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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의료

[오늘의 세상] "종아리에 항상 양말에 눌린 자국이 선명하게 남았다"

by 부산중구마중물 2013. 2. 2.
  • 박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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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3.02.02 03:01 | 수정 : 2013.02.02 05:55

     

    [건강한 삶 9988(99세까지 팔팔하게 삽시다) 프로젝트 - 1부 나트륨]
    [9] 원인 모를 노인 부종, 3명 중 1명은 짜게 먹어서
    -병원에선 아무 이상 없다는데…
    나이 들수록 혀도 무뎌져 짠맛 반밖에 못느껴 소금 더 쳐
    과잉 섭취된 몸속 나트륨 수분 움켜줘 부기 안 빠지는 것… 싱겁게 먹으라는 '몸의 경고'

    김남진(가명·87)씨는 저녁만 되면 다리가 퉁퉁 부었다. 양쪽 종아리 부위가 부어서, 허벅지 굵기와 비슷할 정도였다. 발도 부어 신발이 맞지 않아 뒤축을 꺾어 신어야 했다. 종아리에는 항상 양말에 눌린 자국이 선명하게 남았다. 이에 대학병원을 찾아 심장과 간, 신장과 갑상선 검사를 받았다. 거기서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혈압도 정상이었다. 마침내 의사가 김씨에게 특효약을 처방했다. "싱겁게 먹어라!"

    그러자 놀라운 변화가 왔다. 저염식을 시작한 김씨에게 다리 부종이 사라진 것이다. 체중도 5㎏이나 줄었다. 짜게 먹어 과잉 섭취된 나트륨이 몸의 물을 움켜쥐고 있었던 셈이다. 통상 몸이 심하게 부을 때엔 심장이나 신장·갑상선 등의 질환을 의심한다. 하지만 이러한 질환이 없는데도 다리가 심하게 붓는 증상을 호소하는 이들이 있다. 특히 노년층에게 많다.

     



    "나이 들어 그러겠거니" 하고 참고 지내지만, 이유가 없는 게 아니다. 짜게 먹었기 때문일 수 있다. 라면을 먹고 자면 다음 날 아침 얼굴이 붓는다. 그게 일상인 상황과 비슷한 것이다.

    서울대병원 신장내과 김성권 교수는 "사람 몸은 아무리 많이 먹어도 하루에 1㎏ 이상 변하지 않는데, 짜게 먹고 몸이 붓는 환자들은 아침과 저녁 몸무게가 1㎏ 이상 차이가 난다"며 "원인 없는 부종을 앓아 찾아온 환자 세 명 중 한 명은 짜게 먹어 생긴 것으로 조사됐다"고 했다.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의료진이 몸이 심하게 부은 환자의 다리를 살피고 있다. 환자의 종아리를 손가락으로 누르자, 부종으로 움푹 눌린 피부가 원래 상태로 돌아오기까지 30초가 넘게 걸렸다. 정상에서는 즉시 돌아온다. 노년층의 원인 모를 하지 부종 상당수는 짜게 먹어 생긴다. /이덕훈 기자

     

     

     

    나이가 들면 혀에서 짠맛을 감지하는 맛봉오리도 노화해 짠맛을 잘 못 느낀다. 대개 65세 이상이면 짠맛을 느끼는 감도가 젊은 시절보다 50% 감소한다. 그래서 고령자들은 음식이 실제로는 짠데도 짜다고 생각하지 않고 먹게 된다.

    짜게 먹고 물을 많이 마신 상황을 보자. 과잉 나트륨이 혈관으로 들어간다. 이 과정에서 삼투압 현상으로 물이 혈관으로 대거 이동하여 혈압이 오른다. 이 상태에서 신장은 나트륨을 필사적으로 소변으로 배출한다. 나트륨이 슬슬 빠지기 시작하면, 압력이 오를 대로 오른 혈관은 물을 다시 밖으로 대거 밀어낸다. 이 때문에 부종이 생기는 것이다.

     

     

    젊을 때엔 신체 기능이 활발해 혈관 밖으로 빠져나간 수분을 '림프샘'이 흡수해 부기는 곧 가라앉는다. 하지만 노화로 이 작용이 약해지면서 노인들은 계속 부은 상태가 된다. 여기에다 노년층은 "관절이 아프고 몸도 안 좋다"는 이유로 운동을 자주 하지 않으니 부기는 쉬이 빠지지 않게 된다. 김 교수는 "고령층은 자기 입맛에만 의존해 간을 맞추지 말고 계량 숟갈이나 염도계로 소금을 조절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WHO "나트륨 섭취 줄여라" 강력한 새 지침 발표

    세계보건기구(WHO)가 성인과 아동의 나트륨 섭취를 줄일 것을 강력히 권고하는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WHO는 1일 가이드라인에서 “성인은 하루 2000mg 미만의 나트륨을 섭취해야 하며, 2~15세 아동은 2000mg 미만 수준에서 필요 열량(에너지)에 따라 (나트륨 섭취량을) 단계적으로 낮출 것”을 권고했다. 그동안 WHO는 나트륨을 하루 2000mg 섭취하라고 권고했는데, ‘2000mg 미만’으로 기준을 강화한 것이다. 아동에 대한 나트륨 기준은 이번에 처음 만들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