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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법륜스님 “이기는 선거, 문재인 단일화로 졌다”

by 부산중구마중물 2013. 1. 2.

등록 : 2013.01.02 10:46 수정 : 2013.01.02 15:47

 

“진보-보수 대결로 갔기 때문에 질 수밖에 없었다”
구체적 잘못으로 민주당 친노세력 지목하기도
“안철수 입당 여부, 민주당 혁신에 달려있어”

 

법륜 스님이 지난해 대선결과와 관련해 “‘안철수로의 단일화’ 카드를 썼으면 이기고도 남는 거였는데 ‘문재인으로의 단일화’는 선택 자체에 실책이 있었다”고 말했다.

 

전국 순회 청춘콘서트의 실제 기획자이자 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후보의 멘토로 알려진 법륜 스님은 2일 오전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서종빈입니다’에 출연해 이렇게 말했다.

 

법륜스님은 “객관적으로 볼 때 이길 수밖에 없는 선거를 졌다는 것은 지는 카드를 선택한 것에 있지 않느냐. 한국사회에서는 보수세력이 진보세력보다 다수인데 진보-보수의 대결로 갔기 때문에 질 수밖에 없었다. 이기려면 중도층을 확보해야 하는데 안철수 후보가 그 부분을 장악하고 있었기 때문에 안철수로 단일화라는 카드를 썼으면 이기고도 남는 거였는데 문재인으로의 단일화는 선택 자체에 실책었다”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 잘못으로 민주당의 친노 세력을 지목했다. 그는 “문재인으로 단일화가 이뤄졌다 하더라도 5년 전 참여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기억이 생생하기 때문에 과감하게 새로운 정부는 노무현 정부의 연장이 아니다라는 걸 보여줬어야 했다. 친노세력 등이 임명직을 맡지 않겠다든지, 민주당이 더 큰 국민정당을 만들 때 기득권을 내려놓겠다든지 하는 변화의 몸부림을 쳐야 하는데 안일하게 대응한 결과”라고 말했다.

 

그는 단일화 과정에 대해서도 “양쪽 지지세력이 똘똘 뭉쳐도 겨우 이길텐데 서로 협력하는 아름다운 단일화의 모습이 아니었기 때문에 문재인으로 단일화가 되면서 안철수 지지세력 중에 도저히 민주당으로 올 수 없는 세력들이 떨어져나가 진보세력이 힘을 모아도 50%의 벽을 넘기 어려웠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법륜 스님은 “(박근혜 당선인은 대선 기간에 인혁당 사건과 정수장학회 등에 대한) 잘못된 역사인식으로 굉장히 위기에 처했지만 어쨌든 본인이 울며 겨자먹기식으로라도 역사인식에 대한 전환을 했다”고 평가했다.

 

법륜 스님은 “기성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는 이미 깨졌다. 이번에 민주당이나 새누리당밖에 선택할 게 없었는데 국민의 새로운 변화에의 요구가 사라진 게 아닌만큼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안철수 현상에 대해서 “동학혁명이나 4.19도 당시로는 성공을 못 한 운동이었지만 결국 역사발전을 가져왔듯이 당장은 국민의 염원이 실현되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역사 속에서는 새로운 정치의 길로 확실히 접어들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법륜 스님은 안철수 전 후보의 민주당 입당과 관련해 “민주당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봤다. 그는 “안 전 후보는 국민의 여망에 떼밀려 온 분이기 때문에 결국은 민주당이 함께 가겠지만, 현재 민주당은 충분히 반성하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있기 때문에 그럴 때는 새로운 방식으로 새 정치를 열망하는 국민 요구를 따라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