에 대한 토론을 하기 위해 지난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회의실에서 만나 서로를 바라보고 있다. 대학 선후배 사이기도 한 두 사람은 이날 각각 4대강 사업에 대한 찬-반 입장을 펼치며 한치도 물러서지 않았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4대강 사업이 녹조현상에 미친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지난해 감사원은 수온과 영양염류 등 동일한 조건에서 ‘보가 있을 때’와 ‘보가 없을 때’의 수질을 비교·예측하라고 국립환경과학원에 지시했다. 국립환경과학원의 재예측 결과, 연평균 조류 농도는 보 설치 전 5~33㎎/㎥에서 보 설치 후 5~48㎎/㎥로 증가했다. 지난해 여름 녹조사태로 혼란을 겪었던 대구 근처 낙동강 달성보의 조류 농도는 60%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으며, 영산강 승촌보(광주시)는 2.3배, 한강 이포보(경기 여주)는 1.5배 조류 농도가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4대강추진본부 등은 보를 만들면 수질이 좋아진다고 주장해왔다.

박창근 교수는 “경남 합천창녕보에서 보 아래로 물길이 생기는 파이핑 현상이 관찰되고 있다”며 거듭 보의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감사원 감사 결과가 나온 뒤 국무총리실이 4대강 사업을 재검증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박 교수는 “보 설계기준, 수질, 준설량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한 총리실 주도의 조사에는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반면 심명필 교수는 “감사원의 감사 결과는 국민에게 괜한 불안을 심어줄 수 있는 과장된 표현과 부풀려진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남종영 이정애 기자 fandg@hani.co.kr


▶ 4대강 사업에 대한 감사원 감사 결과는 충격적이었습니다. 단일사업 최대 규모인 22조원의 예산이 투입됐지만, 수질 예측은 엉터리였고, 설계는 편법이었으며, 앞으로 쓸 돈이 적지 않아 보였습니다. 300여쪽에 이르는 감사보고서는 그동안 접근하지 못했던 정보들로 빼곡히 채워져 있었습니다. 전문가들이 지금 이 감사보고서를 분석하고 있습니다. 4대강 사업의 상징적 인물 두 명이 토론을 벌였습니다. 누구의 말이 옳을까요? 새삼 ‘로봇물고기’는 어디에서 헤엄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감사원이 지난 17일 4대강 사업이 ‘총체적 부실’이라는 취지의 감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4대강 사업과 관련한 새로운 국면이 조성됐다. 감사원은 △부실 설계·시공 △부적절한 수질예측과 수질악화 △유지관리비 과다 등 환경단체가 제기한 문제들을 상당수 인정했고, 정부에 의해 ‘반대를 위한 반대’ 운동을 하는 이들로 폄하됐던 환경단체와 학계는 극적으로 복권됐다.

지난해까지 4대강 사업을 이끌었던 심명필 인하대 교수(토목공학)와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심 교수와 대척에 섰던 박창근 관동대 교수(토목공학)가 24일 저녁 국회 의원회관 회의실에서 만나 남종영 기자의 사회로 3시간 동안 토론을 벌였다.

 

 

사회 두 분이 서울대 토목공학과 선후배이고, 개인적으로도 잘 아는 사이인데, 좋은 인연이 악연이 됐다.

박창근 교수(이하 박) 대선배다. 지도교수와 세 명이서 공동연구도 했던 게 기억난다.

심명필 교수(이하 심) 내가 4대강추진본부장을 한 44개월 동안 공식·비공식적으로 많이 만났다. 보는 시각이 나와 많이 달랐던 것 같아, 그게 좀 안타깝다.

높은 자리 있으면 아래에서 무슨 일 하는지 잘 모른다. 본부장님이 4대강 내려가면 현장에서 보여주고 싶은 것만 보여주고, (본부장도) 보고도 받고 싶은 것만 받을 것 아닌가? 현장에서 보여주고 싶지 않은 걸 우리는 많이 봤거든.

모든 걸 다 볼 수 없다는 것을 어느 정도 인정한다. 그런데 (반대세력이) 이 사업을 대운하라고 하면서 원천적으로 부정했거든. 내가 박 교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에게 대운하 아니라고 설명하고 다녔다. 지금은 대운하라고 말하는 사람 없지 않나.

방송 인터뷰에서 4대강 사업(의 목적)과 수질과는 관련이 없다고 얘기했던데?

그건 오해다. 4대강 사업은 준설해서 홍수위(치수공사 기준이 되는 홍수 때의 수위)를 낮춤으로써 홍수를 예방한 거야. 그다음엔 보를 만들어서 물을 모아준 거고. 수질이 일차 목표가 아니라고 한 거다. 보 가지고 수질개선을 하려고 했던 건 아니라는 거지.

바로 그거지. 보는 수질개선 목적이 아니다, 이걸 인정하는 건가?

첫번째 목적은 뭐겠나? 수자원 확보야. 두번째로 수질개선에도 도움이 된다고 한 거지.

사회 국립환경과학원의 수질예측이 부적절한 것을 발견한 감사원이 보가 있을 때와 없을 때를 놓고 수질예측을 다시 돌리라고 했더니, 보가 있으면 조류농도가 더 높아지는 걸로 나왔다.

수질이라는 게 꼭 조류만 따지는 건 아니지 않나? 생화학적산소요구량(BOD)의 경우 목표치를 초과 달성했다.

(수질 항목 중) 가장 나빠질 수 있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지. 낙동강의 경우 다른 수질 수치 다 좋더라도 페놀 한번 떨어지면 난리가 나지 않나. 보는 수량 확보에 좋지만 만능은 아니다.

독극물 떨어질 때 해결하는 방법이 뭔가? 위에 있는 보에서 물을 내려보내야 한다.

그건 비상사태고, 통상적으로 보를 설치하면 물이 정체돼 녹조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는 건 교과서에 나오는 얘기다. 모든 조건(수온, 질소, 인)이 똑같다고 할 때 보가 있으면 어떤가?

그렇게 비교하면 곤란하다, 다른 이점이 있기 때문에. 4대강 사업 목적 전체를 봐야지, 수질만 봐선 안 된다. 위에서 또 방류를 해요.

사회 감사원은 4대강 수질예측 때 국립환경과학원이 잘못된 정보를 넣어 4대강 사업 뒤에 수질이 좋아지는 것처럼 보이게 했다고 지적했다. 실제 상류에서 공급 가능한 방류량이 2.2억톤이데, 8.1억톤을 방류한다는 비현실적인 조건을 입력했다는 것이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왜 제대로 된 데이터를 받지 못하고 이런 수질예측을 했는지 모르겠다.

100% 완벽한 수질예측은 안 된다. 보를 어떻게 운영하는지 기준도 안 만든 상태에서 (정확한 방류량을 알 수 없기 때문에) 어느 정도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실제 보 운영 기준이 나오면 더 정확한 예측 결과가 나올 것이다.

사회 수질예측이 잘못됐다고 인정하는 건가?

잘못됐다는 건 아니고. 그 당시 주어진 조건이 충분치 않다고 해서… (사업이) 잘못됐다고 밀어붙이면 앞으로 어떤 공사도 할 수 없다.

조금 차이가 나는 게 아니라 (방류량이) 4배 넘게 난다. 한여름 갈수기에도 물을 방류한다는, 비현실적인 조건으로 수질모델링을 하지 않았나.

낙동강 (영주)댐에서 물을 확보하고 농업용 저수지에서 추가적으로 넣을 수 있고 보에서도 물을 확보하고 있지 않나. 이런 문제 어느 정도 해결된다고 본 거다.

즉답을 피하는데?

즉답을 피하는 게 아니라 일반적인 이야기를 한 거다. 환경부 쪽에서 모델링하고 있으니 답변할 수 있을 것이다. 좋은 건 얘기 안 하고 의혹만 제기하는데, 우리가 하천 둔치에 농사를 짓지 않았나. 비가 오면 농약이 다 강으로 들어갔다. 그거 다 철거했다. 4대강 안의 쓰레기는 얼마나 치웠는지 아나? 15톤 트럭으로 19만대다. 왜 그런 건 안 봐주나?

그건 잘했다. 하지만 4대강 사업 하지 않더라도 쓰레기는 얼마든지 치울 수 있다.

 

 

심명필 전 4대강본부장

“수질예측 완벽하진 못했지만
당시 주어진 조건 불충분
나쁜 말, 의혹만 제기하는데
쓰레기 얼마나 치웠는지 아나
15톤 트럭으로 19만대였다
또 보가 무너지는 것도 아닌데
철거 주장하는 건 옳지 않다”

박창근 교수
“과다준설, 수질악화, 부실공사…
사업목적도 달성 못했고
앞으로도 문제 계속 생길 것
감사원도 ‘부실’이라 했다
보로 얻을 수 있는 편익보다
유지관리비용이 높으면
한번쯤 철거를 고민해봐야”

 

 

박창근 교수는 작정한 듯 몇 가지 자료를 들고 왔다. 감사원 감사 결과 발표에 대한 국토해양부의 반박 문서와 국토해양부가 낸 하천설계기준이었다. 감사원은 4대강 보는 대형 구조물인데도 국토해양부가 농업용 소규모 보에 적용되는 <하천설계기준-보편>에 따라 설계해 바닥보호공이 손상되는 등 부실을 불러왔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국토해양부는 <하천설계기준-보편>은 15m 미만인 구조물에 적용하도록 돼 있으므로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4대강 보의 높이가 15m 이하이니 적용 대상이라는 것이다. 박 교수는 이 책의 복사본을 꺼내 보였다.

 

 

 

 

 

국토부가 (4대강 보가) 15m 미만의 구조물이란 표현을 쓰는데, 이건 하천설계기준을 곡해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얘기해봐라.

(하천설계기준을 보면) 보 구조물의 높이는 기초지반에서 보의 마루(꼭대기)까지를 말한다. 보를 지탱하는 시트파일(말뚝)을 암반에 박는데, 이 선이 기초지반의 기준점이다. 여기(암반)에서 마루까지 높이가 15m 이하인 구조물이 이 책의 적용을 받는다. 반면 4대강의 함안보는 구조물 높이는 약 10m 정도지만, 기초지반부터 보 마루까지는 30m에 이른다.

아니다. 일반적으로 보의 높이는 소위 구조물 하단에서 마루까지 거리를 말한다. 시트파일 높이까지 포함하지 않는다.

하천설계기준 보면 기초지반부터 보 마루까지다. ‘기초지반이 뭐냐’는 거다.

기초지반 용어가 중요한 게 아니라 보의 높이가 무엇인지 중요하다. 파일 15m 박아 3m짜리 작은 보를 설치했다고 치자. 그러면 18m짜리 대댐(큰댐)이 된다.

우리나라에 설치된 보 1만8000개 가운데 예를 들어 7m, 10m 이상 되는 대규모 보는 (4대강 사업 이전에) 없다. 하천설계기준의 보의 기준이 명확지 않다. 그래서 감사원에서 (하천설계기준이 가리키는 보의 높이가) 4m 정도(의 소규모 보)라고 규정을 한 거지. (4대강 보의 설계가 적용된) 농촌지역 보의 수명은 10~20년밖에 안 되거든. 홍수나 태풍 때 무너진다.

사회 지금 설치된 바닥보호공 이야기인데, 경우에 따라 두번 세번 보강공사를 했다. 바닥보호공을 더이상 보수공사 안 해도 되는 시점은 언제인가?

전체적으로 보면 바닥보호공이 약했다는 생각이 든다. 바닥보호공 등의 설계기준은 (세계적으로도) 사실 미흡하고 연구가 많이 필요하다. 바닥보호공은 변형이 될 수 있다. 취약한 부분이 있으면 보완공사를 하면 된다.

파이핑(보 밑으로 물길이 생기는 현상) 논란이 많은데, 파이핑이 발생하면 심각한가?

발생하면 안 되는 문제다.

지난해 11월 수자원학회 토론회에서 내가 합천보의 파이핑 현상에 대해 발표했는데, 담당 직원이 그건 와류(소용돌이)로 인한 것이라고 했다. 와류는 위에서 보면 물길이 빙글빙글 돈다. 그런데 동영상 보면 솟아오른다.

배사문(보 상류에 쌓인 토사를 하류로 빼는 문)에서 나오는 것까지 파이핑이라고 하면 안 되지.

그래서 배사구 도면을 들고 현장 확인했다. 우리가 찍은 위치(파이핑)와 배사문은 30~40m 떨어져 있었다.

수자원학회 토론회 때 (배사문 때문이 아니라고) 반박하지 그랬나? 그때 참석한 한 학자는 파이핑이 거기에 있을 수 없다고 그랬다.

 

 

4대강 사업은 왜 했을까? 정부는 ‘용수 확보’를 최우선으로 내걸었지만, 감사원은 사업 효과와 경제성 검토 없이 특정단면(사다리꼴)으로 일괄 준설했다고 지적했다. 쉽게 풀이하자면, 지역에 따라 홍수 위험, 용수 부족량이 다르므로 이를 먼저 검토하고 각기 다른 준설량을 결정해야 하는데, 최소 수심 4~6m에 맞춰 일괄 준설해 낙동강 상류 일부 구간에서 비현실적인 1000년의 홍수방어 능력이 확보되기도 했다.

 

 

사회
4대강 본류 구간 물 부족량은 1.6억톤인데도, 구체적 활용계획도 없이 8억톤을 확보하는 과다준설을 했다고 감사원이 지적했다.

우리가 1억톤, 2억톤 부족하다는 건 통계적인 것이다. 100년 빈도의 가뭄이 내일 올 수도 있다.

단지 이상기후 때문에 충분히 확보하겠다고 한 건데, 명확하게 어디에서 얼마가 필요하는 등 뚜렷한 계산결과가 나온 게 없다.

확보된 물은 비상용수 역할을 한다. 큰 가뭄이 들 때 비상용수로 활용된다. 많이 확보할수록 안전해진다.

비상용수라고 하셨는데, 국가예산을 산타클로스가 주는 게 아니잖나? 지난해 가뭄 와서 산간 농촌이 난리 났잖나. 낙동강엔 물 철철 넘치는데, 산간 농촌지역 어떻게 됐나? 그게 비상사태이고 그때 필요한 게 비상용수 아니냐?

4대강 사업 했다고 해서 대한민국 모든 곳에 물 공급 못한다. 산간지역에 왜 물 공급 안 하냐는 건 수자원 공부한 사람이 할 얘기가 아니다. 우리가 파악한 바로는 4대강 사업이 수리답의 25%에 안정적으로 물을 공급하는 역할을 했다.

내가 낙동강변 김해에 살았다. 낙동강변 어느 벌판에 최근 20~30년 동안 가뭄 들어서 물 공급 안 된 적이 있었나? 낙동강변 어느 곳이 가뭄 피해를 봤는데, 이번엔 해결이 됐다, 이렇게 말해야 맞지. 낙동강변 전체가 혜택을 봤다는 논리는 좀 아니다.

4대강 사업 수출이 곧 이뤄질 것이다. 타이에서 12조4000억원짜리 사업 수주에 뛰어들었다. 그런데 엔지오(NGO)가 뛰어들어 찬물을 끼얹었다. 지난해 국제포럼에서 외국인들 불러서 4대강 사업 소개하는데, 참여자들 주소를 어떻게 알았는지 메일 보내서 악담하더라. 그런 놈이 어딨냐 말이지.

감사원도 총체적 부실이라고 평가하지 않았나? 이런 현실 듣고 그냥 지나가야 되나? 타이의 강은 한국의 강과 태생적으로 달라서, 정부가 사업에 뛰어들더라도 (4대강처럼이 아닌) 타이 지형에 적합한 상태로 갈 거라 본다.

원리·원칙은 같다. 4대강 사업은 홍수 예방, 용수 확보 등 물종합사업이다. 타이는 이걸 도입하고 싶다는 거다. 이달말 1차 협상자 선정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 ‘보 철거’ 운운하는 게 있을 수 있는 일인가?

사회 4대강 반대운동에 대한 과잉대응도 논란이 됐다. 박창근 교수는 수자원공사와 국토해양부로부터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고발당했다. 당할 만했다고 보나?

양쪽에 감정적 문제가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맞지 않는 사실을 유포했으니… 엔지오가 확인절차 없이 일단 언론에 흘려놓고 보고, 아니면 어쩔 수 없다는 식의 태도는 안 된다.

도대체 뭐가 그랬단 말이냐?

예를 들어 부등침하(콘크리트 블록 연결부분이 부실공사로 수직으로 엇갈리는 것).

맨 처음 칠곡보는 아주 매끈했다. 그런데 나중에 그게 비뚤어졌다.

진짜로 그 정도였으면 위험한 거다. 부등침하가 났다 하면 건설사는 문 닫아야 할 정도다.

4㎝ 이상 비뚤어졌다. 나중에 가보니 (콘크리트 블록 사이를) 철판으로 덮어놨더라.

그건 시공상의 오차야. 그걸 갖다가 부등침하라고 하면… 지금 보가 무너진다는 거냐?

단시간 내에 무너진다는 얘기가 아니고, 이를테면 내구연한이 50년이라고 한다면 이게 단축된다는 거지.

한강 수중보(서울 잠실·신곡보)를 봐라. 20~30년 전 옛날 기술로 지었는데, 지금도 문제없이 잘 있잖아.

한강 수중보도 연결부분은 매끈하다.

사회 감사원의 감사 결과는 어떻게 평가하나?

국민들에게 괜한 불안을 심어줄 수 있는 과장된 표현이 있었다. 공사 과정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고 이미 보수 다 했다. 여기에 언론이 총체적 부실이라고 제목을 다니까… 감사원에서 지적한 것 정당하고 감사하게 생각하지만 조금 부풀려서 한 게 아닌가.

사회 수질예측 때 방류량을 과다하게 넣은 것은 명확히 지적을 받은 것 같은데?

환경부가 앞으로 관리를 강화하고 수용하겠다고 했다.

감사원 감사 결과는 빙산의 일각이다. 혼자 정리해봤는데 더 밝혀야 할 게 일곱 가지다. 국토해양부는 감사원을 비난할 게 아니라 감사 결과가 뭘 의미하는지를 고민해야 한다.

사회 국무총리실에서 감사원 감사 결과를 반박하면서 학계로 구성된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4대강 사업을 재조사하겠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조사위원회에 참석할 건가?

(감사원의 4대강 사업 감사 결과에 반박하는 총리실 문서를 보여주며) 총리실에서 보 설계기준, 수질, 준설량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한다. 조사자가 이 지침을 벗어날 수 있겠나?

어차피 검증할 필요가 있다면 충분한 시간을 갖고 검토해야겠지. 다만 계획이 잘못됐다는 건 예전의 문제제기로 이미 끝났다. (완공된 이상) 구조물을 잘 가꾸고 유지하는 게 필요하다. 보 철거는 국익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

보로 얻을 수 있는 편익과 유지관리비용을 비교해봐야 한다. 편익이 높으면 당연히 (존치)해야 하지만, 유지관리비용이 높으면 한번쯤 철거를 고민해보자는 거다.

사회 4대강 사업에 점수를 준다면?

어느 건설사업도 만점이 있을 수 없다. 예전에 95점이라고 했는데, 지금도 같다. 이 사업 수출해서 큰 역할 할 때가 올 것이다.

점수 주기도 어렵다. 에프(F) 학점이다. 앞으로도 계속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박근혜 당선인이 성공한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는 4대강 사업을 처리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새 정부 성패의 서막이 여기서 시작된다.

 

 

정리 이정애 남종영 기자 hongbyu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