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신문
- 신수건 기자 giant@kookje.co.kr
- 2013-01-01 20:59:39
- / 본지 2면
부산 광무교 아래의 해수 도수(導水) 모습. 이곳에서는 하루 3만 톤의 해수가 퍼올려져 폭포수처럼 동천 본류에 공급된다. 이진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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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개로 인한 생태계 단절
- 오·폐수 유입에 오염 심각
- 노후한 시가지 슬럼화도
- 지리·경제적 상징 반영하듯
- 동천의 지류·하류 주변에
- 시민공원·문현금융단지
- 북항재개발 사업 등 예정
부산 동천은 도심 재생의 상징적 공간이다. 동천 벨트(주변지역)는 서면~광복동을 잇는 연계축상에 위치한 대표적인 도심지역임에도 불구하고 복개로 인한 생태 단절과 노후한 시가지역, 미약한 도시관리 기능 등으로 슬럼화가 진행되고 있다.
부산시는 도심 재생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지만 그동안 주타깃은 산복도로 등이 위치한 원도심이었다. 하지만 이제 동천 재생으로 눈을 돌려야 할 때라고 많은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동천 문제를 얘기하지 않고 도심 재생을 거론하는 것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것이다.
■부산의 미래가 한눈에
동천은 부산 부산진구 당감동 선암사 계곡에서 발원해 동구 범일5동 북항으로 이어진다. 총길이는 8.77㎞. 당감천이 포함된 동천 본류 외에 ▷부산진구 초읍동 어린이대공원 옛 성지곡 수원지에서 흘러 영광도서 앞을 지나 동천 본류와 합류하는 부전천(4.19㎞) ▷금용산에서 발원해 화지언을 거쳐 남쪽으로 흐르면서 연지동, 범전동을 지나 전포동 옛 제일제당 부근(서면 CGV)에서 합류하는 전포천(2.6㎞) ▷엄광산에서 시작돼 도시철도 부암역 인근에서 합류하는 가야천(3.2㎞) ▷동구 수정동 안창마을 상류에서 발원해 현대백화점 뒤편으로 흘러내리는 호계천(1.7㎞) 등이 동천의 지류를 이루고 있다. 현재 동천의 상류 쪽과 4개 지류는 많은 구간이 복개돼 옛 모습을 찾기 어렵고 당감천과 부전천의 합류 지점인 광무교에서 부산항으로 유입되는 구간까지 약 3㎞는 복개가 되지 않았지만 오·폐수 유입으로 오염이 심한 상태이다.
동천은 대표적 도심 하천이지만 하천 주변이 쇠퇴하면서 부산의 중심축 형성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부산시는 그동안 일대 도심지의 중심기능 회복을 위해 다각도의 시도를 했으나 재원 부족과 다양한 이해관계의 상충으로 별 효과를 보지 못했다.
하지만 동북아 제일의 해양도시로 도약을 노리는 부산의 심장부를 관통하는 동천의 몰락을 더 지켜만 볼 수는 없다는 것이 많은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동천 재생 없이는 국제도시 부산의 모습을 그려내기가 사실상 어렵다는 의견도 설득력이 있다.
이런 주장의 배경에는 동천이 가진 지리적·경제적 상징성이 자리 잡고 있다. 동천의 물길을 따라가다 보면 부산의 미래가 한눈에 보인다. 부산의 먹을거리와 일자리, 휴식 공간이 하천변에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동천의 지류인 부전천에는 부산시민공원이 오는 2014년 1월 개장을 목표로 한창 공사 중이고, 서면 쪽으로 내려오면 전포, 양정동에 송상현광장(길이 700m, 너비 45~78m)이 조성된다. 또 하류로 내려오면 부산의 미래 동력이 될 문현금융단지가 자리 잡고 있고, 끝에는 북항재개발 사업지역이 재래식 부두에서 최첨단 국제물류상업지구로의 상전벽해를 꿈꾸고 있다.
또 부전천 복개부에는 부산 제일의 상권인 서면이 있고 하류부에는 부산시민회관이 운영 중이고, 끄트머리에는 언젠가 공원이 될 55보급창도 자리 잡고 있다.
이처럼 동천은 현재보다는 미래가 기대되는 지역이다. 앞으로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 몰려들 것이고 이들을 따라 자본도 유입될 것으로 기대된다. 경제적 성취와 함께 도심 재생의 가치도 그만큼 중요하다.
■'제2의 청계천' 획기적 결단 필요
전문가들은 동천 재생을 위해서는 풍부한 수량 확보, 수질 유지, 교통 대책, 주민 민원 해결 등 난제가 많지만 결코 풀지 못할 정도는 아니라고 강조한다. 최고 정책 결정권자, 즉 시장의 의지만 있으면 가능하다는 것이다. 청계천 복원사업도 노후화된 청계천로와 청계고가로 철거 등 어려움이 많았지만 당시 이명박 서울 시장의 강력한 추진력으로 성공했다.
환경단체인 생명그물 이준경 정책실장은 "동천 재생에는 예산과 민원 등 해결해야 할 숙제가 많지만, 지역 사회의 합의만 있으면 충분히 가능하다"며 "특히 서울 청계천을 보면 알 수 있듯 부산 시장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희망제작소 김해창 부소장(경성대 교수)은 "부산의 중심을 흐르는 동천은 부산의 산업화와 명맥을 함께 이어온 역사적인 곳"이라며 "북항재개발지구와 문현금융단지 등 부산의 미래가 포진한 지역에 '똥천'이 흘러가게 해서야 되겠느냐"고 말했다. 김 부소장은 "동천 환경을 획기적으로 바꾸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워터프론트 개념을 도입해 사람이 모이게 할 필요가 있다"며 "또 제일제당 락희화학 등이 있던 자리로, 한국 산업의 모태였던 만큼 당시 모습을 재현할 수 있는 박물관 건립 등도 고려할 만하다"고 밝혔다.
■'동천 재생' 자문단(가나다순)
▷강동진 경성대(도시공학) 교수 ▷김해창 희망제작소 부소장(경성대 환경공학 교수) ▷박현고 부산 동구 환경관리계장 ▷신성교 부산발전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안수용 백양산·동천사랑시민모임 대표 ▷유평종 부산시 보건환경연구원 환경연구부장 ▷이준경 생명그물 정책실장 ▷최대현 부산하천살리기시민운동본부 사무국장
■'동천 재생' 취재팀
▷신수건 사회1부 차장(팀장) ▷최정현 경제부 차장 ▷김용호 생활레저부 기자 ▷김화영 사회1부 기자 ▷박창희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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