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3.06.03 14:48 수정 : 2013.06.03 22:31
안철수 무소속 의원(오른쪽)이 3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참여연대와 함께연 ‘민생 난제의 생생한 현실을 당사자들로부터 직접 듣겠습니다’라는 제목의 간담회에서 인태연 전국 ‘을’ 살리기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한테서 이 위원회가 추진 중인 8대 법안 관련 자료를 건네받고 있다.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
“진보라고 하면 그 틀에 갇혀” 최장집 교수와 방향 갈려
“10월 재보선 전지역 후보 내진 않아” 민주당의 ‘여당 어부지리론’ 반박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3일 “서민·자영업자·노동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한다는 최 교수님의 말씀에 100% 동의하는데, (나는) 진보정당을 만들겠다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이는 자신이 주도하는 ‘정책네트워크 내일’의 최장집 이사장이 최근 언급한 ‘노동 중심의 진보적 정당’론과 간극을 드러낸 것이어서, 향후 신당의 방향성을 놓고 내부의 노선 갈등이 불가피해 보인다.
안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대한민국 정치 역사상 진보가 가진 특징이 있어서 제가 진보라고 하면 그 틀에 빠져서 헤어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예를 들어 노동정책과 달리 안보는 진보와 다를 수 있는데, (진보정당으로) 규정하면 (안보 등에 대해) 설득이 잘 안 된다. 그 구도에 빠지면 돌파하는 게 쉽지 않다고 보는 것”이라고 했다. 이른바 ‘안철수 신당’이 진보정당으로 규정돼 자칫 진영논리에 갇힐 경우 “경제는 진보, 안보는 보수”라던 자신의 정치구상을 폭넓게 펼치기가 어렵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세미나에선 최 이사장의 ‘노동 중심 진보정당’이 기성정치에 불만을 가진 중도·무당파를 흡수한 안 의원의 지지세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지난해 대선에서 ‘안철수 캠프’ 국정자문위원이었던 표학길 서울대 명예교수는 토론자로 나와 “최 이사장의 노동중심적 신당론은 안철수 현상의 주체인 개혁적 중산층과, 경제민주화에 대해선 진보층이지만 대북정책과 민생문제에선 보수층에 가까운 중도개혁계층을 소외시키고 배제시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당의 정체성을 훼손하는 국민참여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최 이사장과 개방형 정치구조를 지향하는 안 의원은 창당과 정당 운영에서도 의견이 엇갈린 것이란 시각도 있다. 이에 대해 안 의원은 “최 교수님이 사고 틀이 유연하다. 정당체제를 어떻게 (가져)갈지 얘기를 나눠보지 않았지만, 같이 논의를 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안 의원은 19일 ‘정책네트워크 내일’의 첫 토론회를 시작으로 정치개혁 구상과 노선을 정리해가겠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최 이사장이 안 의원을 진보의 방향으로 견인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있지만, 노선을 놓고 두 사람 사이에 이견이 빚어질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채진원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신당의 방향키를 누가 쥐느냐에 따라 두 사람의 이번 만남의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최 교수님이 ‘코치’를 넘어 ‘감독’의 역할을 하려는 순간 마찰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안 의원은 오는 10월 재보선에서 “모든 선거구에 후보를 내는 건 아니다”며, 새누리당 후보들의 ‘어부지리 당선’을 도울 것이란 민주당의 주장에 대해 “기성정치와 싸우려는 것이지, 민주당과 경쟁하려고 정치하는 것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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