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문
- 박창희 신수건 기자 chpark@kookje.co.kr
- 2013-01-01 21:15:05
- / 본지 1면
부산 백양산 일대에서 발원해 서면을 거쳐 북항으로 흘러드는 동천. 바다쪽 합수부가 북항 재개발 사업지와 맞물려 있어 동천 물줄기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동천이 살아나야 부산시민공원, 문현금융단지, 북항재개발 사업 등이 함께 살아난다. 이진우 인턴기자 |
- 복합적 도시재생 추동
부산 백양산 자락의 천년고찰 선암사. 이곳 대웅전으로 가다 산쪽으로 접어들면 용왕당(기도처)이 있다. 그 뒤에 제법 위엄을 갖춘 폭포수가 흐른다. 1급수의 맑은 물줄기다.
"이곳이 동천 발원지라고 해요. 그런데 아는 사람이 없어요. 팻말이라도 하나 있어야 하는데…."
백양산·동천사랑시민모임 안수용(여·40) 대표의 얼굴에 수심이 어렸다. '동천을 살리자'고 하면서도 발원지 하나 챙기지 못한 현실이 안타깝다. 여기서 동천은 당감천이란 이름으로 잠깐 흐르다 곧장 복개 구간으로 돌진한다.
동천은 자식이 많다. 당감천뿐만 아니라 부전천 전포천 가야천 호계천을 지류로 거느린다. 자식(지류)이 아프면 어미(동천)도 아픈 법. 이들 지류는 도심의 동맥 정맥 실핏줄로 서로 이어져 있으나 90%가 복개돼 있다.
부산은 바쁘게 사느라 동천을 도시화·산업화의 희생물로 내몰았다. 동천이 부산경제의 산실, 한국 산업화의 초석임을 아는 사람들은 동천에 미안해한다. 1930년대 서면 일대는 공업지대였다. 큰 배가 동천을 따라 전포동까지 들락거렸다. 1950~60년대에는 제일제당과 락희화학 동명목재 경남모직 조선방직 태화고무 등 굴지의 기업들이 동천을 끼고 번창했다. 하지만 동천은 산업을 키워놓고 자신은 죽어갔다.
동천을 살리자고 떠든 지도 어언 10여 년. 바닷물을 끌어들이고 꾸준히 하수관거 공사를 한 덕에 수질이 다소 개선되긴 했다. 하지만 물색은 탁하고 퀴퀴한 냄새도 여전하다.
단호히 말하건대, 동천을 저렇게 내버려두고 '부산 미래'를 말할 순 없다. 동천 벨트에서 목하 펼쳐지고 있는 부산의 대형 프로젝트들을 보면 답이 나온다. 보라, 성지곡 일대의 더파크(동물원)와 그 아래의 부산시민공원(옛 하야리아), 양정~전포동의 송상현광장, 부전역세권, 그리고 서면과 하류부의 문현금융단지, 55보급창(이전 예정), 북항재개발 사업지까지를. 부산의 미래 100년을 좌우할 프로젝트들이다. 동천이 살아나면 이들 프로젝트가 확실한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국제신문은 신년 대기획으로 '동천 재생 4.0'을 내건다. 도심 하천 살리기를 넘어, 복합적 도시재생을 추동하는 기획이다. 제2의 청계천, 제3의 오사카 도톤보리천을 지향한다. 지난 2002년까지의 미온적 대응 방식을 '동천 2.0', 그후 민관이 동천 살리기를 모색한 상황을 '동천 3.0'이라 한다면, 이제 도심재생을 통한 창조경제 모색이란 큰 틀에서 동천 벨트를 새로 보자는 것이다. 동천은 부산의 희망 등대다.
'부산 중구영도구 > 동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동천 지류 부전천 복개구간, 도심하천 재생 시범사업으로" (0) | 2013.01.22 |
---|---|
이야기 공작소 <3-6> 부산 동구 스토리텔링- 전문가 TF팀 방담 (0) | 2013.01.22 |
물줄기 시작하는 곳 상징성 부여, 동천사랑 일깨워야 <1-5> 동천 스토리- 발원지를 찾아서 (0) | 2013.01.17 |
이야기 공작소 <3-5> 부산 동구 스토리텔링- 층계 없는 까꼬막길 (0) | 2013.01.15 |
동천 재생 4.0 부산의 미래를 흐르게 하자 <1-4> 동천 스토리- 영욕의 조선방직 (0) | 2013.01.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