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ENCE(과학)
한국형 발사체, 2018년은 고사하고 2021년도 빠듯
부산중구마중물
2013. 2. 1. 18:09
입력 : 2013.02.01 03:05
1·2·3단 로켓 다 독자 개발해야… 사업 진척 이미 1년 이상 늦어져
필수 연소시험 단축·생략 등 일정 앞당기려 무리수 나올수도
한국형 발사체는 1.5t짜리 실용위성을 지상 600~800㎞에 쏘아 올릴 수 있는 3단형 우주로켓이다. 이를 2021년까지 우리 기술로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나로호(170t)의 두 배 가까운 300t의 추력(推力·밀어올리는 힘)을 자랑한다. 개발 예산도 나로호 때의 세 배인 1조5449억원이나 된다.당초 이 프로젝트는 나로호 발사 성공 후 시작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나로호가 두 차례 발사에 실패하면서, 마냥 기다리다간 우주개발 프로그램 자체가 흔들릴 가능성이 커졌다. 정부는 결국 나로호 발사와 별도로 2010년에 한국형 발사체 개발 사업을 시작했다.
나로호는 1단은 러시아가 만든 액체연료 로켓을, 2단은 국내 기술로 만든 고체연료 로켓을 조립해 만들었다. 반면 한국형 발사체는 1·2·3단을 모두 한국 기술로 만든다. 그 핵심이 추력 75t급 액체연료 로켓이다. 여기에 사용되는 엔진은 항우연이 우크라이나의 도움을 받아 개발한 30t급 엔진의 파워를 키운 것이다. 1단은 75t급 액체연료 로켓 4개를 다발로 묶어서 만든다. 2단은 75t급 액체연료 로켓 1개, 위성을 탑재할 3단은 추력을 그 10분의 1 정도로 줄인 7.5t급 액체연료 로켓을 쓴다.
사업은 총 3단계로 진행된다. 1단계는 2010년부터 2014년까지다. 엔진의 성능을 시험할 연소 시험장을 나로우주센터에 짓는 것이 핵심 과제다. 계획상으로는 지금쯤 한창 짓고 있어야 한다. 그러나 필요한 예산이 당초 목표의 70%밖에 나오지 않아 터만 겨우 닦은 상태다. 벌써 이 부분에서 최소 1년 이상이 늦어진 셈이다. 우주로켓 엔진은 최소 200~300번의 연소 시험을 해야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다. 특히 우주에서도 로켓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보려면 진공 상태에서 연소 시험을 하는 '고공 시험 설비'가 필수다.
현재 계획은 시험장이 완공되면 엔진 연소 시험을 거의 일주일에 한 번꼴로 해야 할 만큼 빠듯하다. 1단계에서 설비 건설이 끝나야, 2단계(~2018년)와 3단계(~2021년)에서 75t급 엔진 개발과 시험 발사, 본 발사가 가능하다. 연세대 윤웅섭 교수는 "개발 일정을 앞당기려면 해야 할 것을 생략하거나 단축하는 방법밖에 없다"며 "그렇게 되면 발사체 리스크가 커지고 나로호처럼 뜻하지 않은 실패로 개발 기간이 오히려 더 길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예산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당초 참여하기로 했던 기업체들조차 발을 빼거나 참여를 망설이는 상황도 문제다.