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정치/18대 대선

親盧의 반격?…'친노 비판' 대선평가에 커지는 반발

by 부산중구마중물 2013. 2. 7.
  • 뉴시스
  •  

  • 입력 : 2013.02.07 17:14 | 수정 : 2013.02.07 17:35

    대선 패배 책임세력으로 지목돼 집중공격을 받아온 민주통합당 내 친노무현계 인사들이 태도를 바꿔 반격에 나서는 듯한 분위기다.

    이들이 비주류 중심의 대선평가에 반발하며 적극적으로 자신들의 의견을 개진하고 있는 탓에 민주당 내에서 재차 전운이 감돌기 시작했다.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비서관을 역임하고 노무현재단 기획위원을 지낸 김경협 의원은 지난 6일 CBS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해 친노 2선 퇴진론을 반박했다.김 의원은 "(친노는)이미 2선 후퇴 했다"며 "총선에 대한 패배의 책임을 지고 당시의 한명숙 지도부가 전체 사퇴를 했고 대선 전에는 당 내부의 2선 후퇴 주장 때문에 또 (이해찬)당대표가 사퇴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렇게 하면서 막상 대선 선거운동기간에는 선대위의 총괄 컨트롤타워도 없이 선거를 치르는 상황이 벌어졌다"고 친노 책임론을 제기한 쪽을 향해 역공을 폈다. 그러면서 "민주당 당원은 전체가 친DJ이고 친노인데도 불구하고 당내 경선이나 당권을 앞두면 꼭 친노, 비노 얘기가 부각된다"며 "이 문제는 하루 속히 극복해야 할 우리 민주당의 가장 큰 문제"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또 "친노나 비노, 이런 식의 당내 분열구도는 당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며 "민주당이 노선에 대한 논쟁을 치열하게 전개하고 거기에 따라서 민생 중심의 정책 대안도 마련하고 당의 진로를 명확히 하고 당내 시스템도 개혁해야 한다"고 향후 당의 나아가야할 방향을 제시했다.

    (왼쪽부터)민주통합당 김경협·김태년 의원,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 /조선일보DB·뉴시스

    친노 인사로 꼽히는 김태년 의원도 같은 날 안철수 전 대선후보의 단일화 전략을 비판하는 내용의 대선평가보고서를 발표, 대선 패배의 책임을 안 전 후보에게 돌렸다.

    열린우리당 출신으로 이해찬 전 대표의 비서실장을 역임한 김 의원은 최근 발표한 '18대 대선평가의 핵심과 과제'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18대 대선에서 3자 구도가 정립되면서 일부(안 전 후보 측)에서 '각자의 지지층 확대 후 단일화 효과 극대화'라는 주장이 설득력 있게 제기됐으나 이는 현실에는 맞지 않는 설계임이 확인됐다"고 비판했다.

    단일화 방식 협상과정에서 불거진 갈등을 놓고도 김 의원은 "안철수 후보 측이 내놓은 공론조사의 문제점은 패널 구성에 있어서 민주당 대의원과 안철수 펀드 가입자를 동수로 구성하는 방안이라 '민주당의 분열을 이용하려는 꼼수'라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고 비판했다.

    안 전 후보의 갑작스런 후보직 사퇴를 놓고도 "이번 18대 대선의 단일화는 경선으로 완결되지 못한 채 충격을 주는 일방의 사퇴라는 방식으로 결론이 난 단일화였다"며 "사퇴 후보의 흔쾌하지 못한 행보 등으로 완전한 지지자 통합은 물론 시너지 효과 창출에도 실패했다"고 비판적인 견해를 내놨다.

    아울러 "민주당(더 정확히는 특정 세력과 인사) 기득권 내려놓기라는 방어적이고 부정적인 프레임은 지지율 상승 동력을 떨어뜨리면서 사퇴론과 포기론을 양산하는 등 당과 선대위의 조직역량을 저하시키는 결과로도 작용했다"고 당내 친노 계파에게 집중됐던 공세에 불편한 심경을 드러내기도 했다.

    참여정부 실세로 꼽히는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도 같은 날 MBN ’정운갑의 집중분석’에 출연해 당내의 중도 강화론에 제동을 걸었다. 친노의 진보성향을 문제 삼는 당내 비주류의 움직임에 대한 반발로 풀이됐다.변 전 실장은 "좌파의 실종이 대선 패배의 원인"이라며 "새로운 의제를 사회에 제출하지 못하는 바람에 좌파가 보이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또 "문재인 후보가 소위 정직, 정의, 신뢰의 좋은 상품이었는데 이 상품이 잘 포장이 안 되고 전달도 안 됐다"며 문재인 전 대선후보 책임론에도 반대의견을 내놨다.

    이처럼 친노 인사들이 가만히 당하고 있지만은 않겠다며 보조를 맞추기 시작한 가운데 문 전 후보의 정치행보 재개 조짐까지 나타나고 있다.

    그간 경남 양산에 머물며 지역구를 관리해온 문 전 후보는 2월 임시국회 개원(4일)을 며칠 앞두고 대선 때 마련한 서울 구기동 주택으로 거처를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설 연휴 뒤 문 의원이 국회 본회의와 상임위인 기획재정위원회에도 출석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또 최근 일부 인사들을 만나면서 자신의 '국회의원 역할론'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져, 당내 일각에서 제기되는 의원직 사퇴 요구에 대한 거부감을 내비친 것으로도 전해졌다.

    이 같은 일련의 움직임 탓에 문 의원을 비롯해 친노 인사들의 행보가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임시전당대회(3월말~4월초)가 다가올수록 더 적극적으로 변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특히 최근 비대위 산하 전당대표준비위원회가 차기 지도부의 임기를 내년 9월 말까지로 정한 점 역시 친노 인사들의 재결집을 재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차기 지도부가 임시전대로 선출되지만 오는 4월과 10월 열릴 재보궐선거, 그리고 내년 지방선거까지 공천권을 갖게 되면서 당초 예상보다 임기가 길어진 탓에, 이번 당권 경쟁에서 아예 배제될 경우 친노의 당내 입지가 급격히 줄어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당 지도체제가 당대표에게 보다 많은 권한을 주는 단일성집단체제로 변모할 예정이라 친노 계파로서는 더욱 강한 권한을 쥐게 될 차기 당대표를 뽑는 과정에서 어떤 형태로든 영향력을 발휘하려 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