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신문]
우리나라의 음식 중 김치만큼 세계적으로 알려진 것도 없다. 세계화의 덕을 가장 톡톡히 본 우리나라 음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 일본과 동남아를 넘어, 미국과 유럽의 식당과 슈퍼마켓에서도 김치를 발견하는 게 이상한 일이 아니다.
최근엔 미국의 유력 신문 <뉴욕 타임스>가 ‘무김치 피클’ 조리법을 담은 동영상(http://www.nytimes.com/video/2013/03/01/dining/100000002092481/kimchi-radish-pickle.html)을 다이닝 섹션에 소개해 화제가 됐다.
이 신문의 음식 전문기자 멀리사 클라크는 4분23초짜리 동영상에서 무김치 담그는 법을 직접 시연한다. 그는 무를 먹기 좋게 잘라 소금에 절인 뒤 물에 헹궈 병에 넣고 마늘과 생강, 고춧가루와 설탕을 넣어 만든 소스를 부으면 하루 만에 간단히 먹기 좋은 ‘무김치 피클’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중에서도 한국 고춧가루가 김치를 만드는 데 매우 결정적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일종의 미국식 무김치 만들기이지만 한국 김치가 그만큼 세계화되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김치는 다른 면에서도 우리나라를 널리 알리고 있다. 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원의 유원수 연구교수(몽골학)가 쓴 <현대 몽골어의 한국어 차용>이란 논문을 보면, 1990년 수교 이후 많은 한국어 어휘가 몽골 현대어 속으로 들어갔다. 그중 대표적인 게 김치, 소주, 오빠다. 특히, 김치는 음식 외에 한국인을 가리키는 용어로도 쓰이고 있다고 유 교수는 말한다. 몇 해 전부터는 북한 사람을 지칭하는 용어로도 확장되어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그러면 몽골말로 ‘두목 김치’란 무슨 뜻일까? 유 교수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를 그렇게 부른다고 알려줬다. 김치의 세계화가 낳은 또 다른 이면이다.
오태규 논설위원, 트위터·페이스북 @ohtak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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