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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야권, ’이동흡 헌재소장’ 격하게 반발... 박근혜 ‘48% 껴안기’ 진통

by 부산중구마중물 2013. 1. 4.
[헤럴드경제] 입력 2013.01.04 09:30

 

[헤럴드경제=양대근ㆍ손미정 기자]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사실상 첫 인사로 지명한 이동흡(62ㆍ사법연수원 5기)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한 정치권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이 후보자의 출신(대구)과 그동안의 보수성향 판결을 근거로 야권은 물론 여권 일부에서조차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다. 특히 박 당선인이 그동안 강조해 왔던 ‘48% 껴안기’와 ‘대탕평 인사’에 반하는 인사가 아니냐는 지적도 적지 않다.

4일 야권은 이 후보자를 “부적절한 인사”로 규정하고 절대불가 입장을 밝히고 있다. 민주통합당 측은 강도높은 청문회까지 예고했다. 이날 박기춘 원내대표는 평화방송에 출연 “이 후보자는 국민의 기본권을 무시하는 판결을 내렸고 통합형 인사가 아니다. 결국 박 당선인의 생각과 배치되는 것”이라면서 “적법한 청문회 절차를 거쳐서 잘못된 인사를 철회하고 적절한 인사로 임명하라는 것이 저희 입장이다. 청문회 과정에서 그런 것들이 모두 드러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누리당 내부에서도 곤혹스런 분위기가 감지된다. 한 원로인사는 “인사 문제는 과거의 정부들이 실패했던 것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수 있는 100% 완전한 인사는 어렵더라도 (박 당선인이) 국민대통합을 위해서는 반대하는 사람까지도 마음을 같이할 수 있는 인사를 해야 한다”고 우회적으로 이번 인사를 비판했다.

이 후보자가 특히 논란이 되는 것은 보수성향의 과거 판결때문이다. 진보진영은 이 후보자의 ▷ ‘미네르바’ 처벌 합헌 결정 ▷ 친일 재산 국가 귀속 반대 ▷ BBK 진상규명 특검 반대 전력을 집중적으로 문제삼고 있다. 이언주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번 인사는 대한민국 헌법의 기본정신을 훼손하는 보수편향이라고 말하기조차 민망한 정체불명의 인사”라고 꼬집었다.
 
또한 이 후보자가 TK(대구ㆍ경북) 출신이라는 점도 논란거리다. 역대 대통령이 동향 출신으로 사법기관 수장을 임명한 것은 이번이 최초다. 1987년 개헌 이후 6번의 대법원장과 4번의 헌재소장 인사를 살펴봐도 역대 대통령들은 모두 다른 지역 출신의 후보를 지명했다. TK출신인 노태우 전 대통령은 충남의 김덕주 대법원장, 충남의 조규광 헌재소장 등을 각각 임명했다. 포항출신인 이명박 대통령도 영남이긴 하지만 부산출신인 양승태 대법원장을 임명했다.

때문에 이 후보자로 인해 박 당선인의 인사 폭을 좁게 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향후 국무총리와 감사원장, 국정원장 등 정부 관료 인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지역 안배 측면에서 이번 임명이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이 후보자는 78년 부산지법 판사를 시작으로 서울가정법원장, 수원지법원장 등을 거쳤다. 공정거래 분야 전문가로 법관 시절 명성을 떨쳤다. 국회는 빠르면 2주 안에 인사청문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이틀간의 청문회를 열 것으로 보인다. 이후 경과보고서 채택과 본회의 임명동의안 의결 등의 과정을 거쳐 이 지명자의 최종 임명이 결정된다. 신임 헌재소장의 임기는 이번 달 말부터 2019년 1월까지 6년이다.

bigroot@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