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삐1 [삶의 창] 552111152! / 하성란 등록 : 2013.02.01 19:21 수정 : 2013.02.01 19:21 하성란 소설가 모임이 끝나갈 무렵이었다. 술잔이 오가고 노래를 부르는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한 남자가 다가와 배시시 웃었다. 누구신지? 한눈에 그를 알아보지 못했다. 반백에 주름진 얼굴, 몇 학번 위의 선배인 듯싶어 엉거주춤 일어섰다. 그가 다시 소리 없이 웃었다. “와, 이제 시간문제다!” 박수를 치며 환호하던 우리를 조용히 둘러보던 한 사람의 얼굴이 앞에 선 중년 남자의 얼굴과 겹쳐졌다. “어? 어!” 너무 반가우면 아무 말도 나오지 않는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 그 책이 나온 것이 1994년이었으니 그를 마지막으로 본 것도 그해였을 것이다. 그가 탁자 위에 슬그머니 밀어놓은 ‘삐삐약어집’이란 책을 돌려보면서 우리는 .. 2013. 2. 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