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년 전 발언으로 ‘거짓말 논란’에 휩싸인 무소속 안철수 의원(사진)의 당시 MBC 방송분에 대해 방송통신심의원회(방심위)는 어떤 제재를 내릴까. 방심위는 22일 오후 전체회의를 열어 2009년 안 의원(당시 KAIST 교수)이 출연한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 안철수편’에 대한 제재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문제가 된 발언은 크게 3가지다. 첫째 ‘백신을 만드느라 (가족에게) 군대 간다는 이야기도 안 하고 나왔다. 입대 순간까지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미켈란젤로) 개발에만 몰두했었다’, 둘째 ‘직원들에게 (자신의) 회사 주식을 나눠준 뒤 해당 소문을 듣고 기자들이 찾아오자, 인터뷰를 극구 사양하다 카메라에 손만 찍혔다’, 셋째 ‘편안한 의대 교수직을 포기하고, 더 의미가 크고 재미있고 잘할 수 있는 백신 개발의 길을 택했다’ 등이다.
논란은 보수논객 변희재씨가 회장으로 있는 한국인터넷미디어협회(이하 인미협)에서 문제를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인미협은 지난달 초 ‘안철수의 거짓말 3가지’라는 민원을 방심위에 제기했다.
인미협은 ‘가족에게 군대 입대 사실을 얘기하지 않았다’는 주장에 대해 “MBC ‘성공시대’(1998)에 출연한 부인 김미경씨가 기차역까지 (안 의원을) 배웅했다는 증언과 엇갈린다”고 반박했다. 또 주식 배분과 관련해선 “직원들에게 주식을 나눠줄 당시 실제 KBS ‘뉴스9’과 인터뷰를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의대 교수직 표기에 대해서는 “타사 인터뷰에서 ‘복직의 어려움으로 창업에 나섰다’고 언급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인미협은 “MBC가 안철수의 3가지 이상의 거짓말을 그대로 방영, 이 거짓말로 단번에 지난해 열린 대선에서 유력 후보로 떠올랐다”며 “안 의원의 거짓말을 방송한 MBC가 이를 정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변 대표는 이러한 에피소드를 포함한 안 의원의 인생역정이 일부 교과서에 수록된 사실에 대해서도 “교과서 출판사와 교육부에 이를 정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방심위는 지난 7일 방송심의소위원회(위원장 권혁부)를 열어 해당 방송분에 대한 제작진의 서면 의견 진술을 토대로 객관성 위반 여부를 심의했으나 위원들 간 의견이 엇갈려 이날 전체회의에서 최종 논의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MBC 제작진은 서면진술을 통해 인미협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MBC 제작진은 안 의원의 군 입대 상황과 관련, “당시 안철수씨는 해당 프로그램에서 ‘가족들이 당황했겠어요?’라는 물음에 ‘알고는 있었겠죠’라고 답한 바 있다”며 “군대간다는 얘기를 안했다는 것은 작별인사를 못했다는 의미로 해석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또 언론 취재 거부와 관련해선 “(현재) 안 의원의 확인이 필요하다”며 “‘손만 나왔다’는 말은 또 다른 뉴스일 수 있어 판단이 어렵다”고 해명했다. 또한 의대 교수직 표기에 대해서는 “군의관을 마친 뒤 복직의 어려움 때문 만으로 의사를 포기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며 “다른 이유들이 포함됐을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해당 인터뷰를 거짓이라고 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방심위원들의 의견은 크게 엇갈렸다. 여당 추천 위원들은 MBC에 ‘권고’나 ‘주의’ 또는 나아가 중징계 의견 등을 내놓고 MBC가 아닌 인미협의 손을 들어준 반면 야당 추천 위원들은 거짓방송으로 보기 어려우며 오락프로그램에 ‘객관성’을 심의하는 것 자체가 잘못됐다는 취지의 ‘각하’ 의견을 내놓았다.
한 여당 추천 위원은 “오락 프로그램이 정치성, 정치인의 일방적 홍보의 장이 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며 제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반면 다른 야당 추천 위원은 “모든 토크쇼를 청문회화 한다면 박근혜 대통령이 과거 출연한 SBS 힐링캠프의 방송분에 대해서도 검증이 필요하다”며 오락프로그램의 성격상 과장된 부분이 있을 수 있음을 지적했다.
방심위의 이날 ‘제제 발표’를 앞두고 온라인에서는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누리꾼 ‘dd*********’는 “4년 전 연예(오락)프로에서 한 말을 계속 물고 늘어지는 것은 안철수 죽이기”라고 지적했다. ‘윌**“은 “예능프로에 나와서 웃자고 한 말에 죽자고 달려드는 꼴”이라고 말했다. ‘태**’은 “대선 토론회(에서의 발언)도 하나하나 다 캐물어서 거짓말을 가려 내라”고 주문했다. 반면 ‘S*****’는 “건전한 사회을 만들기 위해서는 조목조목 따지는 일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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