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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인권

박근혜 당선인 ‘노인 임플란트 공약’도 대폭 후퇴

by 부산중구마중물 2013. 2. 18.

등록 : 2013.02.17 20:38 수정 : 2013.02.18 10:06

 

박근혜 당선인

‘65살이상·필요한 치아’ 공약서
‘75살이상·어금니만 지원’ 논의

“잇몸뼈 망가져 실질혜택 적고
어금니보다 앞니 쪽 급해” 지적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노인 임플란트 건강보험 적용’ 공약의 대상을 대폭 축소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4대 중증질환 진료비 100% 보장’과 ‘모든 노인 기초연금 20만원 지급’ 공약에 이어 또다시 공약 후퇴 움직임이 알려지면서, 박 당선인이 강조해온 ‘신뢰의 정치’가 빈말이 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17일 대통령직인수위와 보건의료 단체들의 말을 종합하면, 인수위는 2014년부터 시행될 ‘노인 임플란트 건강보험 적용’ 정책을 우선 ‘75살 이상 노인의 어금니 2개’를 대상으로 시작한 뒤 점차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박 당선인의 공약에는 ‘노인 임플란트 건강보험 적용’이라고만 돼 있어 그동안 이 공약의 적용 대상이 ‘65살 이상의 모든 치아’로 알려져 있었으나, 적용 대상이 대폭 축소됨으로써 또다른 공약 후퇴라는 비판이 나온다. 보건복지부의 국민 구강건강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2010년을 기준으로 75살 이상 노인의 경우 평균 9.27개의 치아가 빠져 있다.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실장은 “노인 임플란트 건강보험 지원 대상이 제한되면서 박 당선인의 노인 복지 공약은 결국 모두 후퇴했다. 약속을 잘 지키는 정치인이라는 말이 벌써 거짓이 되고 있다. 50% 이하로 떨어진 지지율을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공약을 제대로 지키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앞니 쪽에 임플란트를 하는 것이 더 효율적인데, 어금니부터 적용하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치과의사인 김형성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위원은 “임플란트는 비용이 많이 들어 노인들이 대신 틀니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잇몸뼈가 부족하고 불편이 심하면 임플란트 2~4개를 심어 틀니에 연결할 수 있다. 이때 앞쪽에는 뼈가 튼튼하고 위험한 구조물이 없어 임플란트는 주로 송곳니나 앞니 쪽에 심는다. 어금니부터 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다”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은 또 “결국 치아를 많이 잃어 임플란트가 필요한 저소득층 노인들은 높은 본인부담금 때문에 혜택을 받기 어려울 것이고, 어금니 쪽에 한두개만 하면서 치료비용의 절반가량을 댈 수 있는 고소득층만 혜택을 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한치과의사협회의 한 임원은 “75살 이상이면 대부분 잇몸뼈가 부실해 임플란트를 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혹시 뼈 이식을 통해 하려면 그 비용은 엄청나게 커지는데, 이 부분에 대해 건강보험 적용이 되지 않으면 효용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