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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3-04 [11:08:00] | 수정시간: 2013-03-04 [15:19:59] | 4면
올해 여고생이 되는 박 모(16) 양은 4일 시작되는 새학기를 앞두고 준비에 바빴다. 부족한 과목을 보충하거나 선행학습을 위해 학원을 다닌 것이 아니다. 새로 사귀게 될 친구들에게 무시당하지 않도록 '센 척'하기 위한 준비였다.
박 양은 미용실에서 요즘 잘 나가는 '시스루뱅'(앞머리를 내려 이마를 가렸지만 군데군데 이마가 보이도록 하는 헤어스타일)으로 머리를 잘랐다. 또 부모님과 함께 백화점에 들러 인기가수 아이유가 들고 다니는 10만 원대 후반 가격의 L사 지갑을 구매했다. 부모님은 학생 지갑이 왜 이리 비싸냐며 손사래쳤지만 "요즘에 이 정도 안 들고 다니면 왕따 당해"라는 박 양의 말에 결제를 해주고 만다. 너무 튀어서도 안 된다. 아이들 사이에서 '발랑 까졌다'는 소리를 듣기 때문. 비싸지만 수수한 제품을 구매해야 한다.
가방도 바꿨다. 올해 가방의 유행은 무채색에 형광이나 원색 포인트가 들어간 가방이다. 대부분 브랜드에서 비슷한 디자인이 나온다. 어른들 눈에는 다 똑같은 듯하지만 브랜드에 따라 10만~50만 원까지 가격 차가 난다. 부모 입장에서는 같은 디자인인데 돈은 훨씬 비싸니 이해가 안 된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안 하면 친구 못사귄다"
:
고가 브랜드 선호 외모·외형 치중 '한숨'
운동화도 교체 대상이다. 고등학교 교복 색깔이 회색인 만큼 치마와 잘 어울리는 빨간색 N사 브랜드 신발을 구매했다. 사고 싶은 제품과 디자인은 인터넷에서 질문해 답을 얻었다. 가격은 15만 원이다. 치마도 무릎 위로 최대한 올려입을 생각이다. 화장도 기본이다. 잘 나가는 아이들은 아이섀도까지 하지만 혹시 일진으로 찍힐까 걱정이 돼 화장품을 넣어두는 파우치와 자주 쓰는 비비크림, 입술에 바른 틴트 정도만 쓰기로 한다. 화장품을 바꾸는 데만 6만 원가량이 들었다.
외향에 신경쓰는 것은 여학생들만의 일은 아니다. 남학생들도 마찬가지다. 교복 안에 입을 A사의 후드 '집업티'는 남학생들에게 인기만점이다. 이제는 필수품이 된 아웃도어 바람막이도 더 비싼 브랜드로 바꾼다. 김 모(17) 군은 "대부분의 남학생들은 바지를 두 벌 마련해 바지통을 줄인 것을 가방에 넣고 다니며 교문을 통과하면 통을 줄인 바지로 갈아입는다"고 말했다.
초등학생들도 바쁘다. 최근 초등학교 고학년들의 관심사는 자전거로 옮아 갔다. 스마트폰은 대부분 갖추고 있어 다른 과시용 아이템이 필요해졌다는 것이 이유다.과시용인 만큼 고속용으로 나오는 40만원 이상의 자전거를 사달라고 난리다.
박 양은 미용실에서 요즘 잘 나가는 '시스루뱅'(앞머리를 내려 이마를 가렸지만 군데군데 이마가 보이도록 하는 헤어스타일)으로 머리를 잘랐다. 또 부모님과 함께 백화점에 들러 인기가수 아이유가 들고 다니는 10만 원대 후반 가격의 L사 지갑을 구매했다. 부모님은 학생 지갑이 왜 이리 비싸냐며 손사래쳤지만 "요즘에 이 정도 안 들고 다니면 왕따 당해"라는 박 양의 말에 결제를 해주고 만다. 너무 튀어서도 안 된다. 아이들 사이에서 '발랑 까졌다'는 소리를 듣기 때문. 비싸지만 수수한 제품을 구매해야 한다.
가방도 바꿨다. 올해 가방의 유행은 무채색에 형광이나 원색 포인트가 들어간 가방이다. 대부분 브랜드에서 비슷한 디자인이 나온다. 어른들 눈에는 다 똑같은 듯하지만 브랜드에 따라 10만~50만 원까지 가격 차가 난다. 부모 입장에서는 같은 디자인인데 돈은 훨씬 비싸니 이해가 안 된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안 하면 친구 못사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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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 브랜드 선호 외모·외형 치중 '한숨'
운동화도 교체 대상이다. 고등학교 교복 색깔이 회색인 만큼 치마와 잘 어울리는 빨간색 N사 브랜드 신발을 구매했다. 사고 싶은 제품과 디자인은 인터넷에서 질문해 답을 얻었다. 가격은 15만 원이다. 치마도 무릎 위로 최대한 올려입을 생각이다. 화장도 기본이다. 잘 나가는 아이들은 아이섀도까지 하지만 혹시 일진으로 찍힐까 걱정이 돼 화장품을 넣어두는 파우치와 자주 쓰는 비비크림, 입술에 바른 틴트 정도만 쓰기로 한다. 화장품을 바꾸는 데만 6만 원가량이 들었다.
외향에 신경쓰는 것은 여학생들만의 일은 아니다. 남학생들도 마찬가지다. 교복 안에 입을 A사의 후드 '집업티'는 남학생들에게 인기만점이다. 이제는 필수품이 된 아웃도어 바람막이도 더 비싼 브랜드로 바꾼다. 김 모(17) 군은 "대부분의 남학생들은 바지를 두 벌 마련해 바지통을 줄인 것을 가방에 넣고 다니며 교문을 통과하면 통을 줄인 바지로 갈아입는다"고 말했다.
초등학생들도 바쁘다. 최근 초등학교 고학년들의 관심사는 자전거로 옮아 갔다. 스마트폰은 대부분 갖추고 있어 다른 과시용 아이템이 필요해졌다는 것이 이유다.과시용인 만큼 고속용으로 나오는 40만원 이상의 자전거를 사달라고 난리다.
아이들이 과시성 물품과 외향에 집착하는 이유는 왕따나 학원폭력을 피하고 쉽게 친구를 사귀기 위해서다. 박 양은 "학기 초에 아이들끼리 기싸움이 시작된다. '나 좀 세다'라는 걸 보여주는 것이 왕따도 안 당하고 친구를 사귀기 쉽다"고 말했다. 보통 개학 후 1주일이 지나면 가까운 친구들이 정해지고 그 사이 친구를 제대로 사귀지 못하면 1년 가까이를 왕따로 보내야 한다는 것이다.
부산광역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의 김세진 팀장은 "학원폭력이나 왕따문화 등 교우관계의 어려움이 학생들을 외형에만 치중하게끔 몰아가면서 부모들에게 과중한 부담을 안기고 있다"면서 "새학기가 시작되는 3월 교우관계 어려움에 대한 상담빈도가 높아지는 만큼 이 시기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집중적으로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센터에서는 7만 3천 212건의 상담이 있었다. 이 중 1만 3천 622건이 친구들 사이에서 대인관계의 어려움 때문이었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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